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 “졸업자 불리 잘못된 인식”…실제 취업률조사 차이 없어

 

▲ ‘졸업예정에 비해 졸업자가 취업에 불리하다'는 인식으로 일부러 대학졸업을 유예하는 학생, 이른바 'NG(No Graduation)족'이 크게 늘고 있지만 실제 취업에는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U's LIne 김재원 기자] ‘졸업예정에 비해 졸업자가 취업에 불리하다'는 인식으로 일부러 대학졸업을 유예하는 학생, 이른바 'NG(No Graduation)족'이 크게 늘고 있지만 실제 취업에는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유예자와 일반졸업자 간 고용률을 실제 조사해보니 큰 차이가 나질 않았다. 양정승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이 2007~2011년에 대학을 졸업한 5만4357명을 조사한 결과, 졸업 유예자의 고용률(76.3%)은 일반 졸업자(75.7%)와 거의 같았고, 선망하는 직장에 취업한 비율도 졸업유예자(31.3%)와 일반졸업자(25.4%)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실제로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251개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6%가 “졸업여부는 채용과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졸업자를 더 선호한다”는 응답비율(30.7%)이 “졸업예정자를 더 선호한다”는 답변(10.7%)보다 3배가 더 나왔다.

졸업자가 불리하다는 인식은 널리 퍼져 있다. ‘청년이 여는 미래’가 최근 대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6.5%가 “기업이 채용 때 대졸자보다 졸업유예생이나 재학생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잘못된 내용임에도 졸업유예자가 유리하다는 인식에서 계속해서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졸업유예자수는 2011년 8200여명에서 2014년 2만5000여명으로 3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 2011~2014년 졸업유예 추이 현황

심각한 것은 졸업유예기간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 콘텐츠기업 '잡스엔'이 지난 25일 공개한 ‘13개 주요 대학별 졸업 소요기간’(군휴학·휴학 기간 포함)에 따르면 성균관대가 평균 6.3년으로 가장 길었다. 서강대 6.2년, 서울시립대 6.1년, 서울대 5.93년, 고려대 5.95년도 졸업까지 6년 안팎으로 소요됐다. 주요대학 중 연세대 5.3년으로 가장 짧았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상위권 대학에 다닐수록 졸업유예 비율은 높아진다. 양정승 연구위원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노동시장 상황과 대학생의 졸업유예 결정’에 따르면 실업률이 0.1%p 증가하면 졸업대상자 중 유예를 택하는 비율은 1.4%p 올랐다. 특히 서울대 등 상위권 10개 대학 학생들은 실업률이 1%p 오르면 졸업유예 비율은 45%p 늘었다. 이는 대학수준이 높고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취업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취업전문가들은 “개인 차원에서는 졸업유예가 더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한 한 방법으로 선택하고 있지만 큰 차원에서는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한다. 당장 유예생이 부담할 경제적 비용도 상당하다. 2014년 기준 9학기 이상 재학한 대학생 12만여 명이 학교에 낸 등록금만 총 500억~600억원으로 추산된다. 79개 대학은 졸업유예생도 매 학기 40만~70만원의 학비를 내고 유예기간 중 1학점 이상을 의무 수강하도록 한다. 대학이 이런 이유로 지난해 걷은 돈만 총 56억 원이다.

또한 취업을 위해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자 292만3000명 중 휴학 경험자는 117만9000명이었고, 이 중 34.4%(40만5000명)가 취업과 관련해 휴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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