▲ 경기대 학생들이 지난 29일 학교 종합강의동에 ‘경기대 민주주의 분향소’를 설치했다. 경기대 학생들이 학교 이사회가 김인규 전 KBS 사장을 총장으로 선출한 것과 관련해 “학교 민주주의가 파괴됐다”며 학내에 분향소를 차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분향소에는 국화꽃과 함께 경기대학교 로고가 그려진 영정액자가 놓였다. 벽면에는 ‘언론적폐·구 재단 관련자 김인규는 총장 자격 없다! 총장 직선제 실시하라!’는 제목의 성명이 걸렸다. 학생들은 “경기대학교 민주주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는 글을 남겼다. 앞서 지난 26일 경기대학교 이사회는 김인규 전 KBS 사장을 제10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김 전 KBS 사장은 이명박 정권 시절 공영방송의 낙하산 인사로 임명돼 방송독립성을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22일 김인규 전 KBS 사장이 경기대학교 총장 자리에 지원 서류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공영방송도 모자라 지성의 전당인 대학교마저 망치려는가?”라며 비판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게다가 김인규 전 사장은 경기대 비리의 상직적인 인물인 손종국 경기대 전 총장 시절 부역한 김영규 상임이사의 동생으로 알려졌다. 손 전 총장은 교수 채용을 대가로 1억원을 받고 교비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4년 구속돼 총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으며, 김영규 당시 상임이사도 주의처분을 받았다.경기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또한 ‘경기대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고 있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시대를 역행하는 지금의 경기대에서 학생들은 더 이상의 기대도 희망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이사회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라는 민주적인 논의 기구조차 일방적으로 해체했다”며 “학내 구성원들은 각각의 후보자가 어떠한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인지에 대해 알아야 할 권리를 빼앗겼다”고 비난했다.총학생회 관계자는 “학교 밖에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동안 경기대는 학과구조개편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일방적으로 진행했고, 정권이 교체되고 적폐 청산을 이야기하는 동안 경기대는 적폐를 학교에 불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 학생들은 “학교와 이사회는 학내구성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된 총장 선출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경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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