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기획시리즈> 대학, 이제 학생에게 눈을 돌리자 - 장학금 확충위해 허리띠 졸라 메는 대학들

“예산절감을 통해 등록금 인상분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첫 사례라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대학은 학생과 대학이 소통하는 가장 이상적인 롤 모델이 될 것이다.” 지난해 대학 자체 예산을 절약해 전교생에게 1인당 20만원을 지급한 한성대 장영우 기획전략팀장의 말이다.

한성대는 2011년 등록금 인상분 2.6%에 해당하는 12억3000만원을 지난 연말 재학생들에게 ‘특별장학금’ 형태로 지급했다. 교직원 복리후생비 2800만원, 관리 운영비 3억6000만원 등 각종 경상비를 일괄적으로 절약하는 재정 효율화를 통해 등록금 인상분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돌려줄 수 있었던 것.

이창원 한성대 기획협력처장은 “이번 전교생 장학금 지급은 학교사업의 축소가 아닌 구성원들의 자구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모든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세밀하게 검토했으며 재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김태성 총학생회장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대학당국에 감사드린다”며 “적립금 사용 운영계획을 공개한 만큼 학교 측의 장학금 정책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장학금 전액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한성대는 재정 건전성 개선 방안을 한층 객관화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전략방안 용역업체 입찰을 공고, 선정하는 등 재정 효율화를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각 대학이 등록금 인하를 속속 발표하면서 예산절감 등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는 한편 장학금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등록금 5% 인하를 결정한 목원대는 예산절감과 교직원 인건비를 삭감해 재학생 복지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 135만원 수준인 1인당 학생장학금을 2015년까지 169만원으로 올리고 1인당 학생 장학금 수혜율도 23%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목원대는 일반관리비를 30%이상 절감할 계획이다. 또 교직원 급여 일부를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고 교과부 컨설팅 결과에 따라 대학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학교법인도 부동산 매각과 수익용 자산전환을 통해 연간 3억5000만원 이상의 신규 전입금 지원을 약속했다.

한남대는 현재 연간 121억5000만원인 장학금액을 2013년까지 176억5000만원으로 늘려 등록금대비 장학금 지급률을 13.8%에서 20.1%로 높일 계획이다. 장학금 확충 재원은 매년 건축기금으로 적립해온 재원을 장학금으로 전환하고 각종 경상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한남대는 “그동안 부족한 교육시설 확충을 위해 건축기금을 적립해 왔으나 교사 확보율이 100%를 달성함에 따라 향후 건축기금 적립 대신 장학금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세미나와 연수 등의 복지예산을 줄이고 업무추진비, 회의비 등 경상비를 대폭 절감해 장학금으로 돌리기로 했다. 실제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총장 판공비의 30%를 반납하고 이를 장학기금으로 쓰기로 했다.

정부의 등록금 경감대책과 등록금 인하 압박으로 지난해 4년제 사립대 중 52%인 104개 대학이 다른 용도로 책정해 놓은 적립금 6조3455억원의 10.4%인 6766억원을 장학적립금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사립대 전체 장학적립은 6637억원에서 1조3403억원으로 늘어났다. 장학적립금을 가장 많이 늘린 대학은 이화여대(1350억원)이며 홍익대(550억원) 연세대(490억원) 동덕여대(350억원) 대구대(305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경남대도 기존 장학기금 이외 ‘특별 장학기금’ 350억원을 조성하는 등 기금을 파격적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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