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쿡 애플 CEO가 조지워싱턴대 축사 도중 아이폰으로 청중을 찍고 있다. <사진 : 조지워싱턴대>

애플 CEO 팀 쿡(54)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 조지 워싱턴대 졸업식 축사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한다는 것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또한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항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해 쿡이 미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 행동주의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쿡 CEO는 5년만에 찾은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그 스스로도 자기발견의 과정을 통해 평등이 정의롭다는 생각을 굳혀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쿡은 “옆에서 방관만하고 있는 여러분이 진정으로 살고자 하는 삶이 아닐 것”이라며 “이 세상은 여러분이 경기장(=투쟁의 장) 안으로 들어오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세상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고 끝내야만 할 불의가 있으며 박해받고 있는 사람들과 치료해야할 질병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쿡 CEO의 발언은 쿡 역시 지난 3월 다른 실리콘밸리 경영자들과 함께 종교의 자유를 명목삼아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인디애나주(州)의 동성애 차별법 입법을 비판하는 일을 주도한 바 있다. 쿡 CEO는 지난해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워싱턴 기념탑(워싱턴 마뉴먼트)을 등지고 선 쿡 CEO는 “살다보면 도덕적 목적에 휩싸여 어떤 일을 해야 할 기회가 있다”며 “그럴 경우 선한 일과 잘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선택해야할 필요는 없다”며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까지 들쳐 냈다. 그는 회고에서 “16세에 에세이 백일장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D.C를 처음 찾았는데, 당시 부모님이 타자기를 사줄 돈이 없어 직접 손으로 글씨를 썼다고 회상했다. 워싱턴D.C 본선에 나가기 전 주대표로 뽑혀 조지 월러스 앨러배마 주지사를 만나러 갔었는데, 당시 월러스 주지사는 앨러버마 대학에 흑인 학생들이 다닐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추진하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쿡은 “그는 백인과 흑인을 분리시키는 악을 행하려 했다. 흑인과 백인을, 남과 북을, 노동자와 엘리트계층을 각각 나누는 식이었고 그런 그를 만나는 건 나에게 영예롭지 못한 일이었다”며 “내 인생에서의 영웅은 월러스 주지사와 같은 사람들과 싸운 마틴 루터 킹 목사였고, 로버트 F. 케네디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 배운 교과서를 거론하며 당시 교과서가 미국 시민전쟁은 풍부하게 다루면서도 노예제도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 옳고 진실 된 것인지를 나 스스로 찾아내야 했다”며 “그것은 탐색의 과정이었고 내 부모와 교회로부터 배운 도덕의식을 끄집어내는 일이었으며, 나 스스로를 발견하는 여정이었다”고 역설했다.

지난 2011년 애플 공동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즈음 애플 CEO에 올랐던 쿡은 CEO가 된 이후로 사회와 공동체를 위한 공적인 역할을 강조해왔다. 지난 2010년 자신의 모교인 오번대학 졸업식에서 한 차례 연설을 했던 쿡 CEO가 대학 졸업식에 등장한 것은 이번에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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