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부분의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채용을 서둘러 9월중에 시작하려 하고 있어 너무 이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막 등록을 하고 개학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대학의 2학기 정상 학사운영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주요한 대기업들의 상당수가 9월 초·중순에 원서접수를 마감해 버린다면 이제 막 2학기가 시작되려는 시기에 대학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은 대학 학사과정보다는 취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2학기는 물건너 간 셈이 되고 만다. 심지어 어떤 그룹은 9월7일에 원서접수를 마감해 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채용일정이 조금이라도 대학생의 실정과 입장을 고려한 것인지 묻고 싶다. 물론 글로벌시대에 우수한 인재를 먼저 확보하려는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것도 최소한 2학기 중반은 넘어서 실시해야 한다. 이제 막 2학기가 개강되는데 바로 입사시험을 치르게 한다면 대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가 없다.

대학들도 문만 열어놓고 학생들이 취업시험에 몰두하니 강의가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다. 오래 전부터 대학 졸업반 학사력의 비정상적인 운영이 지적돼 왔지만 대기업들이 이처럼 조기에 채용을 계획해 버린다면 대학의 4학년 2학기는 등록금만 내고 아예 강의는 이루어지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고 만다.

따라서 정부와 대학들은 대학의 학사일정이 원만하고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입채용 시험을 중간고사를 치르는 10월말 이후에 하도록 기업에 권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강력한 규제를 해도 될 것이다. 기업들도 아무리 인재가 급하다고 해도 대학생들이 이미 짜여진 학사일정을 정상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채용시기를 조정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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