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손실액 증가, 정기예금 등 안정적 관리 수준으로 개정 지적

사립대 적립금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로 주식과 파생상품 투자 등 재테크를 한 대학들의 손실액이 너무 커 정기예금 등 안정적 관리 수준으로 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앙대는 100억을 투자해 무려 62%가 넘는 62억4000만원 손실액을 봤다. 반면 연세대는 적립금을 재테크해 지난해 642000만 원의 이익을 남겼다.

정진후 통합진보당 의원은 '2011년도 사립대학 적립금 투자 손실 현황 및 문제점' 자료에 따르면 42개 대학이 지난해 5241억5000만 원을 투자해 144억4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대학들은 적립금을 채무증권·지분증권·파생결합상품 등에 투자해 14곳이 이익을, 16곳은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재테크로 짭잘한 수익을 본 대학은 연세대. 1376억1000만 원을 투자해 64억2000만 원의 이익을 남겼다. 이어 홍익대 23억5000만원, 고려대 10억4000만원의 이익을 발생시켰다.

적립금으로 주식을 사들인 대학은 2009년 24곳, 2010년 34곳, 2011년 42곳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액도 2009년 124억에서 2010년 130억5000만원, 2011년 144억4000만원으로 증가 추세다.

반면 중앙대는 투자금액 100억원의 절반이 넘는 62억4000만 원을 잃었다. 대구가톨릭대는 38억8000만 원, 경남대는 32억 9000만 원을 손해 봤다. 아주대(29억 5000만 원) 서강대(25억3000만 원) 성신여대(13억 원)도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특히 중앙대의 경우 2011년도 적립금이 573억1000만 원으로, 적립금 투자 손실 금액이 10.9%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중앙대 측은 "2007년 투자한 내용이 매년 갱신되는 공시 자료에 반영시키게 되니까 계속적으로 투자 손실이 난 것처럼 보인 것" 이라고 해명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계속되는 등록금 동결·인하로 대학 재정이 힘든 상황이라 불가피하게 투자에 나선 것" 이라며 "자문을 거쳐 투자하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대학이 주식상품 투자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정진후 의원실은 "재정 확충을 명목으로 사립대 적립금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했지만 오히려 대학들은 손실을 보고 있다" 며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로 대학의 돈을 불안정한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문제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의 투자는 정기예금 등 안정적 관리가 보다 적합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 News 事說

이러한 결과는 2007년 12월, 교과부가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개정령안’의 입법을 통해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면서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변동이 심한 펀드, 주식, 파생상품 등의 투기성 투자가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수를 둔 탓이다. 힘겹게 마련한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축적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해서 손실을 봤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적립금 투자의 피해가 고스란히 대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적립금의 손실이 시설 보수 등을 통한 교육 환경 개선, 장학금, 연구비 등 재정 축소로 이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더 나아가 그 손실액을 채우기 위해 대학들은 더 높은 등록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다. 현재 대학의 재원 대부분이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결국 손해는 대학이 보고, 책임은 대학생이 져야 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7년 10월 16일 교과부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사립대학 적립금 조성 및 관리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지금의 개정안으로 적립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적립금의 투자 손실이 1/2 이상일 경우에만 평가하도록 한 것을 전부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그것은 현재 적립금 문제의 일부분에 해당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적립금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등록금 인상을 통한 과도한 적립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규제해야 한다.

2012년 현재 적립금은 13조8천억원에 달하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등록금 총액이 20조인 것을 감안해서 본다면, 얼마나 과도한 축적인 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적립금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 상황인 올해에도 대학들은 적립금을 쌓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는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적립금 축적을 방치하는 것을 넘어서, 심지어 펀드, 투기성 주식 투자를 허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적립금의 손실은 대단히 높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 돈을 주식, 펀드 투자하는 대신, 대학생들의 장학금으로 환원이나 안정적인 예금 관리 수준에서 재테크를 했다면 등록금 인상액을 줄일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

등록금 회계와 기금 회계의 분리, 유형고정자산에 대한 감각상각 제도 도입, 적립금에서 투자한 유가 증권의 시가 평가의 내용을 담은 지금의 특례 규칙 개정안만으로는 지금의 적립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적립금 운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과도한 적립금 축적을 규제하고, 투기성 주식 및 펀드에 대한 투자를 규제해야할 것이다. 2013년 등록금 책정 시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적립금 투자 손실이 등록금 인상의 요인이 되지 않도록하는 것도 또다른 등록금인상억제책이 되는 것이다.

<이경희 U's Line 미래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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