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대학과 기업의 코드는 상생 - 인턴제에 유턴하는 대학생들

기업의 최종목적은 이윤추구라 배웠고, 그렇게 가르쳤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어 간다. 착한 기업이, 착한 사람이 이기는 쪽으로 말이다. 최종 목적이 이윤추구인 기업은 이제 살아남지 못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윤추구가 최종목적이니 과정과 철학에서 큰 의심을 받는다. 이제 ‘함께’와 ‘같이’의 가치를 못느끼는 기업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특히 대학생이라는 경제적 약자가 소비주체이거나 그들의 활용성이 높은 기업은 더욱 곱씹어 볼 일이다. 대학과 기업을 관계를 기획특집으로 다뤄 함께하는 상생 코드를 찾아내고자 한다.<편집자>

업무는 잡지 세일즈, 무늬만 인턴 기자직

서울 소재 S대학 언론정보학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이던 윤 모씨(여·23)는 지난해 모 잡지사에서 내 건 인턴 모집에 지원했다. 인턴 기간은 6개월, 인턴 업무는 편집국 상근 기자들의 업무 서포트와 잡지사 업무 수련과정이라고만 들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 상태였다.

자신의 전공이 언론정보학이라 신문사나 잡지사 입사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과 자신의 스펙 쌓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지원을 했다. 그 후 임원 면접을 봤고 그 녀는 당당히 합격을 했다. 윤 모씨와 같이 인턴으로 선발된 학생은 5명이었다.

출근 8시, 퇴근시간은 정해진 게 없었다. 인턴 근무 첫날부터 일은 벅찼다. 인턴기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뜻 밖에도 구독자를 확대하는 부서의 지원 업무였다. 구체적으로는 구독을 중단한 예전 독자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구독할 것을 종용하는 업무였다. 윤 모씨의 구독관련 업무는 일주일이나 지속됐고, 함께 입사한 다른 동기 인턴 기자 중 2명은 일주일 만에 자취를 감췄다.

그 녀에게 두 번째로 배정된 일은 기업체 사장 인터뷰였다. 실제 인터뷰 기사작성을 해 본 경험은 많지 않았지만 인턴 후 첫 번째로 맡겨진 취재기자 영역의 일이라 성심껏 해보려 각오를 다졌다. 그 후 인터뷰할 자료라 받은 자료는 다양한 업종의 중소 기업체 리스트였다.

그 잡지사 최 모 부사장은 “이 리스트 기업체 중 사장 인터뷰 기사 게재 후 잡지 300부 이상을 사주는 기업이나 그 금액에 상응하는 광고발주가 가능한 기업을 물색해서 인터뷰 일정을 잡아보라”는 업무지시를 했다. 그 잡지가 1부당 1만원 꼴이니 300만원 정도, 혹은 300만원에 상응하는 광고와 기사를 트레이드하라는 내용이 두 번째 일이 었다.

윤 모씨는 잡지사가 영세하다는 말을 들었던 상황이라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처음에는 다들 이렇게 시작했겠지 했다고 한다. 결국 윤 모씨는 30일을 채우고 그 인턴 일을 그만뒀다. 받은 리스트 중 20여 기업체에 접근을 시도했으나 모두 거절을 당했고 심지어는 모욕적인 표현마저 들었다. 그 회사에서는 “지난 달에도 똑같은 전화가 왔었는데 이번 달에도 했느냐”며 “거기가 잡지사냐, 잡지 공장이냐”는 화난 말투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전공경험 ‘스펙 쌓기’ 역이용한 업체 활개

또 다른 사례는 한 광고 외주제작사 대학생 인턴을 한 S대학 권 모씨(남·22)는 실제 전공 경험을 쌓는다는 명분으로 회사 측에서는 인턴 근무조건을 무급으로 제안했다고 한다. 권 씨는 그래도 방송 편집실에서 직접 편집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급 근무조건을 받아 들였다. 인턴의 경험의 취지가 취업 전 실제 경험을 얼마나 누가 많이 했느냐는 것이 취업 면접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무급이라도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무급 출근이지만 방송 전공자로서 첫 출근 날은 들뜨기 까지 했다. 그러나 광고 외주제작사에서 권 모씨가 하는 일은 첫날부터 방송 기자재 옮기기, 사무실 청소 등 허드렛일만 하루 종일 했다. 이런 허드렛일은 보름이나 계속 됐다. 회사에서 지급한 'STAFF' 이라고 쓰여 있는 조끼하나 입혀주고 하는 일은 방송 전공 관련 실무 경험이 아니라 청소나 뒷정리였다. “실제 방송 편집 경험을 쌓기 위해 무급임에도 일을 했었지만 방송과 관련된 일은 배운 게 없고 하루에 많게는 15시간씩 잡다한 일을 한 적도 많았다”는 불만을 털어놨다.

결국 권 모씨는 전공 경험을 해보겠다는 순수한 생각을 뒤로 하고 광고 외주제작사의 인턴 일을 30여일 만에 그만 뒀다. 그만 두겠다는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그동안 본인 돈으로 먼저 지불했던 심부름 관련 소요경비 7만8,000원만을 받은 채 나왔다. 권 모씨는 이번 인턴으로 오히려 본인 전공에 회의를 크게 느꼈다고 밝혔다. 졸업하고 취업하는 회사들이 혹, 이런 회사 수준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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