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일희 총장(사진 77)이 계명대 11대 총장으로 선임되면서 임기를 마치면 총장재직 30년을 넘긴다.

계명대 제11대 총장으로 신일희 박사(77)가 선임됐다. 총장직만 8번째다. 그는 계명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1978년 초대총장에 취임했다. 이후 1988년부터 2004년까지 16년 동안 4∼7대 총장을 맡았다. 2005년부터는 총장직에서 물러나 4년간 학교법인 이사장을 맡았다. 2008년 다시 9대 총장에 취임한 그는 2012년 연임해 현재 10대 총장으로 재직중이다. 총장 재임기간이 28년으로 11대 임기를 포함하면 30년을 넘기게 생겼다.

이사회에서 신 총장을 강력히 추천하고 설득해 또 다시 총장을 맡아달라고 한 것에 대해 잘잘못을 논하고 싶지 않다. 더구나 본지가 잘잘못을 논할 자격이 특별히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신 총장의 재선임, 30년이 넘을 그의 총장 독주(獨走)에 대해 한마디 얹히는 것은 온전히 계명대의 발전과 미래를 함께 생각하려는 취지이며, 한국 대학사회 매체중 정론지 U's Line마저 이런 조언을 하지 않는다면 이 주제를 논할 것 같은 매체가 특별히 떠오르지 않기 때문인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이번 11대 총장 선임에 앞서 신일희 총장은 강력한 고사(苦辭)를 표시했으나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개혁, 정원감축 등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과 경륜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는 게 이사회 선임 변(辨)이다. ‘강력한 리더십’과 ‘경륜 필요한 인물’이라는 기준으로 선임했다는 것을 재해석 보면 이럴 수도 있다. 이사회가 언급한 ‘강력한 리더십’은 최근 28년간 총장과 4년간 이사장을 역임한 인물에게는 당연히 달라붙는 수식어 일지 모른다.

강력한 리더십보다 더 중요한 것은 28년간 총장에 그가 선임된 것이 ‘누구에게서’, ‘누구로부터’, ‘어느 힘에 의해’ 된 것인지를 이사회 이사를 포함해 계명대 구성원들은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30년이 가까운 기간 동안 계명대에 신 총장만큼 리더십이나 경륜이 있는 인물이 없었다고 단언하는 것은 당연히 과학적이지도 않고, 속단이다. 아마 신 총장이 총장직에 대한 애착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학교는 늘 위기라고 판단한 과대위험 발상에 본인이 총장직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력히 믿어 온 것은 아닌지를 구성원들은 생각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

▲ 계명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지난 2004년 4월 17일 교내 바우어관 앞에서 25년 총장연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재학생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참석했다. <사진제공 : 오마이뉴스>

그 필요이유는 ‘다양성’에 근거한다. 다양성은 ‘강력한 리더십’이나 ‘경륜’보다 결코 하위등급의 가치가 아니다. 다양성은 계명대의 발전에 또 다른 원동력이 된다. 어찌 보면 계명대가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개혁, 정원감축 등 대내외 위기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힘이 다양성일지 모른다.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대학구조개혁, 정원감축 등 대내외 위기상황은 모든 대학이 우려하는 큰 위기이다. 그동안 해왔던 방법이나 구상으로는 풀 수 있는 일이 아닐 수 도 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생각의 다양성이다. 30년간 해 온 신일희 총장의 방식과는 다르지만 위기를 더 슬기롭게 뛰어넘을 수 있는 묘안이 될지 모른다.

또한 신일희 총장이 총장 재직시에 약학대학 유치, 대형 국책사업[ACE사업, 창업선도대학, LINC사업, 교육역량강화사업, CORE사업(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 선정이 신 총장의 탁월한 업적이 신일희 총장을 다시 총장으로 맡기는데 요인이 됐다면 그 논리 또한 무리가 많다. 그 국책사업 선정은 소속 교수, 교직원 등이 힘을 합쳐 얻은 결과물이다.  신일희 총장이 혼자 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함께 했다.

어쨌든, 계명대 구성원이 신일희 총장을 그렇게도 원한다면 그 건 잘된 일이다. 그러나 구성원의 의견 없이 관습처럼, 관행처럼 또 신일희 총장이 자연스럽게 대학의 수장을 하게 됐다면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대학구조개혁, 정원감축 등 대내외적인 위기상황에서 가장 큰 실수를 했는지도 모른다. 더 두고 볼 일이다. 이런 구조개혁 대변혁 시기에 계명대 총장직에 신일희 총장이 해 줄 것을 구성원들이 더 원했는지, 신일희 총장이 더 필요로 했는지 따져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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