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직무 일치시, 의약-교육-공학계열 순으로 임금 높아
한국 불일치율 OECD 29개 국가중 두 번 째로 높아
지방 < 수도권 < 상위10개 대학 순으로 전공-직무일치 높아

전공과 직무 일치 경우가 불일치 보다 임금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치시 임금수준이 높은 계열로는 의학-교육-공학 순으로 조사됐다. 
전공과 직무 일치 경우가 불일치 보다 임금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치시 임금수준이 높은 계열로는 의학-교육-공학 순으로 조사됐다. 

■ 전공-직무 불일치 시, 예체능 계열 임금격차가 가장 컸다. 

[U's Line 유스라인 이경희 기자] 대학 전공과 매칭되는 직무자가 임금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전공과 직무 미스매칭은 자신의 적성을 무시한 채 대학 타이틀위주 진로를 결정하는 대학서열화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전공 매칭 경우가 고(高)임금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보고는 처음이다.   

26일 국민연금공단 연금포럼은 대학 졸업자의 대학 전공계열별 전공·직무 불일치와 노동시장 성과’(안준홍) 보고서는 한국고용정보원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20072019) 자료를 활용해 대학 전공·직무 일치여부와 평균임금을 비교분석한 결과 대체로 전공과 직무가 같을 경우 임금이 높았다.

다만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예체능은 전공과 다른 직무를 할 때 임금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전공으로 취업하려는 경우가 임금수준이 높지 않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인문과학 사회과학 교육 공학 자연과학 의약 예체능 7가지 전공계열별로 전공과 직무간 일치여부(일치·비일치·보통)에 따른 임금수준을 분석했다. 분석대상은 4년제대 졸업자이면서 임금근로자로 제한했다. 실질임금을 기준으로 했고, 임금수준은 취업초기 임금이다.

7가지 전공계열과 3가지 일치도를 조합한 21개 집단중 임금이 가장 높은 집단은 전공과 직무가 일치하는 의약계열 전공자로 조사됐다. 이어 의약전공과 보통’, ‘교육전공과 일치’, ‘공학전공과 일치순으로 확인됐다. 의예, 교육, 공학, 사회과학 졸업자 평균임금은 전공과 직무가 일치할 때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공이 예체능인 경우 전공과 직무간 일치여부와 상관없이 임금수준이 가장 낮았다. ‘예체능 전공과 보통일 때 임금이 가장 낮았고, ‘예체능 전공과 일치’, ‘예체능 전공과 불일치가 뒤를 이었다. ‘인문과학 전공과 일치의 경우 인문과학 전공과 보통보다 임금이 약 2.3%포인트 낮았고, ‘인문과학 전공과 불일치와 비교하면 1.8%포인트 낮았다. ‘자연과학 전공과 일치자연과학 전공과 보통보다 임금이 3.7%포인트, ‘자연과학 전공과 불일치보다는 2.1%포인트 낮았다.

이 같은 임금수준 결과에는 전공 계열별 평균임금 차이가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계열별 평균임금은 2019년기준 의약이 2888700원으로 가장 높았고, 공학이 2639100, 사회과학이 2472900, 자연과학이 2397100, 인문과학이 2355800, 교육이 2353900, 예체능은 2103500원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전공과 일치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노동시장 생산성 측면에서 중요하다면서도 인문과학, 자연과학, 예체능 계열의 경우는 전공과 다른 직무를 수행하는 영역에서 실질임금이 상승할 확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 노동생산성이 상승하면 고령화시대에도 청년층의 일자리가 잠식되지 않고, 이는 연금재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공불일치는 OECD 29개국가 중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전공불일치는 OECD 29개국가 중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 전공 불일치가 한국 직장인 임금에 미치는 영향 -4.1%

한편, 한국은행도 보고서 경제연구에서 한국 직장인이 대학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취업하는 전공 불일치비율은 5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국가 중에서 인도네시아(54.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39.6%)보다 훨씬 높은 불일치 비율이다.

전공 불일치가 한국 직장인의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4.1%(11)를 기록했다. 전공불일치비율 1%포인트 상승시 임금이 4.1% 감소한다는 뜻인데 OECD 평균치 -2.6%2배 정도 임금손실이 많다전공 불일치 비용이 야기하는 생산성 손실은 201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0.97%로 조사대상 24개국 중 영국, 에스토니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불황기에는 전공과 직무간 불일치 정도가 더 확대되면서 지속적인 임금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불황기에 졸업한 대학생의 경우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실질임금은 직장경력 0~1년에 8.3% 감소한 후 2~3년에는 7.0% 줄어 감소폭이 축소됐다. 2005년 불황기의 경우 실질임금은 직장경력 0~1년에 -9.2%, 2~3년에 -8.6% 였고, 2009년에는 0~1년에 -9.4%, 2~3-7.0%로 추정돼 1998년 불황기에 비해 다소 큰 모습이다.

보고서는 불황기에 전공 불일치 정도가 확대되는 것은 한국의 높은 교육열로 대학 진학률은 높으나 일자리가 부족한 불황기에 전공관련 업무능력을 쌓기 어려워지면서 더 나은 일자리로의 이동이 제약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게다가 전공불일치가 불황기라는 요인보다 임금손실에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 경력이 01년인 근로자의 임금은 20098.3% 감소했는데, 연구 모형을 통해 전공 불일치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2.9% 줄어드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전공 불일치 비율이 낮아지면 불황기라 하더라도 임금손실은 적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방대 보다는 수도권 대학이, 수도권 대학 보다는 서울 상위 10개 대학의 전공-직무간 일치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방대 보다는 수도권 대학이, 수도권 대학 보다는 서울 상위 10개 대학의 전공-직무간 일치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 지방 < 수도권 < 서울상위 10개 대학 순으로 전공-직무일치 높아  

4년제 대학의 경우, 상위 10위권 대학의 전공일치 취업률은 77.2%, 수도권 대학은 74.8%, 지방대학은 72.7%로 대학 서열에 따라 전공일치 취업률에 차이가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인환 U's Line(유스라인) 미래교육정책연구소장은 "한국의 전공 불일치는 자신이 하고픈 일보다도 대학간판으로 기준해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전공 불일치의 시작이 된다"며 또한 "입학시와 취업시에 각종 정원규제로 인한 학과간 정원조정 경직성, 학과별 취업정보 부족, 전공 선택 시기 획일성 등이 얹혀져 전공불일치가 고착화 된 구조를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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