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州 등·교육부, “무조건 대학진학은 아니다” 인식 확산 일환

[U's Line 김성환 뉴욕 특파원] 지난 5월 1일은 미국 대학입학 원서접수 마감기한일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있는 미국 가정에서는 어느 대학을 지원하는지가 화두가 됐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미국에서는 대학 졸업자의 평생소득이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평균 6배 많다는 사실은 미국 대학원서접수 시즌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펌프와 같다.

어디에서든 우선은 대학 졸업장을 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미국 사회에서 널리 확산되면서 지난 10년 동안 대학 등록률은 3배나 증가했다. 한국식 표현법인 ‘학력 인플레이션’이 미국에서도 절정을 달했던 기간이다. 그러다보니 졸업장을 쉽게 내주는 영리 목적의 대학교들이 전체 대학 중 10%가 넘어섰다는 보도가 신문의 사회면을 자주 장식했다. 모든 대학의 졸업장이 같은 혜택을 주지 못하면서도 등록금은 같다는 것이 사회문제가 된 것이다. 손해보는 것 누구보다 싫어하는 미국인들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 미국은 대졸자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상환되지 않은 학자금 대출금이 1조 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 수만 달러를 대출받아 별 볼일 없는 대학의 졸업장을 따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 고3을 둔 학부모들이 크게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나왔다.

미국 학계 연구에서는 하버드나 스탠포드 등 명문대학 졸업자들의 소득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명문 대학 재학생이 미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4% 미만 밖에 되지 않는다. 4%에 들지 못하는 학생이 고비용을 들여 인지도 없는 대학에 가는 것은 더 이상 가치가 없어졌다는 것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다보니 실리적이고 공개하는 것을 좋아하는 미국 사회가 이를 그냥 내버려 둘리 만무하다.

텍사스와 버지니아, 콜로라도 등 몇몇 주는 웹사이트(http://collegemeasures.org/esm)에서 해당 주에 속한 대학 졸업자의 졸업 후 첫해 소득을 보고 어느 대학에서 어떤 학위를 받았을 때 가장 높은 소득으로 이어지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아예 공개하기 시작했다. 각 주의 공공 및 민간기업 급여정보를 수집하는 실업보험 프로그램에서 얻은 정보와 사회보장번호를 활용해 특정 대학졸업자의 급여가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한 웹사이트이다. 한 가지 한계라면 자영업을 하거나 다른 주로 이사를 간 졸업생의 정보를 파악할 수는 없다.

한편 미국에서는 2년제 대학 학위가 4년제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테네시에서 2년제 대학졸업자의 첫 1년 평균 연봉은 4년제보다 1,000달러 높게 나타난다. 똑같은 기술 관련 학위더라도 2년제 대학 졸업자의 연봉이 더 높은 경우가 숱하다. 다이어스버그 주립 커뮤니티 칼리지의 경우 테네시대학보다 학위과정이 2년 더 짧을 뿐 아니라 졸업 후 1년 평균 연봉도 5,300달러 더 높다. 버지니아 2년제 대학에서 기술 관련 학위를 전공한 졸업자의 첫 1년 평균 연봉은 4년제 대학보다 2만 달러 많다.

그럼에도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2년제 대학은 4년제를 못 가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동차정비에 관심이 많았지만 4년제 대학을 가야 한다는 압력 때문에 레드포드 대학으로 진학했던 톰 캐리는 2년 뒤 편입을 신청해 노던 버지니아 커뮤니티칼리지의 자동차정비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현재 그는 캐딜락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레드포드 대학 졸업자들보다 수천 달러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2년제 대학 등록금이 4년제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과 사회진출기간이 2년 빠르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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