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기획실 사장 언급

[U's Line 기동취재팀] 삼성그룹의 올 하반기 인적성 시험인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가 열린 서울대치동단대부고앞 오전 8시. 시험이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교문으로 들어서는 수험생의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한마디로 인산인해라는 표현밖에는... 올해 하반기 삼성그룹 인적성 시험은 13만명이지원해 9만명이 응시했다. 다만 디자인 직군은 작품 포트폴리오 심사로 SSAT를 대체했다. 전국 83개 고사장과 미국, 캐나다 등 해외고사장 3곳에서 치러졌다.시험관리를 위해 동원된 삼성 직원만 1만여명이다.

응시자 윤정식씨는 "지난주 현대기아차 인적성 시험도 봤다. 어딜가나 전쟁터다"라며 "지하철에서는 이동중에도 책을 펴고 공부한다. 대입 수능을 거쳐 온 대학생들인데 대입 보다 더 치열하다."고 말했다.

또한 진병욱씨는 “대전에서 오늘 5시반에 일어나서 KTX타고 왔다.”고 했고 이솔씨는 “문제집 3권정도 풀었고 매일 4시간씩 공부했다”고 말했다.

학교 앞에서는 삼성그룹에서 파견한 시험 진행 요원 3~5명이 미리부터 나와 북새통을 이룬 시험장 일대 교통정리 및 질서정리에 나서고 있었다. 안내를 맡은 한 직원은 "워낙 주변 교통이 붐비고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질서 정리를 위해서 나왔다"며 "해마다 수많은 응시생으로 시험장은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입실 시간이 가까워져 올 때가 가장 심하다"라고 설명했다.

오전 8시 20분, 입실시간이 임박하면서 시험장 일대는 제시간에 시험장에 들어가기 위해 서두르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학 수능 시험장을 연상케 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일부 응시자들은 들은 택시나 퀵서비스 오타바이를 타고 오기도 했다.

삼성은 기본 자격만 충족하면 필기시험 응시자격을 주고 있어 매년 지원자가 늘고 있다. 수능시험과 9급공무원 시험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때문에 필기시험과 관련된 수험서만 50여 종이 넘고 특강이나 모의고사까지 성행하는 상황이다.

'삼성고시'라는 별칭까지 생겨나자 삼성그룹은 고민에 빠졌다. 과열을 막기 위해 채용방식의 변화를 고심하고 있다. 한번에 10만 명 가까운 인원이 몰려 필기시험을 치르는 방식 대신 수시 채용을 더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그룹이 채용방식을 바꿀 경우 다른 기업들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험생들은 삼성그룹이 SSAT 응시 과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용 전형 변경을 검토 중이라는 최근 발표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영업직군에 지원한 수험생 정민지씨는 "요즘 다른 기업들도 시험 과정이 크게 차이는 없기 때문에 방식이 바뀌더라도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박정민씨는 "아무래도 요즘 취업하기가 힘들다보니 시험 방식이 바뀌면 예민해 질수밖에 없다"며 "취업난이 심해 나타나는 문제인데 크게 변화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시험은 총 2시간10분간 치러졌다. SSAT는 △언어 △수리 △추리 △직무상식 등 과목의 185문제를 130분 동안 풀어 일정 점수 이상을 얻어야 합격할 수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출제 의도를 파악하겠다는의도라고 삼성그룹 인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은 "연간 20만명 가까운 지원자가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시험을 치르는데 너무 과열된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열린 채용의 정신을 계속 유지하는 선에서 채용방식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SSAT 합격자는 오는 22일 삼성그룹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http://www.samsungcareers.com)에서 발표된다. 삼성그룹은 S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전형을 진행한 뒤 다음 달 중으로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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