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 거품 붕괴 위기 초읽기 … 대학 본연 교육·연구 뒷전 행정조직만 비대화

[U's Line 김성환 뉴욕특파원]미국에서는 제3의 버블 붕괴로 대학이 지목되고 있다. 주택, 주식시장에 이어 찬란한 영화를 자랑했던 미국의 대학이 두터운 거품으로 붕괴직면에 있다고 포브스가 최근 지적했다.

사실 포브스의 이런 지적은 처음은 아니다. 포브스는 그동안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던 과도한 학자금으로 인해 대학의 학생 등록률이 상상을 못할 정도로 하락할 것이고, 이 때문에 대학들은 구조조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될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보도의 강도는 붕괴 작면에 와 있다는 최고 수위의 지적을 하면서 미국 전역이 대학 붕괴 쓰나미 공포에 두려움을 빠져들기 시작했다.

미국 대학의 등록률은 지난해 등록률에 비해 무려 평균 41%가 떨어졌다. 학자금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어려운 학생들이 등록을 포기한 이유다. 수업료 상승률은 오랜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과 가계 소득 상승률을 상회했다. 그 결과 현재 학생들이 대학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한 세대 전과 비교해보면 4배나 급증했다는 것이 포브스 데이터다.

대부분 학생들은 졸업할 때 평균 2만5000달러 빚을 지고 정문을 빠져나간다.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 완전한 사회인으로서 바로 신용불량자가 되는 신세에 몰린 것이다. 지난해 이 부분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출금 채무 유예를 줬던 것도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될 공산이 컸기 때문에 내린 조치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 경기가 계속적인 부진 속에서 대학 졸업장이 훌륭한 직장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이미 신화는 산산이 깨졌다. 5~6년부터 급작스럽게 학생들이 대학이 투자가치가 있는 곳일까라는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연간 배출되는 투자 대비 회수를 하지 못하는 적자 대학생이 대략 1000만명 이상은 충분히 상회할 것이라는 집계가 나왔다.

미국 대학의 문제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은 바로 이 부분이다. 대학은 학생들의 등록률이 떨어지는 것이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판단, 최근 여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영입하는 등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고픈 사람이 돈이 없어서 못 사람 먹는다는 현실을 모른 채 선전을 덜 해서 그렇다고 인식하고 있는 계층간 괴리는 미국 대학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무서운 핵폭탄이다.

포브스는 나름 대학의 최근 실태에 면밀하게 바라봤다. 행정관리 조직이 급팽창한 것이 오늘 날 미국 대학의 문제중 적지 않은 문제라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최근 대학은 대학 본연의 역할에서 교수나 연구원보다는 행정관리 부문 인력을 더 빨리 확충하고 있다.

매년 급증한 수업료와 등록금도 교수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행정관리 인력들에 돌아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학생 1인당 행정관리를 위해 쏟아 부은 비용이 66% 늘어난 반면 학생 1인당 교육을 위한 비용 지출은 고작 39% 증가했다. 행정조직의 방만화는 대학의 본령이 다른 곳으로 흐르고 있다는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지난 2010년 골드와터 인스티튜트는 몇몇 대학들이 최근 몇 년간 교수 숫자를 줄이는 동안 행정관료 조직 인력은 30%나 늘려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종신교수(tenured professors)로부터 수업을 받은 학생 비율은 40%에도 미치지 못 했고 대부분은 조교나 전임 강사, 부교수로부터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종신 교수는 수업은 많이 하지 않아도 고액의 연봉을 지급한다. 학교의 명예와 자긍심으로 생각한다. 수업료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수업료가 대학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이유는 여전히 연방정부나 주정부의 지원이나 기부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는 대학이 학생들의 교육에만 전념할 수 없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적자에 시달리는 연방정부나 주정부가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로써 교육의 질에 대한 학생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고, 조업 후에도 취업에 대한 보장이 되질 않으면서 비싼 학비를 지출하려하다 생각해보니 결론은 대학포기로 이어지고 있다. 포브스는 대학이 미국 자동차나 항공 산업처럼 구조조정의 과정을 반드시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겪돼 어떻게 겪을 것이냐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투자비용은 높은데 그 가치는 낮고, 부채 부담도 상당해 현재 미국에서 대학만큼 사업구조가 악화된 산업이 거의 없다고 실랄한 비판을 했다.

그러나 태평양 바다 건너 온 소식이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대학의 가장 위기도 대학은 다니면서 투자비용을 내고 잇지만 한 해에 180만명의 적자를 본 대학생이 사회로 뛰어 나온다. 그러나 그들이 막상 해야 할 것은 학교 다니면서 졌던 대출금 채무를 갚는 일이다. 미국과 그리 상황이 다르지 않다. 또한 미국의 대학 도덕적 건전성은 경기회복과 함께 각고의 노력을 한다면 기초공사가 좋아 다시 회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 대학이 미국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이 학교 운영자의 교육에 대한 도덕적 대응이다.

미국에서 대학은 가장 낙후된 산업이라고 지적했다면 포브스가 한국사회에서 대학은 가장 양면적인 사회, 교육·연구와 부의 논리가 함께 맞물려 있는 오묘한 산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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