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6회 시험, 동양권 진출 위해 한자자격시험

롯데마트에 시험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사이버강의 종강 시험, 직무수행 평가 연 2회, 한자능력검정시험, 대외거래 담당 자격 시험…. 롯데마트 사원들이 올 한해 치른 시험이다. 모두 6회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기존 ‘사이버 강의를 통한 10학점 의무 교육’ 외에 연 2회의 직무수행 평가를 도입했다. “경영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때문에 과거 지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 회사 노병용 사장(사진)의 경영철학에 따른 내용이다.

단순히 시험만 치르는 게 아니라 관련 수업을 들어야 하고, 매주 이메일을 통해 날아오는 쪽지 한자시험 등 다양하다.

이어 올해 초에는 한자능력검정시험이 추가됐다. 롯데마트가 한자시험에 주력하는 것은 최근 수년간 벌여온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사업이 서서히 결실을 맺으면서 한자 능력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해외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홈플러스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부상했고, 1위인 이마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한자 시험과 관련해서는, 지나고 나면 잊어버리는 ‘벼락치기식’ 한자 공부를 막기 위한 장치까지 마련했다. ‘주간 한자 퀴즈’다. 사내 글로벌교육팀이 매주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간단한 이메일 한자 퀴즈를 내고, 그 다음주에 답안을 배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난 여름을 전후해 라면상무, 빵 회장 등의 사건으로 한국의 고질적 ‘갑을(甲乙) 문화’에 대한 사회적 문제 의식이 고조되자, 이번에는 ‘대외거래 담당 자격 시험’이 추가됐다. 8시간의 교육과 함께 치러지는 이 시험은 ‘을(乙)’ 측을 배려하면서도 조직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임직원 재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갑을 관계 등에서는 각종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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