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294명 중 4.27% 98명, 지난해 한 명도 없어

로스쿨이 사회경험자 전문법조인 배출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철저히 외면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도 이에대한 문제점을 인식해 대안을 마련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이 사회경험자 전문법조인 배출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철저히 외면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도 이에대한 문제점을 인식해 대안을 마련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s Line 유스라인 이경희 기자] 로스쿨 도입초기 다양한 경력과 연륜, 사회경험을 가진 법조인들을 배출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크게 반영됐으나 실제 상황은 이를 철저히 외면된 것으로 확인돼 교육부도 사회경험자 로스쿨 입학자를 지난해 전수조사 했다. 재직 사회경력자 수를 확대한다는 방안마련에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재직 경력을 입학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1차적으로 대학이 결정하는 사항이고, 법전원마다 특성화 분야가 모두 다르다""다양한 사회 경력자들이 진출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고민을 지난해부터 해 온 것이 사실이나 사회경력자를 늘리는 방안을 도입해야 하는 지, 야간로스쿨 제도를 도입해 사회경력자 전문법조인을 늘리는 것이 타당한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공식화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로스쿨 15년간 30대 이상은 4%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년간 전체 입학생 2294명 가운데 30세 이상 입학생은 고작 98명으로, 4.27%에 불과했다. 올해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 중 30세 이상 합격자 역시 5명이었고 지난해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 중 대다수가 20대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첫 신입생 모집때는 30대가 그래도 13.3%(20)를 차지했다. 201011%(17), 20117.1%(11) 등 합격자가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20124.6%(7), 20131.3%(2)로 줄었다. 2014년 소폭증가해 6.5%(10), 2015년 이후에는 계속 한 자릿수 합격률을 보였다. 20152.6%(4), 20162.6%(4), 20172%(3), 20184%(6), 20192%(3), 20200.6%(1), 20213.3%(5), 20220%(0), 20233.3%(5)이었다.

연세대 로스쿨의 경우 29세 이상 입학생은 201816(입학생 대비 12.4%) 201911(8.3%) 202011(8.7%) 20219(7.1%) 20222(1.6%) 20238(6.5%)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로스쿨은 20189(7.1%) 20199(7.3%) 20202(1.7%) 202112(9.7%) 202212(9.8%) 202310(8.1%)이었다.

로스쿨의 당초 도입 취지는 다양한 경력과 연륜, 사회경험을 가진 법조인들을 배출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대 로스쿨의 진입 장벽은 사회 경험을 갖춘 지원자에게 가장 높았다.

전주혜 의원은 로스쿨 도입 취지와 달리 입학전형 시 사회 경력과 같은 정성평가 비중이 줄어들어 어린 학생들에게 유리한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 경험을 쌓은 3040 직장인들에게도 로스쿨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 로스쿨 관계자는 신입생을 선발할 때 연령을 고려하지는 않는다다만 지원자도 합격자도 20대가 월등히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9년 도입된 로스쿨 제도는 2017년 폐지된 사법시험을 대체하는 유일한 법조인 양성제도다. 다양한 배경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입학 공정성 논란, 고액 등록금 등으로 '금수저 전형', '현대판 음서제'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26(학생구성의 다양성)"법전원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입학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입학생 가운데 법학 외의 분야 학사를 3분의 1 이상 뽑도록 했으나 '사회 경력자'를 얼마만큼 뽑아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2022학년도 합격자발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합격자 중 2325세가 44.21%로 가장 많았고, 2628세는 36.74%, 293111.25%였다또한 2022학년도 2월 대학 졸업예정자가 과반(51.26%)을 넘겨 대학졸업과 동시에 로스쿨진학이 관례화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시 일부부활'을 언급해 논란이 재점화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일 당시 '국립 방송통신 로스쿨 특별법안'을 발의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방통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대한 관심을 일으켰다. 생계문제로 직장을 관둘 수 없던 직장인들도 로스쿨 진학을 통해 법조인 꿈을 이룰 수 있어서다.

C로펌 A모 현직 변호사는 "로스쿨 진학생은 부모의 지원을 받는 20대가 주가 되고 있다사회경험이 겸비된 법조인 배출은 외면된 채 오히려 사법시험체제보다 훨씬 균질화된, 대치동 강남 8학군 출신 소위 SKY대학 문과 출신들 법관으로 꽉 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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