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화 망치는 비이성적 악습 계속 반복돼

[U's Line 왕진화 기자] 지난 27일 본지 U’s Line에서 보도한 부산 동아대 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오물 섞인 막걸리를 뿌린 것을 시작으로 원광대 국어교육과 신입생 환영회와 충북대 건축학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밝혀져 대학 사회와 누리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원광대 국어교육과 신입생 환영회 막걸리 논란 이어 교수 성추행‧성희롱까지…

‘막걸리 세례’로 논란을 빚은 원광대가 교수 성추행, 성희롱으로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지난 30일 원광대의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사범대에 소속된 한 학과장의 성추행과 성희롱을 제보하는 글이 올라왔다. 

▲ 지난 30일 원광대 익명 제보 페이스북인 '원광대 드루와'에 이 같은 익명 제보가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글쓴이는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이성교제를 하면서 임용시험에 떨어지는 것은 정신을 못 차리는 것’ ‘향락에 빠져 사창가에서 몸을 파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교수는 개강모임 등 술자리에서 취기가 오르면 여학생들을 포옹하고 허벅지나 무릎에 손을 올리기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어 그는 “성추행, 성희롱 발언들을 하면서 본인이 임용합격자들을 배출했다는 자랑을 한다”며 “더이상 수업을 받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원광대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긴급 구성해 사태파악 중에 있다. 제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 원광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는 지난 4일 단과대학 건물 앞에서 막걸리 세례 신입생 환영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2~4학년 선배들은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의 신입생들을 둘러싸고 막걸리를 마구 뿌렸다. 당시 현장에는 지도 교수들도 있었으며, 일부는 막걸리 뿌리기 퍼포먼스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광대 막걸리 세례 사건이 발생한 후 원광대 총학생회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보다는 ‘매년 이 학과에서 진행한 행사로 신입생 환영회는 오래전부터 고사(告祀)의 형식으로 치러왔다. 액운이 없어지고 안녕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기원의 마음을 담아 제사를 지낸다. 막걸리를 뿌린 행위는 절차의 일부로 행해진 것으로 온라인에 드러난 대로 아무런 맥락이 없는 가혹행위는 아니다’라고 해명을 내놓아 또 한 차례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충북대 건축학과 신입생 환영회로 막걸리 투척

‘죽은 사람에게나 뿌리는 행위’, 대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충북지역 거점대학인 충북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27일 부산 동아대 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오물이 섞인 막걸리를 뿌린데 이어 29일 원광대 사범대 학생들이 신입생 막걸리 세례로 논란을 빚은 직후라 이번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충북대 사건은 지난 30일 한 학생이 학교 SNS 익명페이지에 '충북대 막걸리 세례 신입생 환영회'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 공개된 사진 속에서는 학생들이 머리를 숙인 채 잔디밭에 줄지어 앉아 선배로 보이는 한 학생이 뿌리는 막걸리를 맞고 있다. 그 뒤로 정장 차림의 학생들이 두 손을 모으고 줄지어 선 채 이 광경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은 SNS 해당 학교 페이지에 익명으로 공개됐다.

이 모습은 지난 18일 오후 공과대학 건물 앞 잔디밭에서 벌어진 것으로 2016년도 건축학과 학생회 발대식을 위해 고사를 지내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 관계자는 “이런 일이 발생해 당황스러운 데 진상을 파악 중이다"며 "학과 행사를 위해 고사를 지낸 후 남은 술을 가지고 그런 것 같다”고 해명했다.

대학가의 환영회 추태, 교수들의 학생 성추행‧성희롱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신학기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면 학교 측에선 진상조사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그때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과 함께 학생들 스스로가 악습을 없애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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