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응시생 10명중 1명 반수(半修)생…5664억원 비용손실

 

▲ 강남 대입종합학원에서는 반수생반을 별도로 개설할 정도로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학벌’ 중병에 걸린 코리아의 단면…‘명문대’라면 모든 감수

 

올해 2016학년도 대입에 재도전하는 반수(半修)생이 6만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한국사회가 갈수록 ‘학벌위주 사회’로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조적인 문제와 ‘물수능의 유혹’이라는 수능시험 자체적인 문제가 결합돼 연간 5664억 원의 사회적 기회비용이 손실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U's Line 부설 미래교육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반수생은 2012학년도 7만2336명에 달했다가 대학들이 학생부 위주의 수시 선발 비중을 늘리면서 2013학년도 6만9364명, 2014학년도 6만1991명으로 감소 추세였다. 반수생들은 수능 위주의 정시에 주로 도전하는데 이 숫자가 2015학년도에 6만6440명으로 전년 대비 4449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수능 전체 응시인원이 1만2000명 가량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으로 그만큼 사회적 손실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교육부가 밝힌 올해 대학 한 학기 평균등록금은 333만원이다. 재수학원 비용은 월 100만원씩 수능까지 5개월간 500만원. 이렇게 계산하면 5664억 원의 사회적 기회비용이 그대로 날아가는 셈이다. 전국 어린이집 3~5세 아동 보육·교육 통합과정인 이른바 ‘누리과정’ 예산 5600억 원과 맞먹는 규모이다.

또한 반수생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지난해 서울지역 반수생 10명 중 6명가량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의 ‘2013 한국교육종단연구 대입 재수생의 특성과 성과 분석‘ 보고서에서도 재수생 58.6%, 반수생 21.6%가 희망하는 대학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성공하는 반수생은 대부분 비(非) 수도권 대학생은 수도권 대학으로, 수도권 대학생은 ’인 서울‘ 대학으로, ‘인 서울’ 대학생은 이른바 SKY 대학 등으로 각각 ‘학벌 점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입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반수생 한 모 씨는 “6월부터 재수학원에 다니면 수능 때까지 학원비가 대략 500만원 넘게 들지만 바라는 대학에 합격한다면 돈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반수생이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올해 2016학년도도 ‘물수능’으로 불릴 정도로 쉬운 수능예상, 한국사 시험을 치르지 않는 마지막 해, 수시모집 비중이 늘면서 재수생에게 유리한 논술전형도 함께 증가, 문과에서 이과로의 전환수요, 의대정원 증가 등을 꼽고 있다. 올해 고2가 치르는 2017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정원은 최소 205명, 최대 278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환 미래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반수가 분명히 국가적 비용 낭비이지만 구조적인 학벌위주로 사회로 빠져드는 한국사회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저학년 때부터 진로교육을 통해 자신의 재능발견과 원하는 직업을 찾도록 하는데 예산을 배정해서 정착시키는 것이 시간·경제적 기회비용 손실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제기했다.

반수생들이 크게 늘어나자 대학들은 휴학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꾸고 있다. 서울소재 10개 대학이 1년내 휴학을 못하게 하고 있다. 사립대 관계자는 “반수생들이 증가하면서 아무 때나 휴학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면 정상적 학교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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