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년 하버드대보다 합격하기 더 힘든 개교2년차 온라인 대학

미네르바스쿨 때문에 하버드대를 떠난 코슬린 교수 "그저 무엇인가를 더 낫게 만드는데 일조하려..." 박병수 기자l승인2016.04.06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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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툴. 교수는 어떤 학생이 참여를 많이 했는지 색깔로 알 수 있다. 초록색이 의견을 덜 말한 학생이라 교수는 초록색배경의 학생들에게 먼저 의견을 물어본다.<사진 유튜브>

[U's Line 박병수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개교 2년 미네르바 스쿨이 하버드대보다 들어가기 더 힘든 대학이라고 하면 쉽게 믿어지지 않을테지만 이는 사실이다. 올해 미네르바스쿨은 입학생 306명 선발에 50개국 1만6000여명이 몰려들어 하버드대·예일대 등 전통 명문대보다 더 치열한 경쟁률 1.9%를 보였다.

이는 하버드대 합격률 5.2%와 예일대와 스탠퍼드대의 합격률인 6.3%, 4.7%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미네르바 합격경쟁률이 미국 내로라하는 대학들보다 더 치열한 상황이다. 미네르바 대학이 이 같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미국의 높은 대학 학비와 그에 따른 대안학교의 성장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분석했다.

벤 넬슨 미네르바 설립자는 “학교가 더는 수십 년 혹은 수백 년간 쌓아온 자신들의 브랜드만 믿고 늘 똑같은 경험만을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일깨워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이나 서비스, 여행, 오락, 교통 등 생각하는 무엇이든 사람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더 나은 것을 제공하면 사람들은 그곳으로 모여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네르바 대학은 벤치마크 캐피털 등으로부터 7천만 달러(약 808억 원)가량의 벤처자본을 투자받아 2014년 9월에 문을 연 대학으로 오프라인 수업은 없고, 온라인으로 모든 수업이 진행되는 대학이다.

▲ 미네르바스쿨에서 진행하는 수업 방식 소개 영상

학비는 수업료, 기숙사비, 각종 수수료 등을 포함해 연간 2만8천 달러(약 3천233만원) 정도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연간 학비가 6만4천 달러(약 7천79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대학은 아이비리그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면서도 학비는 이들의 반값 수준 유지를 목표로 설립됐다.

미국의 온라인 강좌인 '무크(MOOCs)'에서 대안적 성격의 경영대학원인 '두(DO) 스쿨'까지 온라인 시장과 교육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교육 메커니즘이 전통적인 교육 메커니즘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미네르바 대학의 선풍적인 인기도 기존 대학개념 보다는 실력, 현실적인 면 등이 고려된 내용이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미네르바스쿨은 현재 대학 컨소시엄인 KGI에 인가된 공식 대학이다. 졸업하면 일반 학교처럼 학위를 받는다. 대신 학사과정만 운영하고 있다. 미네르바스쿨의 가장 큰 특징은 물리적인 교실이 없는 점이다. 모든 학생은 4년 내내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다. 동시에 학생들 100%가 기숙사 생활을 한다.

특이한 점은 학생들은 기숙사 위치를 1년마다 바꿔야 한다. 1학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숙사 생활를 하고, 2학년은 아르헨티나나 독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 3학년은 인도나 한국에서, 4학년은 이스라엘과 영국에서 시간을 보낸다.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거주하지 않는다.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사는 제약 없이 원하는 곳에서 거주할 수 있다.

한국의 서울캠퍼스는 2017년 혹은 2018년부터 입주 가능하다.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는 “글로벌 도시에 적합한 곳을 찾다가 서울을 찾았다”라며 “물가, 치안 등을 고려하고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역동적인 도시를 기숙사 도시로 선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창립자 벤 넬슨이 신입생들에게 학교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학생들이 거주할 기숙사 건물.<사진제공 미네르바스쿨>

젊은 사업가 2500만불 유치설립기숙사에서 온라인 수업

"기숙사는 있는데 강의실은 없는 대학교" "모든 수강생이 전원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대학교" "근래 100년 동안 처음 설립된 최고 대학교"

풋볼이나 아이비로 뒤덮인 건물 등 전통적인 대학의 모습에 불필요한 건 없애고 근본인 교육 현장만 남겨놓은 새로운 형태의 대학 '미네르바 대학'을 가리키는 설명이다. 작년 가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발을 내디딘 이 대학은 비영리로 운영되는 전통적인 대학교들과 달리 영리 교육기관이다.

교육과 무관한 군살제거 학비 아이비리그 절반 수준


미네르바는 2012년 투자그룹 벤치마크 캐피털로부터 2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 시작됐다. 2013년 3월 하버드대 사회과학대 학장과 스탠퍼드대 행동과학고등연구센터 소장이던 스티븐 코슬린이 초대 총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세계적 석학들을 여러 학과의 책임자로 채용했으며 학교 학사과정을 만들었다.

유펜 와튼스쿨 졸업생 벤 넬슨은 미네르바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벤처기업인 온라인 사진 인쇄업체 스냅피쉬를 10여 년 동안 경영하다 휴렛팩커드에 3억 달러에 매각하고 그 기금을 토대로 미네르바를 탄생시켰다.

사업적 측면에서 간단하게 말한다면 온라인 강의를 바탕으로 하되, 교육과 무관한 요소들을 제거해서 아이비대학의 절반 수준인 학비를 받고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의 목표는 하버드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다. 건물 이용에 있어 어느 정도 뉴욕대(NYU)를 모델로 삼은 이 학교는 캠퍼스는 물론, 소유 건물이나 스포츠팀, 도서관, 정년이 보장된 교수들이 없다. 단지 임대해서 사용하는 기숙사가 있다.

수업이 끝나면 학생에게 즉시 수업평가 전달

기존의 온라인 강의와 달리 교수는 실제 리버럴 아츠 대학의 수업처럼 토론 중심의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도 퀴즈, 토론, 소규모 그룹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교수는 수업에 참여중인 모든 학생의 얼굴을 보면서 수업을 한다.

교수는 학생들의 점수를 실시간으로 보고 누가 숙제를 안 했는지, 누가 과제를 이해 못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수업시간에 각자 발언한 횟수도 자동으로 확인된다. 수업도중 잘못된 방향으로 문제를 푸는 학생에게도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교수는 수업이 끝나면 각 학생에게 수업평가를 즉시 보내준다. 이는 기존의 아이비나 리버럴 아츠 대학에도 없는 수업 방식이다.

▲ 코슬린 전 하버드대 교수는 "기존 고등교육 시스템이 다른 분야에 비해 너무 더디게 발전하고 있었다."라고 언급하면서 "왜 제가 고등 교육의 새로운 컨셉을 위해서 하버드, 스탠포드 같은 엘리트 대학을 떠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나는 그저 무엇인가를 더 낫게 만드는것에 일조하는 것을 원했다." 라고 했다.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 된 대학교이지만, '미네르바 스쿨'을 통해서 기존의 고등교육 시스템에서 변화해야하는 부분, 혹은 앞으로 대학이 나아가야할 방향, 그리고 역할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학생은 세계 여러 곳에서 수업을 받는다. 1년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내지만 그 다음 해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베를린에서, 그 다음은 홍콩과 뭄바이, 4년째는 런던과 뉴욕에서 보내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효율적 소통,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을 가르치면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학생이 구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학교는 크게 두 단과대학으로 나뉜다. 문리대(사회학·자연과학·수리과학·인문과 미술)와 경영대가 그것이다. 학교는 인가를 받기 위해 클레이몬트 케크대학원(KGI)을 파트너로 삼았다. KGI는 1997년에 설립됐고, LA 인근 대학 연합체인 클레어몬트 컨소시엄의 일원이다. 비즈니스대학은 인가절차를 진행중이다.


미네르바대학은 입학정원이 없다. 재능있는 모든 학생을 입학시킨다는 것인데 지적능력과 지도력뿐 아니라 분석능력, 창의성, 투지와 끈기까지 고려한다. SAT시험점수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부자학생들이 SAT과외를 받을 수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신 지원자들은 IQ 시험과 흡사한 공간 추리시험을 온라인으로 봐야한다. 여기를 통과한 학생들은 역시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치르는데 인터뷰 도중에 에세이를 써야한다. 이 역시 돈을 주고 에세이 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2015년에는 2464명이 지원해 69명이 합격됐다. 또 14개국에서 28명의 학생이 입학했다. 첫해 입학생의 20%가 미국 학생인데 학교는 점차 이 비율을 10% 정도로 낮출 계획이다.

미네르바스쿨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들이 모여들고 있다. 예술과학대 학장은 스티븐 코슬린 교수가 맡고 있다. 스티븐 코슬린 교수는 심리학 분야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석학으로, 미네르바스쿨 이전에는 하버드대 사회과학부 학장을 지냈다. 컴퓨터과학대 학장은 에릭 보나보 교수가 맡았다.

에릭 보나보 교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학자이며, ‘군집생물의 지능(Swarm Intelligence)’라는 논문 저자로 유명하다. 사회과학대 학장은 대니얼 J. 레비틴라는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그는 ‘뇌의 왈츠’, ‘호모 무지쿠스’, ‘정리하는 뇌’ 책을 저술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오리건대학이나 라이스대학 출신 교수들이 미네르바스쿨 학장을 맡고 있다.

▲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지역 총괄 디렉터

켄 로스 디렉터는 “많은 국민이 현재 미국 대학교육 시스템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라며 “하버드대나 예일대같은 곳이야말로 누구보다 먼저 개혁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많은 대학들이 1900년대 교육 방식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커리큘럼이나 부서는 변하지 않고 틀 안에서 갇혀 있죠. 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들은 그들만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스포츠팀에 투자하고 좋은 건물 만드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시간이 되면 '아이보리 타워'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라. 미국대학들이 등록금을 얼마나 많이 올리고 있는지, 미국대학 시스템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네르바스쿨은 그런 기존 대학에서 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

캠퍼스 없는 학교 주변에선 아직 우려 높아


캠퍼스가 없고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 신생 대학에 우수한 학생이 얼마나 지원할까? 아이비리그 학비가 연간 5만 달러 이상이 드는 데 비해 미네르바 대학은 절반 정도면 될 것이라고 넬슨은 말하지만, 그런 대학에서 공부하는 데 연간 2만 달러 넘게 지출할 학생은 충분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네르바대 학생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 대출프로그램의 혜택을 볼 수 없다. 이에 넬슨은 “미국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전 세계 중산층 학생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학생이 입학하도록 하려면 출중한 교수진을 갖춰야 한다. 넬슨은 이 부분에 대해 “박사학위를 받고 아직 자리 잡지 못했거나 은퇴했지만 이전처럼 가르칠 수 있는 교수들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부분이 채워지지 않은 신생 대학으로서 명성을 얻기 위해 넬슨은 미네르바 상을 제정했다. 매년 특별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교수 1명을 선정해 50만 달러의 상금을 준다. 그 첫 번째 수상자로 하버드대 에릭 마주르 박사가 선정됐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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