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동안 전북대를 혁신하고 오는 12월 퇴임하는 전북대 서거석(60) 총장은 15일 "대학 경쟁력만을 위해 달려 국내 10위권 대학에 진입하는 등 큰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하면서 학교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 총장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후임 총장 선출에 대해서는 "대학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간선제 선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2006년 12월 제15대 전북대 총장에 취임했고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3년 4월부터 1년 동안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겸했다.

다음은 서 총장과의 일문일답.

총장 재임 8년의 성과는 무엇인가.

▲ 전북대의 경쟁력 향상만을 생각하며 달려왔다.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못 이룬 계획도 있다. 대학발전과 혁신을 위해 교수, 직원, 학생이 하나로 열정을 발휘해 가장 주목받는 대학으로 발전했다. 새 제도를 시행하는데 구성원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참 어려웠지만 간담회, 여론수렴, 읍소, 끝장토론 등의 계속된 소통으로 구성원의 마음을 열었다.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전북대가 국립대 혁신모델로 평가받는데.

▲ 취임 때부터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교수들이 먼저 변해야 대학이 바뀐다고 생각해 승진 요건과 재임용 요건을 강화했다. 당시 논문 2편이 필요한 정교수 승진에는 지금은 8편, 정년이 보장된 교수도 최소 2년에 1편 이상을 써야 한다. 또 이전에는 승진을 못해도 정년까지 계속 재임용을 받아 근무했지만, 지금은 부교수와 정교수로 승진할 때 실적이 부족하면 한번의 재임용 기회를 주고 이후에도 기준을 못 채우면 사직해야 한다. 2008년 이 제도의 도입 후 교수 5명이 대학을 떠났다. 매학기 2회 이상의 학생 상담을 의무화해 체계적인 진로지도와 학업 조언을 해야 한다. 대신 우수한 교수는 큰 대우를 받는다. 세계 3대 과학저널(네이처, 사이언스, 셀)에 논문이 실리면 최대 1억원을 받는다.

취임 후 전북대가 어떻게 변했나.

▲ 수도권 대학에 뒤지지 않던 전북대가 1990년대 변화에 잘 대응하지 못해 뒷걸음질했다. 취임 후 '2010년 국내 10대 대학', '2020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의 목표를 세우고 혁신에 매진했다. 2년 만에 세계 수준의 논문 증가율이 전국 1위에 올랐고, 현재는 교수 1인당 연구비와 연구비 총액이 3년 연속 국립대 1위다. 이공계 교수의 논문 수는 2008년보다 1.7배, 인문사회계열 논문 수는 2.3배나 늘었다. 논문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라이덴 평가에서도 2011년부터 3년 연속 국내 종합대학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정부가 올해 선정한 '잘 가르치는 대학 1위'에도 올랐다. 기초교육은 물론 전공교육, 전공지식도 중요하게 여긴 덕분이다.

올해는 어떤가.

▲ 대학특성화사업 지원금 전국 1위,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평가 1위, 국립대학 혁신사업 1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 교육부가 지원하는 6개 사업에 모두 이름을 올린 전국에서 유일한 대학이다. 이로써 정부 지원금이 500억원을 넘었다.

취임 때 약속한 '2020년 세계 100대 대학'은 어떻게 됐나.

▲ 세계적인 언론사인 '더 타임스'와 '로이터'가 함께 한 2010 세계대학 평가에서 전북대는 세계 273위에 올랐다. 국내 대학 가운데는 6위에 해당해 전북대가 국내 10위권 내에 진입했음이 증명됐다. 학문 간의 장벽을 허무는 융합·통섭 교육과 연구로 전북대는 세계 명문대학으로 도약해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직도 1년간 수행했는데.

▲ 대교협은 전국 203개 4년제 대학총장 협의체다. 대학 입시, 고등교육 정책 연구 및 대안 제시, 대학 평가, 학교 애로사항 해결, 대학 유대강화 등을 수행했다. 회장에 당선된 것은 전북대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교육이 위기라는 말이 많다.

▲ 2018년부터 대입정원보다 지원생이 적어져 2023년에는 신입생 정원 2천명 정도의 대학 100곳이 문을 닫아야 한다. 이에 대비하려면 과감한 구조개혁과 함께 경쟁력이 높은 대학에 추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또 수도권대학은 수도권에서, 지역대학은 지역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도 고등교육 예산을 크게 늘려야 한다.

그간 보람 있던 일과 남은 임기에 할 일은.

▲ 대학 구성원과 함께 노력해 좋은 평가로 귀결될 때 가장 뿌듯했다. 어렵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전북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구상하고 구성원들과 소통해 대학을 발전시킨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향후 현안은 '대학 구조개혁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라고 본다. 위기일 때 기회가 오듯 전북대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반을 잘 닦아야 한다. 주민은 물론 자치단체와 대학 간의 협력관계도 공고히 해야 한다. 퇴임 후에는 1년간 안식년을 가진 후 강단과 연구실로 돌아갈 계획이다.

후임 총장 선출방식에 논란이 있는데.

▲ 대학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간선제에 의한 총장 선출이 꼭 필요하다. 각 국립대학도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한다. 직선제에 의한 총장 선출은 학칙과 규정상 안 되고 뽑히더라고 정부 승인을 못 받아 발령이 안 된다.이럴 경우 학교가 표류하고 그간 이룬 실적이 수포가 된다. 우리 학교는 학칙에 따라 예정대로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9월 2일 선관위의 구성을 시작으로 선출 절차에 들어가 늦어도 10월 초에는 후임 총장을 뽑을 예정이다.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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