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레이 힐하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 그룹 회장 겸 CEO <사진 월스트리트>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 중 한 명인 장레이는 예일, 프린스턴 등 엘리트 대학들의 기부금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모았다. 이제 스탠포드까지 그 대열에 합류해 약 2억 달러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로써 18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장레이의 힐하우스 캐피탈 그룹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10개 대학 중 최소 6곳을 위해 돈을 투자하게 된다.

장기 투자와 명성을 이유로 인기가 많은 투자자인 대학 투자팀들이 장레이를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장레이는 아시아와 해외에서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며 비밀 엄수로 유명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회사 텐센트 홀딩스에 대규모의 초기 투자를 하는 등 중국 IT 기업 투자로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중국 최고의 투자자들 중 하나로 자리를 굳혔다.

힐하우스와 스탠포드 관계자들은 투자 활동에 대한 코멘트를 거절했다. 장레이에게서는 코멘트를 받을 수 없었다. 장레이와 IT 분야의 인연은 깊다. 소식통에 따르면 잭 마 알리바바 회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힐하우스 연례 투자자 미팅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장레이를 잘 알고 있는 스티븐 로치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사업 회장은 “그는 투자업에서 드문 사람”이라며 “그는 시장의 소용돌이에 휘둘리지 않는다. 시장이 침체되면 그것을 위험이 아니라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한때 예일대학교 투자팀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장레이는 10년 전 예일의 투자책임자인 데이비드 스웬슨으로부터 2,000만 달러를 받아 회사를 시작했다. 스웬슨은 예일의 돈을 30년 간 관리했으며 주식, 채권보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를 선호하는 독특한 전략을 개척한 인물이다. 엄청난 수익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며 그의 제자들이 현재 미국 최대의 대학 기부금 중 일부를 운영하고 있다.

장레이는 예일에서 일하던 시절을 매우 좋아한 나머지 예일대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두 블록 길이의 길 이름을 따 회사 이름을 지었다. 장레이는 예일대에서 대학원 생활을 할 때 스웬슨의 2000년도 저서 ‘포트폴리오 성공 운용’을 중국어로 번역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영어 단어 ‘기부금(endowment)’과 ‘수탁자(fiduciary)’에 해당하는 중국어를 만들어야 했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2010년 그는 예일대 비즈니스스쿨에 888만8,888달러를 기부했다. 8은 중국 문화에서 좋은 운을 가져다준다고 여겨지는 숫자다. 이는 졸업생 기부금 중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힐하우스의 대학 투자자 중에는 프린스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펜실베이니아대학교, 텍사스대학교 시스템 등이 있다. 텍사스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의 기부금은 모두 스웬슨의 전 부하직원들이 이끌고 있다. 스탠포드 기부금 책임자 로버트 월리스도 장레이처럼 예일대를 졸업해 스웬슨 밑에서 일을 시작했다.

힐하우스는 투자 성적을 거의 공개하지 않지만 장기간 투자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단기 투자 문화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예를 들어 중국 온라인 소매업체 JD.com에 대한 5년 간의 투자는 그 가치가 15배 이상 올라 40억 달러를 넘었다. JD.com은 지난해 미국에 상장됐다.

힐하우스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인기있는 회사들 몇몇에도 지분을 갖고 있다. 올해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차량공유 회사 우버 테크놀로지와 전환사채 계약을 이끌었고, 숙소 임대 서비스 에어비앤비의 최근 투자 라운드에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장레이는 지난 4월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학생들 앞에서 힐하우스는 때로 1년에 새로운 포지션을 하나만 취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 학생이 전했다.

몇몇 관찰자들은 힐하우스에서 스웬슨의 영향이 두드러짐을 발견한다. 바로 예일 옹호자들처럼 투자에 대해 인내심 있는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다. 위의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블로그 글을 올리고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한 컬럼비아 MBA 학생 펜종(31)은 “내가 그에게서 얻은 한 가지는 인생이 너무 짧다는 사실”이라며 “그것이 그가 투자 기회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내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묻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인내심은 최근 중국 주식 폭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일부 투자에서 시험에 들었다. JD.com 주식은 6월 초 사상 최고를 기록한 후 28% 하락했다. 힐하우스에 투자하기로 한 스탠포드의 결정은 월리스가 처음으로 내린 중요한 결정 중 하나다. 그는 지난 5월 미국에서 4번째로 큰 기부금인 스탠포드 기부금을 맡게 된 이후 재빨리 변화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월리스가 기부금 전략을 예일 방식으로 바꾸면서 여러 명의 고위급 관리자들이 떠났다. 예일 방식에서는 외부 자산관리사를 줄이고 남아있는 외부 회사 중 선별된 곳에 투자 규모를 늘린다.

스탠포드 관계자는 리더가 바뀌면 직원들이 떠나는 일은 흔하다고 말했다. 월리스는 이미 최소 2명의 고위급 관리자들을 고용했다. 이들은 예일과 런던 투자 회사 알타어드바이저에서 그와 친분이 있던 인물들이다. 알타는 월리스가 2005년 예일을 떠난 뒤 CEO로 일했던 곳으로, 그곳의 2인자였던 그렉 밀라니, 예일을 졸업하고 콘래드 N. 힐튼 재단에서 스웬슨의 대역을 했던 제이 강이 채용됐다. 스탠포드 관계자는 밀라니와 강의 채용 사실을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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