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창의적 실무능력 인재, 삼성그룹만의 채용전략 차별화가 주효

[U's Line 탐사보도팀]삼성그룹의 문·사·철(文史哲) 인문계 전공자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육성한다는 이른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 계획은 삼성경제연구소(SERI)의 구상과 제안에서 출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바라본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 수급과 창의적 인재 유도 배경에는 최근 들어 모바일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부상으로 고부가·고기술이 요구되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와 웹 서비스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는 소프트웨어 전공을 기피하고 있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과제수행능력의 범용형 인재보다 고객선도제품을 창의적으로 개발하는 능력의 인재가 절실 했다는 후문이다. 쓸 만한 소프트웨어 전공자를 찾기도 어렵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 개발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의 세계시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그런 상황파악으로 국내 주요 5개 대학의 2011년 소프트웨어 관련 전공 재학생 수는 2009년에 비해 24.7%가 감소했고, 해당 분야 석·박사 출신 비중은 지난 10년간 1.8%p 증가하는 데 그쳤던 것으로 조사했다. 대학 교육은 최근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요구하는 직무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전공 교과목의 직무 매칭도는 65.7%, 이수과목에 대한 만족도가 63.5%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한국은 산업과 인재 패러다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소프트웨어 인력수급에서 질적 미스매치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009∼2011년 소프트웨어 인력 구인 대비 미충원율은 23∼26%대로 고부가·고숙련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반면, 소프트웨어 전공자 취업률은 70%, 전공 일치율은 71%로 전공자의 50% 이하만이 소프트웨어 업종에 취업하고 있는 등 중하급 인력은 과잉 공급되고 있는 실정으로 이는 고급 인재에 대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이 열악한 직무라는 기존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우수 학생 전공 기피 → 교육 부실 → 범용인재 배출 → 산업경쟁력 약화 → 직무 비전과 처우 불만족 → 전공 기피라는 인재난의 악순환 고리가 지속되고 있어 현 시점에서 인력창출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 산업에서 소프트웨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소프트웨어 기업의 비중이 1990년 17%에서 2010년 34%로 2배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확보를 위한 5대 전략으로 ① 소프트웨어 인재의 성공 비전을 제시해 우수학생을 유인 ② 창의적 실무능력 배양을 위한 교육 내실화 ③ 소프트웨어 산업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산학협력 강화 ④ 실제적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검증하도록 채용전략 차별화 ⑤ 소프트웨어 직무 특성에 적합한 HR 시스템 구축을 설정했는데 이중에서 창의적 실무능력 배양과 삼성그룹만의 채용전략 차별화에 방점이 찍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프트웨어 학과 한 교수는 “삼성그룹의 파격적인 채용전략인 문·사·철 전공출신 학생의 엔지니어화도 좋지만 창의적 인재의 소프트웨어 학과의 유도에 중장기적인 채용전략을 세우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소프트웨어 업종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사회적 프라이드, 대우 등 업무 컨디션이 잇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News in News

삼성그룹의 SCSA는 “뿌리 깊은 이공계 기피현상의 고육지책”

정보기술(IT) 인력난은 이공계 기피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90년대 말 'IT 거품'이 꺼지고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폐업을 하면서 많은 인력이 현장을 떠났다. 그런데도 더 뽑아 제낀 인력은 넘쳐 엔지니어 처우는 계속 나빠졌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왔다.

대학에서는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가 기피 대상이 됐다. 컴퓨터공학과 전자공학과 등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대학 관계들의 애를 태웠다. 2010년 서울대 전기공학부 · 컴퓨터공학부 1학년 215명 중 컴퓨터공학과를 택한 학생은 20여명에 불과했다. 재학 중 고시를 준비하거나 전공을 바꾸는 학생도 적지 않다. 올해도 4년제 대학 컴퓨터공학과 합격생이 전문대 자동차공학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6,7년 계속되다 보니 IT 인력 수요가 폭발하는 지금 "신규 인력 공급이 끊겼다"는 말이 나왔다. 소프트웨어 전공자 자체가 적은 데다 전공과 무관한 직장을 택하는 졸업생이 많으니 기업에서는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을 쳐댔다. 이 공백을 "문사철"로 불리는 인문계 학생들이 컴퓨터 학원 몇 달 다닌 실력으로 IT 기업에 입사해 메우고 왔다.

저작권자 © Usline(유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