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터키, 벨기에 등 문화와 학습의 현장

누구나 한번쯤 대학교에 입학하며 교환학생을 꿈꾼다. 하지만 준비과정에 대한 ‘막막함’과 평소 생활에서 벗어난다는 ‘낯설음’ 때문에 이를 잊고 살아간다. 그리하여 이번 호에서는 우리학교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보고, 지난 학기에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파견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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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국제교류 프로그램은?

우리학교 국제교류 프로그램에는 ▲교환학생 ▲방문학생 ▲복수학위 ▲하계과정 ▲어학연수 등이 있다. 교환학생은 해외 자매 대학에 우리학교 재학생 신분으로 파견되어 1학기 동안 수학하며 취득한 학점을 본교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방문학생은 교환학생과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1~2학기 동안 수학한다는 점, 본교 및 자매 대학에 이중으로 등록금을 납부하는 점이 다르다. 또한 방문학생에게는 본교 등록금 실납액의 100%에 준하는 장학금과 현지 생활비 지원 장학금이 지급된다. 복수학위는 우리학교 재학생 신분으로 해외 자매 대학에 파견되어 약 2년 동안 수학하고, 졸업조건 충족시 양교의 학위를 취득하는 프로그램이다. 하계과정은 하계방학 동안 해외 자매 대학에서 수학하고 해당 학점을 우리학교 계절학기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어학연수는 하계 및 동계방학 중 4주 이상 개별적으로 어학연수를 계획하는 학생들에게 계절학기 학점인정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교환학생과 방문학생 프로그램으로 그 경쟁률은 평균적으로 2대1정도이며, 통계적으로 영어권 국가에 학생들의 지원이 몰리는 편이다. 이번학기 교환학생은 31개국 58개교에서 학생을 선발하여 다음 학기에 파견할 예정이다.
우리학교와 협정을 맺은 해외 자매 대학은 245개교로, 매년 협정국과 협정교가 증가하고 있다. 국제교류팀 이지연 선생은 “협정교의 증가율에 비해 학생들의 지원률은 낮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교환학생의 경우, 실제로 상대교에 공석이 생겼으나 우리학교 학생의 지원이 없어서 교환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 선생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인 어학성적 없이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은 2012학년도 1학기에 신설된 방문학생 ‘어학과정’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방문학생 정규 과정 프로그램은 해외 자매 대학에서 정규 과정을 수강하기 때문에 파견 대학에서 요구 하는 공인 어학성적과 평점이 필요하나, 어학과정은 해외 자매 대학 부속 어학 기관에서 어학연수과정을 수강하기 때문에 별도의 공인 어학성적이 필요하지 않다. 이 선생은 “어학 자체만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공인 어학성적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있도록 신설한 프로그램”이라며 “이 과정은 외부 유학원의 수임료 없이, 재학생의 신분으로 어학을 배울 수 있으며 ‘방문학생’이라는 이력 또한 생기기 때문에 이점이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매년 학교의 상황에 맞게 갱신돼 발행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 안내책자에는 방문학생 프로그램 이외에 각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다. 우리학교 국제교류팀은 북악관 217호에 위치해 있으며 해외교류 프로그램을 다녀온 학생들의 보고일지, 체험기 등에 관한 정보는 국제교류팀의 싸이월드 클럽 홈페이지(http://club.global.cyworld.com/g/kmu)에서 볼 수 있다.

김지은 기자
kjeun1104@kookmin.ac.kr

박은경(경영·3) 벨기에 HEPL 교환학생


박은경(경영·3)양은 지난 학기 벨기에의 HEPL(Haute Ecole de la Province de Liege)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벨기에 생각이 다시 난 것일까. 박 양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웃음을 띠고 있었다.


벨기에 교환학생이 되려는 ‘의지’

박 양은 1학년 마치고 사비를 들여 2년간 중국의 중산대와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이후 프랑스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이는 벨기에 교환학생 신청으로 이어졌다. 박 양이 다녀온 HEPL은 봄학기에는 프랑스어로 수업이 진행되고 가을학기에는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박 양은 1학기에 파견돼 프랑스어로 경영학 수업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교환학생을 신청하기 전에 미리 프랑스어 공인 어학성적인 ‘델프(DELF)’ B2(프랑스어 독립구사 단계)를 취득했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데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는 “학교에서는 요구하지 않았지만, 프랑스어로 전공 수업을 듣고 따라가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실력은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지원자가 많이 없어서 벨기에 교환학생은 경쟁률이 비교적 낮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학점보다 중요한 것은 ‘뚜렷한 목표의식'

박 양은 교환학생을 가기 전인 2학년 2학기까지의 평균 학점이 4.3이었다. 교환학생이 되려면 학점이 높아야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학점 3.0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하고, 3점대의 학점을 가진 친구들도 교환학생을 다녀왔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학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가 그 나라에 가야만 하는 뚜렷한 이유’와 ‘그 나라를 가기까지의 준비과정’”이라고 말했다. 교환학생을 그저 취직 때문에 하는 ‘스펙’이라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어느 나라를 가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목표를 잡고 준비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유럽의 교환학생 ‘에라스무스’

그리고 유럽에는 ‘에라스무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유럽의 교환학생’이다. 에라스무스란 유럽의 국가에서 유럽인들이 원하면 자유롭게 타 학교로 파견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 정부는 학교를 통해 학생들에게 학비나 생활비를 지원해 준다. 박 양은 유럽인이 아니기 때문에 에라스무스에 포함되진 않지만 현지 학교로부터 허가를 받아 에라스무스 관련 학교에 서류를 제출하면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실제로 박 양은 이를 이용해 그녀가 머물렀던 ‘리에주’ 지역의 프랑스어학당을 추가비용 없이 이용했고, 조금 더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벨기에에서의 생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열리는 ‘인터내셔널 디너’는 자신의 국가 음식을 가져와서 같이 맛보는 것이다. 이 때 박 양은 불고기와 해물파전을 가져갔다. 그녀는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유럽인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6월 경 열리는 ‘시티 퍼레이드’는 큰 퍼레이드 차가 음악을 틀어놓고 움직이면 사람들이 그 차를 따라서 춤을 추는 축제이다. 그녀는 “젊은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자연스럽게 맥주도 마시면서, 음악을 즐기고 춤을 추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그 때의 기억을 회상했다.

황인목 기자leiok2012@kookmin.ac.kr


김송이(공연예술·4) 터키 Bilkent Univ. 교환학생


지난 학기를 터키에서 보낸 김송이(공연예술·4)양은 이번 학기에 복학해 졸업 준비로 분주했다. 우리나라와 형제의 나라이지만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나라인 터키, 그곳의 도시 앙카라에 위치한 빌켄트(Bilkent) 대학교를 다녀온 그녀에게 터키와 교환학생의 매력에 대해 들어보았다.

터키 교환학생이 될 준비

터키는 비영어권 국가이기 때문에 지원할 때 어학성적은 필수가 아니라 가산점을 부여하는 항목이었다. 김 양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토익점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년에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받았던 IELTS 점수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필수적인 서류 외에 자신만의 자기소개서를 추가로 첨부했다. 김 양은 “제출할 서류 중 지원동기를 쓰는 공간이 작은 것 같아서 A4용지 2매 정도의 자기소개서를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도대체 왜 터키야?

주변 사람들은 그녀에게 의아해하며 “왜 터키냐”는 질문을 많이 던졌다. 보통의 학생들이 영어권 국가의 교환학생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김 양은 교환학생을 고민할 때부터 영어권 국가는 제외했다고 한다. 인도, 칠레, 페루, 터키 중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터키에 1지망과 2지망을 ‘올인’했다. 그녀는 ‘살면서 터키에 여행을 가볼 수는 있지만 내가 언제 반년이라는 긴 시간을 그곳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터키가 아시아, 유럽, 중동의 문화를 고루 담은 독특한 문화를 지니고 있는 점도 끌렸다”고 설명했다.

주말을 통해 떠났던 여행 그리고 추억

그녀는 주말을 틈타 혼자서 터키 곳곳에 여행을 많이 갔는데, 여자 혼자하는 여행이다 보니 외국인 친구가 호신용 스프레이도 챙겨줬다고 한다. 하지만 수많은 여행에도 위험한 일은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터키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먼저 다가가고 친절하게 대한다”며 터키인들의 친절에 감탄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길을 걷는데 갑자기 터키 사람들이 다가와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했고,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차를 대접했다고 한다. 그녀는 “딱 연예인 병 걸리기 쉽다”고 말하며 웃었다. 심지어 어느 날은 옆 도시로 혼자 여행을 갔다가 그날만 열 잔이 넘는 차를 대접받았고 한다. 게다가 그날 그 지역신문 3곳에서 ‘동양의 작은 여학생이 우리 도시를 찾았다’는 내용으로 그녀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김 양은 학기 중에 터키뿐만 아니라 인접한 유럽 국가, 학기가 끝나고는 약 한 달 동안 본격적인 유럽여행을 했다. 그녀는 터키의 지리적 이점에 대해 “터키에서 이탈리아까지 비행기로 2시간쯤 걸려 거리상 가깝고, 불가리아와 조지아는 터키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유럽여행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떠나기 전에…

김 양은 “당시에 터키어를 더욱 유창하게 했더라면 여행지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 더욱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그녀는 교환학생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교환학생의 ‘교환’이라는 말대로 파견된 나라의 문화를 배워서 우리나라에 전달하고, 그 나라에 우리나라의 문화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지연 기자choki@kookmin.ac.kr


반귀은(사법·3) 호주 Sunshine Coast Univ. 방문학생

반귀은(사법·3)양은 올해 1학기에 호주로 방문학생을 다녀왔다. 그녀가 방문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영어 실력 때문이었다. 또한 2년 동안 전공 공부에만 매진한 것이 무료해, 해외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한몫했다고 한다.

공인 어학성적 없이 지원 가능했던 방문학생 프로그램

반 양이 지원했던 방문학생 프로그램 어학과정은 올해 처음으로 학생 선발을 시작했다. 이 어학과정은 방문학생 프로그램 정규과정과는 별도로 개설된 프로그램으로, 공인 어학성적 없이도 지원할 수 있다. 그녀는 “외국 대학에 가서 전공 공부를 하기 보다는 영어공부를 하고 싶었다”며 “공인 어학성적이 없는 나에게 방문학생 프로그램 어학과정은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그리고 “학점을 포함한 1차 서류 전형을 통과한 후 치렀던 2차 면접시험에서도 학교는 현재 나의 영어실력 보다는 왜 해외에 가서 영어 공부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중요하게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반 양이 방문학생으로 호주에 머무른 15주 중 처음 5주는 함께 간 10명의 우리학교 학생들과 영어를 배웠다. 그리고 그 후 시험을 치러 반 배정을 받고 남은 10주를 선샤인 코스트(Sunshine Coast) 대학교에서 호주 대학입시와 비슷한 수준의 IELTS를 공부했다.

호주에서의 홀로서기

반 양은 영어 회화 실력을 더 늘리고 싶은 마음에 사설기숙사가 아닌 홈스테이를 신청했다. 반 양은 “홈스테이를 하면서 그 가족들과 끊임없이 자연스러운 소통을 할 수 있었다”며 “가정집이라서 그랬는지 분위기도 편안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호주에서 생활했던 첫 달은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 특히 영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반 양은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들을 노트에 적은 뒤, 사전을 찾아가며 영어로 번역했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했던 감정의 교류는 그녀의 타국 적응에 갑갑한 장애물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행히 정말 좋은 홈스테이 엄마, 아빠를 만나서 힘들었던 시간이 단축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반 양의 홈스테이 부모님은 그녀가 틀린 영어를 구사할 때마다 올바른 표현을 가르쳐 주는 등 그녀의 영어 실력이 나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또한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쌀밥을 지어 줬으며 매 주말에는 그녀와 교회에도 함께 가는 등 타국에서 힘들어할 그녀를 늘 배려해줬다.

그녀의 호주 생활은 100점 만점에 85점

반 양은 “호주에서의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미리 알고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의 생활을 돌아봤을 때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수 있냐고 묻자 “영어실력은 정말 눈부시게 향상해서 만족하지만, 호주에서의 첫 달이 너무 외롭고 힘들었기 때문에 85점을 주겠다”고 했다. 이어 반 양은 “떠나기 전에 영어회화패턴을 많이 알고 가면 도움이 될 것이고 단어나 문법 공부는 당연히 철저히 준비해서 가야한다”고 강조하면서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면 그만큼 더 수월한 해외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kjeun1104@kookmin.ac.kr

김지은 기자kjeun1104@kookmin.ac.kr 황인목 기자leiok2012@kookmin.ac.kr 황지연 기자choki@kookmin.ac.kr국민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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