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글로벌 인재 육성으로 국력 향상 밑거름

[U's Line 김재원 기자] 특성화학과 기획의 일환으로 이번 호에는 소프트웨어 특성화학과 특집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근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올해 삼성그룹이 도입한 SCSA(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SCSA는 인문계 전공자를 채용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IT 인재로 육성시키겠다는 취지의 채용 방식이다. 인문학적 감성과 상상력을 기술에 접목시키겠다는 발상이 채용방식에 반영된 것. 이와 함께 대학에서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의 경우 각각 지난 2011년과 2012년 소프트웨어 전공을 개설해 소프트웨어 전문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와 한양대 소프트웨어 전공을 각각 취재해 학과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봤다. <편집자>

“앞으로 세계 산업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배한다”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는 지난 2011년 개설됐다. 하드웨어의 3배 이상 되는 거대한 세계 시장에서 국내 소프트웨어 점유율이 1.8%에 불과한 현실을 변화시키자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소프트웨어학과는 미래를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의 양성을 주목표로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학과는 학부, 대학원을 연계해 5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114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산업체 전문가와 현장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글로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과의 든든한 연구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수평적으로 수강과목을 배열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7개 전공트랙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리더를 양성한다는 취지답게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입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중국 방문과 함께, 1학년 여름방학에는 칭화대 공동워크샵, 유럽연수가 진행되고 미국 연수 및 글로벌 기업 탐방, 해외강좌 수강 등이 학교 지원 아래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학과는 다양한 장학제도도 갖추고 있다. 학점이 3.3 이상이면 누구나 전 학년 학비를 면제받을 수 있으며 기숙사 입사 보장은 물론 학생들에게 매월 30만원씩의 생활비까지 지원된다. 특히 3학년 진학 시에는 본인이 원할 경우 SK플래닛, 삼성SDS,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졸업 후 입사를 조건으로 학교에서 제공하는 장학금 외 추가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소프트웨어 사관학교’를 표방하는 소프트웨어학과는 이러한 다양한 혜택과 더불어 교수화 학우들 간의 인간관계를 통해 인격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교수와 학생이 1:1로 멘토링 할 수 있는 제도도 진행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삼성SDS 멀티캠퍼스와 공동강의로 현장감 있는 실습 교육을 제공한다. 방학 때는 외국기업과 대학에 연수를 갈 수 있음은 물론 국내외 기업에 인턴십 프로그램이 누구에게나 지원된다.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는 궁극적으로 스티브 잡스나 리누즈 토발스, 에릭 슈미츠를 능가하는 세계적 소프트웨어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가 단순한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을 컴퓨터가 수행할 수 있도록 전이시키는 기술이라는 믿음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업이요? 걱정 안 합니다”

소프트웨어학과 정태명 학과장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는 산학협력을 통한 현장 중심 교육을 자랑한다. 다양한 인턴십의 기회와 더불어 해외 유수 기업과 대학 탐방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취업이 본격화되는 3, 4학년에 시작되지 않는다. 입학 전에는 삼성SDS에서 사전 교육이 진행되며 1학년 때부터 다양한 기업들과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1학년 겨울방학에는 인턴십 등 현장 중심 교육이 일찍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소프트웨어학과 정태명 학과장은 “현장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도 현장이다”라며 “현장 교육은 국내뿐 아니라 학교의 전액 지원으로 이뤄지는 유럽 탐방에서도 이뤄진다. 구글, 시만텍 등의 기업 탐방과 함께 ‘외국사람 5명을 만나서 369게임을 가르쳐주고 인증샷 찍기’, ‘신상털기’ 등의 미션을 통해 외국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다양한 방법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글을 방문했을 때 학생들이 처음에는 높은 회사라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충분히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감을 갖는다”고 전했다.

현재 5년제인 소프트웨어학과는 전공을 1학년 때부터 시작한다. 1, 2학년에는 기본 전공을 진행하고, 3학년부터는 7개로 전공 트랙을 나눠 이 중 2개씩 전공할 수 있게 교육하고 있다.

정 학과장은 “본격적으로 전공이 시작되는 3학년부터는 학생들은 각 연구실로 소속돼 대학원 수업을 듣게 된다”며 “5학년 과정을 모두 이수하게 되면 석사 학위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1학년부터 진행되는 수준 높은 교육에 학생들이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정 학과장은 “아무 것도 모른다면 처음에는 고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 들어와도 걱정할 필요 없다. 기초 수업부터 체계화 된 커리큘럼을 통해 노력한다면 잘 따라올 수 있다. 그러한 학생들을 위한 사전 교육 시스템도 마련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소프트웨어학과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시간적으로 바쁘기도 하고, 버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 1등이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에는 전과를 하거나 반수를 하는 등 이탈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는 힘들지만 눈에 띄게 성장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취업에 대해서도 정 학과장은 “이제 시작한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졸업자가 없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이제 소프트웨어학과는 5년 혹은 10년 뒤에 소프트웨어를 통해 세상을 뒤바꿔 놓을 꿈을 갖고 있다. 교육제도의 혁신, 현장 중심의 산학협력, 도전적인 해외 체험, 글로벌 기업에서의 인턴십, 그리고 교수와 학생간의 일대일 멘토링 등은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한 시도다.

정 학과장은 “고려청자와 이조백자를 만들어낸 장인정신으로 미래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앞으로 더욱 심도 있는 교육을 체계화시켜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학생인턴십에서 해외기업 탐방까지 … “시각부터 달라져”

학과 회장 신길용 학생

“1학년 때부터 기업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대학 초반부터 몸소 느끼고 배울 수 있어, 미리 취업을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거든요”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회장을 맡고 있는 신길용 학생은 소프트웨어학과에서 공부를 하면서 시각부터가 달라졌다고 운을 뗐다.

그가 말하는 시각은 학교에서 배우는 시각과 기업에서 직접 체험하는 시각의 차이다. 1학년 겨울방학 때 기업 인턴십을 다녀오고 다시 2학년 전공을 듣게 되면 미리 기업을 일찍부터 체험했기 때문에 어느 분야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직접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미리 알게 된다.

그 시각은 매년 매학기 세계로 기업, 대학탐방을 가면서 더욱 넓혀진다. 그는 “학과생 전원이 학교의 지원 아래 다녀올 수 있다”며 “해외에 나가며 듣고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들었던 것도 남달랐던 기억이었다”고 말했다.

신길용 학생은 소프트웨어학과만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수강 외에 다른 프로그램들도 많다. 국내 기업 탐방과 함께 외국인 교수를 초빙해 따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준다”며 “특히 전액 장학금과 더불어 매달 지원되는 30만원의 생활비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신길용 학생. 그는 현재 3학년이다.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삼성STP에 지원해 마지막 최종 면접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최종 면접에 합격하게 된다면 5학년까지 학업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 후 입사를 약속받게 된다. 그만큼 일찍부터 취업의 문이 열려있는 것이다. 그리고 취업이 되면 1학년부터 진행해 온 산학협력과 다양한 인턴십의 경험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한편, 그는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입시생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소프트웨어학과에 입학할 때는 다양한 입시 제도를 통해서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컴퓨터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와서 공부를 했으면 한다는 점이다. 물론 성적에 맞춰서 들어와서 공부를 하고 따라갈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ACM-ICPC 대회 출전 … 대한민국 명예위해 최선

화제인물 ┃ 한준희 학생

ACM-ICPC.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시대회의 약자다. 컴퓨터를 하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만한 대회다. 이 대회는 두뇌들의 전쟁 (Battle of the Brains)이라고도 불리며 세계 컴퓨터 영재들의 경합의 장으로 국가별 상위 2팀만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각 대학교당 한 팀이 꾸려져 대회를 준비하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지난 15년 간 서울대와 카이스트의 2강 체제가 유지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고려대가 2강 체제의 틀을 깨고 서울대와 함께 출전했다. 그리고 올해. 소프트웨어학과 학생으로 이뤄진 성균관대 팀이 성균관대 최초로 카이스트와 함께 ACM-ICPC 세계 대회 출전 자격을 얻게 됐다. 개설된 지 3년 남짓 된 학과가 말이다.

그리고 그 팀의 중심에 있는 소프트웨어학과 3학년 한준희 학생. 그는 “세계 대회에서 출전하게 되면 그간 써오던 팀 명칭이 아닌 학교 이름을 걸고 나가게 된다”며 “이번 대회에서 학교의 명예와 더불어 우리나라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준희 학생은 소프트웨어학과에서 특히 주목받는 인물이다. ACM-ICPC대회도 그렇지만 1년마다 한 번씩 제공되는 인턴십 기회에서도 참여했던 기업에 다시 지원해 2번의 인턴십을 같은 기업에서 마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가 두 번이나 같은 기업에 지원한 이유는 단지 마음에 들어서만이 아니다. 그가 인턴십을 지원했던 곳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업체인 N기업. 그가 첫 번째 인턴십에 참여했을 때는 어플리케이션 기술 개발을 테스트만 하는 역할을 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인턴 기간도 짧았고 아직 대학교 1학년이라 깊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그는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음 해, 같은 기업에 다시 지원했다. 그리고 직접 기술개발에 참여하며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

한준희 학생은 “두 번이나 같은 기업에 인턴십을 지원한 것은 참 잘했던 일인 것 같다”며 “이번 기회로 학술적 지식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얻게 된 것 같다. 회사에서 사업을 할 때 어떻게 기획이 이뤄지고, 또한 학교에서 배웠던 것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대학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게임도 많이 하고 술도 자주 먹는다. 소프트웨어학과가 1학년 때부터 시간이 촉박하게 움직이긴 하지만 시간을 활용하기 나름이기도 하고, 오히려 틈틈이 놀려고 하는 나를 잘 잡아준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른 학교, 다른 과 같은 경우는 장학금을 성적순으로 주는 등 경쟁이 유발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과는 전액 장학금이라 오히려 경쟁보다는 협동심을 더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것 같다”며 “과제를 하더라도 같이 서로 알려주려 하고 협업을 할 때도 더욱 서로 이끌어 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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