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50명 채용 서울대, 올해 50명 선발 1/5 수준
지방국립대 매년 서울소재 병원 취업률 늘어...서울 '빅5 병원' 역대 최고의 경쟁률

[U's Line 유스라인 이경희 기자]확실한 취업보장으로 우수 인재유치 프리미엄이 있는 간호대학에 낯선 취업 찬바람이 거세다. 서울대병원은 6월 상반기 신규 간호사 채용에서 최근 5년간 가장 적은 50명을 채용했다. 2018년에 450명을 선발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확실한 취업보장일은 고되지만 연봉이 쎄다는 메리트가 급격히 줄어든 채용규모로 온데간데 사라졌다. 좀처럼 찬바람이 불지 않는 간호계에 뭔 일이 있었던 것일까? 주범은 코로나19’이다. 2020~2020년까지 코로나19로 국내 모든 대형병원들은 비상체제로 운영됐다. 몰려드는 코로나19 환자로 간호사를 입도선매할 수 밖에 형편에 놓였다.

3년간 계획에 없던 인원을 대거 채용한 상태다. '5 병원'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대학병원들은 상·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한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5 병원포함해 대학병원에서 채용인원을 크게 줄였다.

서울대병원
6월 상반기 신규 간호사 채용을 최근 5년간 가장 적은 인원 50명을 채용했다. 서울대병원은 201845020193802020378명을 신규 채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이었던 2021284, 2022250명을 채용했다. 올해 채용인원은 적게 채용했다는 2022년과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이다.

연세의료원
세브란스(신촌강남세브란스병원 통합채용으로 선발하는 연세의료원은 지난 5월 상반기 채용을 마쳤다. 그동안 연세의료원은 2018600여명 2019년에는 2020년 개원을 앞둔 용인세브란스와는 별도로 0000(1천명 단위) 인원을 채용했다. 202069820217232022927명을 채용했다. 2023320명을 뽑았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강남세브란스 등을 통합해 채용하는 연세의료원이 2020년에 0000명(주황박스) 4자리수 채용공고를 냈다. 코로나 19가 막 시작하는 시기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강남세브란스 등을 통합해 채용하는 연세의료원이 2020년에 0000명(주황박스) 4자리수 채용공고를 냈다. 코로나 19가 막 시작하는 시기다.  

건국대·경희대 병원

건국대병원은 2022000(수백 명 단위) 인원을 채용했다. 올해에는 대폭 줄여 00(몇 십단위)을 채용했다. 경희대병원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00명 단위로 채용했다.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대비 신규 채용인원을 10~15% 줄였다. 삼성서울병원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채용했다.

간호대생이 희망하는 대학병원 취업이 올 하반기에는 더욱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반기 채용인원이 크게 줄어 성적이나 토익점수가 높은 취준생들이 자연스럽게 하반기에 몰리면 서류에서부터도 탈락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간호대학 졸업예정자 A씨는 5 병원 등 대학병원이 채용인원을 크게 줄이면서 평소 합격했을 성적인 경우도 불합격했다. 성적이 양호한 지원자들도 상당수가 불합격하는 상황이라 올해 함께 졸업하는 동기들 모두 불안해 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취업난을 부추기는 국내 간호계 취약 실태

간호대학 출신자들의 취업희망은 주요 대학병원·유명 종합병원들이다. 3교대(·야간)로 일 힘들 건 마찬가지인데 주요 대학병원·유명 종합병원들과 지역병원간 급여차가 너무 크고, 복지처우에서도 격차가 크기 때문에 일반병원에 종사하는 간호사들의 퇴직률은 어느 업종보다 높다. 2021년 기준 간호사 면허등록자 458000여명 중에서 활동 간호사는 24만 명으로 52.5%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간호사직종은 일은 고되지만 연봉이 타 업종에 비해 좋다는 메리트가 있긴 하나 빅5 대학병원, 대형종합병원 등에 국한된 조건이다. 근무가 고되고 박봉에 시달리는 경우 재직년수가 4년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직종은 일은 고되지만 연봉이 타 업종에 비해 좋다는 메리트가 있긴 하나 빅5 대학병원, 대형종합병원 등에 국한된 조건이다. 근무가 고되고 박봉에 시달리는 경우 재직년수가 4년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교육부는 입학정원 확대로 퇴직자를 커버하려고 한다. 현행 의료법시행규칙상 법정기준을 맞추려면 2035년까지 간호사 184000명 부족하며, 부족한 인원을 모두 채우려면 2031년까지 매년 약 5000명씩 정원을 늘려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건복지부-교육부는 간호 인력부족을 이유로 간호대 입학정원을 지난 2019년부터 매년 500~700명씩 늘려왔다. 201017578명이던 입학정원은 201221812201523621201723843202026301명으로 늘었다. 2024년 입학정원은 3만명에 이르게 됐다.

2023학년도 기준 4년제대학 간호학과 정원은 1703, 전문대는 12084명으로 총 22787명이다. 이번 입학정원 확대로 정원은 23512명으로 늘어나는데 여기에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 졸업자 대상는 정원 외 특별전형인원도 약 6000명까지 계산하면 전체 정원은 총 3만명 규모로 늘어난다. 보건복지부-교육부는 간호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해 앞으로 정원확대가 불가필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유출 간호사들의 취업이민

미국 간호사 국가시험원 자료 분석결과 2022년에 미국 간호사 면허시험에 응시한 한국인수가 1,816명에 달했다. 코로나19 비상체제로 정확한 수치확인이 어려운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서도 2019834명의 두 배가 넘는다.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의 응시자수가 1,758명으로 벌써 지난해 한 해 응시자 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 통계는 첫 응시자만 집계하기 때문에 두 차례 이상 시험 응시자까지 합쳐지면 응시자는 훨씬 많을 걸로 추정된다.

해외유출의 주요원인은 국내에선 업무과다에다가 처우열악으로 꼽힌다. 실제 해외로 나가 일하는 간호사들은 한국에서는 간호사 1명당 환자를 20명씩 담당할 때도 있는데 호주에선 4명만 돌본다고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3교대인데도 연장근로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반면 미국에서는 노동강도가 절반에 불과하다고 얘기도 들린다. 그럼에도 평균연봉을 따져봤을 때 미국에서 일하는 게 2~4배 정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간호사 해외 유출속도가 매년 빨라지는 걸로 분석된다.

여기에 '태움' 등 병원내 엄격한 조직문화도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대형 병원은 신규 채용을 열어 부족한 간호사를 채운다고 하지만 중소병원에선 갈수록 간호인력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으로 전망된다. 정년퇴직한 60대 간호사를 다시 채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간호사 한 명당 환자수를 줄이는 등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일각에선 간호사 인력확대가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를 줄이지 못하면 인력 확대가 사실상 유지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지난 2019년기준 간호사 이직률은 15.2%나 된다. 대한간호협회는 신규 간호사 14.5%가 입사 후 1년도 안 돼 현장을 떠난다는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국립대 병원은 더 심각하다. 2년 내 이직하거나 퇴사하는 비율이 평균 60%에 달한다.

간호사 취업도 '수도권 쏠림 현상'...지역대 간호대 정원 늘려봐야 '허탕'    

전체 병상의 41%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현재 9개 거점국립대학병원이 수도권에 분원을 추가로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수도권 의료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대학 간호대학 출신자들의 서울수도권 취업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국립경상대 간호대학의 서울 취업률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립경상대 간호대학의 서울 취업률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역대학의 주변의료기관의 근무조건과 비슷해도 급여와 복지에서 워낙 큰 차이가 나다보니 서울행 취업은 지역대학 간호대학 졸업예정자들에게는 꿈이 되고 있다. 지역대학의 간호대학에 입학정원을 늘려도 간호사들이 수도권으로 쏠리면 지역에서 양성해 모두 서울로 올려보내는 꼴이다. 

이 같은 수도권 쏠림현상은 서울소재 '빅5 병원'을 비롯해 대형종합병원으로 입사지원서가 몰리다보니 타 의료기관은 간호사를 못 구해서 난리이고, '빅5 병원'은 지원자가 넘쳐서 난리다. 특히, 코로나19로 대형병원들이 비상체제에서 간호사 신규채용을 대거 늘리면서 2023년부터 신규채용은 급격히 줄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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