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대학 기업면접 지난해보다 7.45% 증가 등

올해 대학 졸업을 앞둔 데이비드 촨(22)은 얼마 전 IBM에 취직했다. 그가 이력서를 보낸 곳은 고작 7군데다. 그는 "이렇게 금세 일자리를 구할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지난 2008년 졸업 후 취직도 못한 채 학자금 대출 빚에 허덕이며 고생한 형을 봐왔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대학 내에선 다시 '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몇 가지 신호와 함께 고용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중요한 단서라고 분석했다. 1일(현지시간) 전미산학협회(NACE)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대학 졸업생의 취업은 1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지난 9월에 조사된 전망치인 9.5%보다 오른 수치다.

마릴린 매키스 NACE 대표는 "아직 기업들의 고용 규모가 예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긍정적인 경제 지표와 함께 나온 이 같은 증가는 신규 졸업생들의 고용시장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 대학 곳곳 캠퍼스 리크루팅 '성황'= 이 같은 조짐은 대학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은 기업들의 면접이 지난해보다 7.45%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인턴사원이 아닌 정규직 채용을 원하는 기업 수는 9.2% 증가했다. 미국 내 대다수 기업들이 인턴십을 거친 뒤 정규직으로 채용을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다.

미국 내 12개 대학의 취업 상담 전문가들은 캠퍼스 리크루팅에 참여하는 기업 수가 올해 15~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로리다 대학은 지난 가을 캠퍼스 리크루팅에 참여한 기업이 전년도보다 15%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면접을 진행한 기업은 최근 몇 년 간 100곳 정도에서 지난해 150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대학의 자넷 글로벌 취업상담 담당은 "학교 농구장의 1층과 2층을 모두 면접 부스로 사용했는데 이런 일은 최근 몇 년 새 처음"이라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UCLA의 취업상담 대표인 캐시 심스는 "경제가 좋아질수록 대학 취업시장이 개선된다는 아주 쉬운 문제"라고 말했다.

◇ 기업들 "이젠 젊은 피 원한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은 점차 대학 졸업생 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그 동안 신입사원을 뽑지 않으면서 인력이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 아마존 애플 바클레이 등은 신규 채용을 준비 중이다. GE는 특히 올해 신규 채용을 예년의 3000~4000명에서 50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규직의 70%는 인턴사원 중에서 뽑던 것에 반해 올해 추가 채용 분 모두 인턴이 아닌 신규 졸업생으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스티브 카내일 GE 글로벌 채용 대표는 "회사 내에서 인력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파이프라인'을 새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해 256명 정도 뽑았던 인턴사원을 올해에는 4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크라이슬러는 2009년 6월 이후 정규직 4000명을 채용했으며 이 가운데 대학 신규 졸업생이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 고용지표 개선세 '뚜렷' = 고용시장 회복세는 지표로도 나타난다. 지난 2월 미국의 실업률은 8.3% 수준을 유지하면서 한 달 간 일자리가 22만7000개 늘어났다. 석 달 연속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 건 지난 2011년 초 이후 처음이다. 일자리 증가 추세도 6개월 간 지속됐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25세 이상 대학 졸업생 실업률은 4.2%였다. 보통 대졸 실업률은 고졸 실업률의 절반수준이다. 하지만 경제 침체를 거치면서 대학 졸업생들의 실업률은 5%대로 올랐었다.지난 2009년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한 학생은 전체 75% 수준이었다. 4명 중 1명은 졸업 후 '백수'로 남았단 얘기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학원 진학을 포함한 대졸 취업자가 전체 85~88%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의 90%에 근접한 수치다.

고용이 늘면서 대촐 초봉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NACE에 따르면 올해 대졸 신입 연봉은 전년도보다 4.5% 증가한 1인당 평균 4만2569달러, 우리 돈 약 48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3월 실업률은 오는 6일에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3월에도 실업률이 8.3% 수준으로 유지되고 신규고용은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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