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3>
지방대학 ‘수도권대 쏠림’ 대성통곡…교육청, 수도권대학 초청 매년 ‘대입설명회’,
중·고교 ‘삶과 교육’ 교양수업 개설…지방대 올해 ‘최악 미달’예고, 교육청 역할필요

▲왼쪽 상단 전북교육청 고려대-연세대 입시설명회, 하단 대전교육청, 서울권 주요대학 수시설명회, 오른쪽 상단 대구시교육청, 서울 주요대학 입시설명회, 하단 충북교육청 성균관대 입시설명회 모습이다. 지역대학은 인재유출로 존폐위기에 처했는데도 지방교육청은 수도권대학 대입설명회, 서울권대학 학생부작성요령 교사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너무도 모순이며 자기부정 짓이라는 평을 할 수 밖에 없다. 
▲왼쪽 상단 전북교육청 고려대-연세대 입시설명회, 하단 대전교육청, 서울권 주요대학 수시설명회, 오른쪽 상단 대구시교육청, 서울 주요대학 입시설명회, 하단 충북교육청 성균관대 입시설명회 모습이다. 지역대학은 인재유출로 존폐위기에 처했는데도 지방교육청은 수도권대학 대입설명회, 서울권대학 학생부작성요령 교사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너무도 모순이며 자기부정 짓이라는 평을 할 수 밖에 없다. 

서울권 대학 진학증가에 자화자찬수도권대 학생부작성요령 교사연수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편집국장] 충남교육청은 김지철 교육감이 부임한 2014, 2015학년도부터 서울권 대학진학이 꾸준히 늘어 20204417명에서 2021년에는 한 해에 397명이나 증가해 5114명으로 늘었다. 이 배경에 대해 충남교육청 연구정보원 진로진학부 관계자는 취합이 되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에 실제는 합격자가 더 많다교육청이 입시제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학생·학부모 맞춤형 진학상담과 진학교육에 역점을 둔 결과라고 자화자찬 했다.

광주시교육청에선 광주지역 교사대상 대입지도 교육 '빛고을 플랫폼' 대학컨설팅사업을 2019년부터 진행해 왔다. 서울지역 교육전문가, 현직 대학입학사정관, 파견교사, 교과전문가 등 역량있는 전문가들로 구성해 적지않은 강사료가 지출됐다. 광주시교육청에서 서울지역 교육전문가를 별도로 초빙한 것은 서울권 대학 진학정보가 지역 입시전문가들보다 훨씬 실전적이고, 대학이 원하는 사항을 더 상세히 알고 있다는 판단에 이뤄졌다. 주로 성적우수자 학생부기록 방법에 대해 코칭을 받는다. 1명이라도 더 수도권대학에 진학시키려는 게 지방교육청의 의무 아닌 의무가 돼 버린 지 오래다.

이렇게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수년 전부터 매년 대학별 수시·정시모집을 앞두고 서울 대형 대입 사설학원을 방물케 하는 대규모 대입설명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전국 시·도교육청은 전국 고등학생 진학에 직접적인 행정감독기관이지만 입시합격 여부까지 행정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지 않다. 반면, 수 년전부터 지방대학에게는 학교존폐를 좌우할 정원충원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방대학만의 노력으로 극복될 사안이 아니다. 구조적 문제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방대학 정원미달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란 무엇일까. 대학서열화 학령인구감소 양질의 일자리 수도권 편중 지역 산업인프라 부족 지역대학-지방교육청의 지역인재유치 위한 방안부족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여타의 구조적인 문제는 몰라도 지역대학-지방교육청 지역인재 유치만큼은 노력여하에 따라 가능한 경우다.

수도권-비수도권 대비 경쟁률 3배차학생수 줄수록 격차 심해져

심각성은 지방대학의 정원미달이 매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3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대간 경쟁률 격차가 최근 3년중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무려 서울·수도권대의 평균 경쟁률은 16.851, 비수도권대 평균 경쟁률은 5.721로 서울·수도권 경쟁률이 비수도권보다 2.94배 높게 나타났다. 2021학년도에는 서울·수도권대가 14.671, 비수도권대 5.6712.59, 2022학년도에는 서울·수도권 16.011, 비수도권대 6.0412.65배로 격차가 벌어지더니, 결국 올해 2023학년도는 3배에 육박하는 2.94배로 늘어났다.

서울·수도권대와 비수도권대간 격차도 격차이지만 비수도권대 평균 경쟁률이 5.721로 미달 수준을 기록했다는데 심각성이 더 해진다. 수시모집에는 1명 수험생이 6곳 대학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61 미만은 사실상 미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수험생 감소로 2024학년도 수도권과 지방대학 간 양극화 현상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2024학년도에는 입학가능인원이 37만명으로 줄어 비수도권대로서는 '최악 경쟁률'이 우려된다고 말한다. 서울·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률 격차가 최대로 벌어진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한 발 더 나가면 비수도권 정원미달이 더 심각해진다는 예상이다.

서울·수도권대에 지원이 몰리는 현상은 수험생수가 줄어들수록 더욱 심해진다. 학령인구감소 그래프가 갈수록 가팔라지면서 대학 입학인원은 2022학년도 428000명에서 2024학년도 37만명으로 줄어 2년만에 무려 14%나 급격히 줄었다. 이경희 건강한 입시연구소 부소장은 수시모집에서 수도권소재 대학으로 소신·상향 지원하는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어 양극화 현상도 덩달아 더 뚜렷해 질 것으로 보인다비수도권대는 학교존립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1~2등급에서 3~4등급 수도권지원확산강원권, 수도권지원 1위

특히, 수 년전부터 비수도권대 정원미달을 가속화 시키는 불길한 요소가 등장했다. 그동안 대체적으로 1~2등급 수험생들이 수도권대학을 지원했다면 지난해부터 3~4등급 학생들 지원이 뚜렷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각 권역별로 수도권 지원을 선호도를 알아보면 14개 비수도권 시·도 지역 중에서 강원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진학 희망률이 47.9%로 가장 높다. 제주가 47.2%로 뒤를 이었다.

반면, 부산지역 학생들의 경우 수도권 진학 희망률이 비수도권 중 가장 낮았지만, 202022.9%에서 올해 30.4%2년 만에 1.3배 가량 뛰어 수도권대학 지원이 확대되는 추세다. 나머지 권역도 수도권대학으로 진학하려는 경향이 마찬가지로 증가세 있다. <아래 표- 참조>

그러나 이 같은 지방대학의 심각한 정원 충원상황에서도 서울시 및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교육청을 제외한 14곳 시·도 지방교육청은 서울·수도권대학 대입정보를 서울지역 진학컨설팅 전문가를 초빙해 친절히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부분 지방교육청 관계자들은 대입의 비중이 중·고교 생활에서 워낙 크다보니 학생과 학부모 편의를 위해 하지 않을 수 없다슬픈 현실이지만 서울·수도권대학 진학률이 교육감 행정지도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교육청들은 일선 학교의 진로·진학지도에 도움을 주고, 학생부 종합전형 역량을 높인다는 취지로 대입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주장하지만 설명회 프로그램을 보면 애초 취지와 달리 수도권 명문대 진학에 맞춰져 입시성과를 높이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험생들의 다양한 미래진로와 자기주도적 전공확인 등 청소년들에게 해줘야 조언이 하나, 둘이 아닌 중요한 시점이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발 벗고 나서서 학벌주의와 대학서열화를 조장하는 행사를할 뿐만 아니라, 지방교육청 관내 지역대학들은 정원미달에 대학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수도권대학 유명 입시전문가를 공적비용으로 초빙해 수도권대학 합격요령을 고교단위로 와서 청취를 하고 있다. 서울권 명문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입시전문가들은 수도권 주요대학 입학사정관, 대입전문가가 여러 명 참석한다.

3 담임교사, 지역대학 결정했다해도 서울권대학 대입상담 권유

심지어 고3 담임교사들은 서울권 대학 합격가능성이 있는 학생의 학부모에게 지방교육청 개최 대입설명회에 참석해서 서울권 대학 대입상담을 받아보라는 전화까지 한다. 담임교사의 전화를 받은 A학부모는 아들과는 지역 K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를 목표로 잡은 상태에서 서울권 대학 상담을 받아보라는 담임교사의 권유는 입시계획을 혼란스럽게 만든 부분이 있었다담임교사이니까 반 학생들 대입에 적극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상세한 서울권 대학 입시정보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재차 상담 받아보라는 권유를 할 때는 솔직히 서울권 대학에 편향돼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방교육청에서는 고교교사 대상으로 서울권 명문대 지원 성적우수자 생활기록부 적는 방법 등을 가르쳐주는 연수를 실시하기도 한다. 당연히 서울권 명문대 입학사정관 출신자 수 명이 비싼 강사료를 받고 지도를 한다. 자기부정인 지 알면서도 학부모들의 입시에 대한 지대한 관심 때문인지, 혹은 차기 교육감선거를 염두에 둔 입시 성적결과 때문인지 심각한 자기부정이 일어나고 있지만 수도권대학의 위세가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대입설명회, 교사대상 생활기록부작성연수는 더 성대히 개최되고 있다.

교육청의 지나치게 디테일한 입시컨설팅 행사는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려 자기 자리를 잃어버려 학원화 되는 모습에서 방황하는 공교육의 대의와 전인교육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입시경쟁을 부추기는데 매년 6~7천여만원 혈세를 수년 째 붓고 있다. 교육청이 수요자 맞춤형 대입 진학상담성적우수자 수도권대학 진학가이드에 초점이 맞춰진 대입관련 행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교육청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각 교육청마다 교육목표가 있다. 창의적 교육, 학생중심 교육, 미래인재 양성, 학생의 꿈을 지원 등이 내거는 목표에 단골로 채택된 단어들이다. 이들 단어의 공통점은 학생들의 자율의지를 존중하겠다는 의미들이 내포돼 있다. 각 교육감들은 전임 대학총장들이거나 교사출신이다. 그 가운데에는 진보교육 전교조 출신도 전·현직 교육감에 있지만 이들 교육청의 서울권대학 진학강조 대입설명회, 교사연수는 한 치도 다들 바가 없다. 대입 앞에선 진보도, 보수도 기···명문대학으로 결론이 난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고교 후마니타스 칼리지교양수업 개설

학생들의 꿈, 학생들의 자율적 의지 실현은 대학 서열주의가 정답이 아니라는 교육가치의 진정한 의미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교육청의 제한된 에너지와 재원이 학벌주의 조장에 쓰여져서는 매우 곤란하다. 아무리 명문대학 합격자 수가 교육감의 교육성과를 품평하는 세태와 여론이 대세일지라도 교육청이 망국적 학벌조장, 정원미달로 지역대학 존폐위기에서도 서울권 대학 합격자 다수 배출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만 하는 자기부정의 굴레를 이제는 벗어버려야 한다. 전국 시·도 교육청 모두 대입설명회 개최를 더 이상은 하지 말자. 학부모들에게 대입설명회를 더 이상 개최하지 않는 이유도 떳떳하게 설명해야 한다.

앞으로 교육청은 학생들의 입시에 쏟은 유한ㆍ무한의 가치를 학생들의 인성, 창의력 제고, 글로벌 능력을 키우는데 투자해 대학이 기득권 편입의 도구로 쓰여지기 보다 자신의 삶의 방향을 구체화 하는 과정으로 쓰여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를 바란다.

또한, 지방교육청은 대입이라는 막강한 주제 앞에서, 대입이라는 무시무시한 주제 앞에서 취해야 할 부가적인 스탠스는 '대학(大學)'이라는 주제를 학부모, 학생들과 어떻게 자녀의 발전적인 주제로, 인간성숙의 모멘텀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학관(觀)을 견지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시간을 의무적으로 만들 필요가 절실하다. 대학’ 혹은 '배움'과 인간 삶과의 동반자적 관계, ‘배움에서 확인하는 노력하는 삶의 의미, 아름다운 인생과 교육, 배움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토론할 인문·교양수업 시간을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의결해 공통토론수업으로 마련하기를 바란다같은 주제의 학부모 대상 인문·교양수업은 지역대학에서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경희대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인 후마니타스 칼리지’(교양대학)를 중·고교에서도 개설하자는 제안이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수업, 중·고교 개설하자"
   
'삶에서의 대학', '아름다운 인생과 배움' 등에 대해 토론 
 

학부모 대상 '대학과 삶'의 강좌는 지역대학에서 담당 

경희대의 인문학 강화 및 전인교육 지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교양교육의 기본 목표를 바탕에 깔고 그것의 궁극적 목표를 북극성으로 삼아 다음의 다섯 층위에서 후마니타스 교양교육의 지향점들을 설정한다.

1. 인간, 사회, 자연, 역사에 대한 다각적 이해방식들을 폭넓게 접할 수 있게 하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포함한 여러 학문 분야들을 관심대상, 접근법, 사유원칙들을 기본의 수준에서 이해하게 하는 교육,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어 대학에서 자유롭고 창조적인 탐구활동과 정신 가꾸기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의 지향

2. 온갖 정보와 지식, 상충하는 진리 주장들, 상이한 가치관, 경쟁적 주장과 의견 등을 이성적으로 검토하여 오류와 편견을 가려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중요한 문제들을 찾아내며 합리적 설명, 타당한 주장, 설득력 있는 해석을 추구할 능력을 길러주고 과학적 사고습관과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하는 교육의 지향

경희대의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한국 대학의 최고 교양대학으로 평가를 받는다. 경희대 학풍과 잘 부합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사고와 철학, 윤리, 인간의 본질적인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된다. 
경희대의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한국 대학의 최고 교양대학으로 평가를 받는다. 경희대 학풍과 잘 부합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사고와 철학, 윤리, 인간의 본질적인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된다. 

3. 성찰의 능력과 습관을 길러주고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알게 하는 교육, 사적 이익과 공적 이익을 분별할 힘을 키워주며 자신이 사는 사회의 민주적 원칙들을 지키고 발전시킬 시민적 역량들을 터득하게 하는 교육, 계층과 신분, 종교, 지역, 성차 등의 벽을 넘어 타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해하는 능력, 선의와 배려와 공감의 공동체적 가치들을 체득하게 하고 사회봉사의 정신을 길러주는 교육의 지향

4. 유연한 상상력, 열린 정신, 지구사회적 마음가짐으로 두려움 없이 변화와 위기에 대응하고 문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할 힘을 길러주는 교육,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세계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과 서로 다른 역사적 경험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 인류 공통의 관심사를 인지함과 동시에 국적, 인종, 집단의 울타리를 넘어 지구사회 공통의 문제들을 풀어갈 세계 시민적 역량을 길러 주는 교육의 지향

5. 사건, 현장, 상징, 텍스트를 정확히 읽고 의미와 해석을 구성해내는 능력, 문서 생산력, 아름다운 것을 인지하고 평가하는 심미적 교감과 표현의 능력, 예술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예술적 창조성을 존중하는 능력, 기억할 것을 기억하고 사회의 역사적 경험들을 공유하며 좋은 이야기의 사회적 유통을 촉진할 소통과 전달의 능력, 새로운 기술매체들을 유효하게 사용할 문화적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의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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