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고려대 자퇴선언 사회 큰 파장,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 일문일답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

[서의동 경향신문 논설위원]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은 “현재 학교교육이 아이들 인생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박탈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포항 강진이 발발한 세간의 관심은 지진 피해상황보다 다음날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예정대로 치러질지에 더 쏠렸다. 지진으로 다친 이들과 삶의 터전이 무너진 이재민들에겐 미안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현실은 그랬다.

대학입시는 한국사회에서 나고 자라온 아이들에게 가격표가 붙는 경매입찰과 비슷하다. 요즘은 경매를 거친 뒤에도 스펙을 쌓거나, 자격증, 공무원 시험 같은 2차, 3차 입찰을 통과해야 하지만 첫 가격이 매겨지는 대입의 중요성엔 미치지 못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삶이 보장된다’는 유일신앙이 지배하는 한국의 수능날 풍경은 해외 언론들의 조롱거리가 되곤 한다. 학벌체제는 남북분단보다 더 심각한 한국사회의 ‘기본 모순’이다.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 사무처장인 김예슬은 한때 ‘학벌트랙’에서 함께 경쟁하는 무수한 친구들을 제치고 넘어뜨린 우수한 경주마였다. 그는 그러나 어느 날 트랙의 울타리를 부수고 초원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려대 경영학과 3년생이던 그가 2010년 서울 안암동 고려대 교내 게시판에 붙인 ‘자퇴선언’은 한국 사회에 파문을 몰고 왔다.

학벌체제의 가장 큰 이벤트인 수능을 이틀 앞둔 지난 21일 김예슬을 만나 학벌트랙을 이탈한 이후의 삶에 대해 물었다.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서울 부암동 ‘라카페’에서 만난 김예슬은 “자퇴 이후 여러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배우면서 내 세계가 조금씩 넓어졌다”며 “내 안에 나도 모르거나 어쩔 수 없이 억눌러왔던, 엄청나게 큰 내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 돈을 들인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알아챈 이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기본소득 같은 최소생존비용이 제공돼 청년들이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다면 학벌체제에도 변화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예슬은 자퇴 이후 비로소 진심으로 울고 웃을 줄 알게 됐고, 그만큼 성장했다. 물론 시장가치로는 매기기 어려운 성장이겠지만. <전문은 아래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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