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잇단 졸업연설 퇴짜에 일침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최근 각 대학이 학생들의 반발로 일부 인사의 졸업연설을 취소한데 대해 "대학이 갈수록 편협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최고의 명문 하버드대학 졸업식 초청 연사로 나와 이같이 비판했다고 31일 미국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최근 일부 대학들이 학생들의 반발로 졸업연설자에 대한 초청을 철회하거나 연설자들이 스스로 연설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시장의 이 언급은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유명인사들이 학생들의 반발로 졸업연설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라이스 전 장관은 미국의 이라크전 당시 외교·안보 정책 책임자였다는 점 때문에 뉴저지주 럿거스대학 졸업연설이 결국 무산됐다.

라가르드 총재 역시 명문 여대인 스미스칼리지의 졸업식 연설자로 초청됐으나 "스미스칼리지의 이념과 IMF의 정책방향이 배치된다"는 학생들이 지적에 따라 끝내 연설을 하지 못하게 됐다.

특히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의 재임 때인 지난해 10월29일 당시 뉴욕 경찰국장인 레이먼드 켈리가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의 명문사립대) 가운데 한 곳인 브라운대학에서 '미국 대도시에서의 선제적 경찰행정'이라는 주제로 연설하려다 학생들에 의해 쫓겨난 사례를 거론했다.

당시 켈리 국장은 뉴욕경찰의 잦은 불심검문과 회교사원을 테러기관으로 지정했다는 의혹때문에 강연장에서 거센 항의를 받고 결국 발길을 돌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연설이 취소된) 각각의 사례 모두 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과 생각이 다른) 목소리를 잠재웠다"면서 "정치적으로 못마땅하다고 여긴 사람들에 대한 명예 학위 수여도 좌절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단히 분노할만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연방 의회에서 총기 규제 문제가 여야간 대립으로 이렇다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거론, 이러한 편협한 태도가 대학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존중받을 자유, 말하고 싶은 자유를 원한다면 상대방의 자유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공교롭게도 블룸버그 전 시장의 하버드 졸업연설에 대해서도 학내에서 일부 비판이 나왔다.

하버드 흑인여성연합회 케리 윌리엄스 회장 등이 블룸버그 시장 재임 당시 뉴욕경찰의 잦은 불심검문은 흑인 등 소수인종을 겨냥한 인종차별라며 그의 졸업연설에 거부감을 표시했던 것.

이날 졸업식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명예 학위를 받았다.

저작권자 © Usline(유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