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까지 대학별시정안 제출

[U's Line 윤태은 인턴기자]'이중성적표’에 대해 학교, 교수, 학생들의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오는 3월까지 대학별 성적처리 시정안을 제출하고 바로 반영한다는 교육부 지침이 한국대교협의회·전문대교협에 시달됨에 따라이중성적표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도 급히 달궈지고 있다.

이중성적표란 대학성적을 열람용과 제출용으로 나눠 열람용 성적은 F학점, 재수강표기, 학점표기 등이 모두 포함된 반면 제출용 성적표는 취업 시 제출하는 것으로 F학점, 재수강 표기, 학점표기 등의 항목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점을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이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학교의 성적처리가 공정해지는 것이 사회가 공정해지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이중성적표를 발급하는 것은 사회적 원칙에 어긋나고 문제가 있다는것이다.

교육부를 통해 1차로 성적자료를 제출한 236개 대학 가운데 70개 대학은 내부용 성적표와 다르게 취업 등에 불리한 F학점과 재수강이 기록되지 않은 외부용 성적표를 이중으로 발급했고 51개 대학은 F학점을 삭제한 성적표를 만들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2차 조사까지 337개 대학 중 334개 대학이 자료를 제출했다.

교육부는 지난 12월 4일 대교협과 전문대교협 관계자들을 만나 교육부의 직접적인 지침을 내리지 않고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시정 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이 내용이 미흡하거나 관련규정을 위반할 경우 조취를 취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대학가에 퍼지자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본지는 학생, 교수, 학교본부를 인터뷰해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오는 3월까지 이중성적에 대한 시정 안을 내놓아야 하는 대학들은 시정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려대 관계자는 기록은 정직하게 해야 한다며 교육철학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 이중성적으로 학점세탁 할 수 없도록 조취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재대 관계자 또한 시정을 하는 게 옳다는 입장을 밝히며 현재 시정 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대학교육협의회에서 논의 된 사항에 맞게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두 가지 입장으로 갈렸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이중성적표가 학생들의 진학이나 취업에서 오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 발급하는 것 같으나 어려운 학생들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에 찬성하기는 어렵다”라며 “실제 학생들의 이익을 위해 이중성적을 발급하는 대학이 한 대학이 아닌 대다수 대학이라면 이는 효과가 없는 행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문제는 단순히 학생들의 성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확대될 수 도 있다”며 “이중성적 발급의 묵인이 사회적으로 확대된다면 취업준비자가 이력서를 고치는 것, 국회의원 후보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숨기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대 이채언 교수는 “과거 학점을 밝힐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 성적이 공공재이지만 각자 개인이 등록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학점도 학생들의 사유재산이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의견 또한 제각각이다. 이중성적과 관련해 인터뷰한 학생 5명 중 3명의 학생은 이중성적표를 찬성했고 2명의 학생은 반대 했다.

이중성적발급에 찬성하는 K모 학생은 “어차피 주어진 학점 내에서 재수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강의를 듣다보면 정정기간이 지나고 수업이 본인과 맞지 않는 상황이 더 빈번한데 그런 경우 수업을 포기하고 F학점을 맞는 학생들이 많다”며 “단순히 이중성적을 금지시키는 것이 좋은 해결방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점 잘 받기식의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들을 강의가 좀 더 효율적으로 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돼야한다”고 덧붙였다.

학생 A모 씨는 “학점을 많이 지우고 재수강을 많이 하는 것은 동일하게 주어진 학점 내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다”며 “이 문제가 왜 공공성과 연관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E모 씨는 “F학점을 삭제하고 다른 수업을 듣는 것과 재수강 하는 것 모두 학생이 본인의 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을 투자한 것인데 이를 다 공개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F를 맞는 학생 중에는 열심히 하지 않은 학생도 있지만 건강상의 문제라든지 팀플에서 열심히 하지 않은 팀원을 만난다든지 다양한 변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재수강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취업할 때 학점이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이중성적 발급을 당장 금지 하는 것은 너무 야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중성적발급에 반대하는 학생 T모 씨는 “이중성적 발급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하며 “본인이 선택한 과목이 본인 스타일과 맞지 않고 수강정정기간이 짧았다는 이유로 이중성적을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상황이더라도 본인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돈을 더 내고 재수강 한다는 것을 허용해주면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을 지식과 교양을 쌓는 것이 아닌 학점을 얻기 위한 관문처럼만 여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학생 D모씨는 “이중성적발급은 조금 더 깊게 생각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수강과 F학점 삭제가 허용되면 여유가 되는 학생은 돈을 더 투자해서라도 F를 지우고 다른 수업을 듣거나 들었던 수업을 재수강 할 것인데 이는 대학사회의 빈부격차를 더 극대화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취업 때문에 이중성적발급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여유 있는 사람들의 배부른 소리”라고 덧붙였다.

이중성적표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나뉘는 만큼 대학별로 이중성적과 관련해 어떤 시정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중 성적증명서 발급 대학 목록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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