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연구자들 1998~2000년 수능점수 5개그룹(아래 참조) 대학 구분
“4차 산업혁명 시대 요구능력, 대학서열과 일치하지 않을 확률 커졌다”

대학서열에 따라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요인은 대기업 입사여부에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대 정문
대학서열에 따라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요인은 대기업 입사여부에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대 정문

[U's Line 유스라인 기획특집팀] 1998~20003개년 대학·학과별 수능점수 자료를 기준한 대학서열에 따라 최대 50%까지 임금격차가 벌어진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자료를 기준해 전국 143개 대학을 A~E그룹 5개로 구분했다. 그러나 20여년 전 대학·학과별 수능점수 자료를 기준했기 때문에 대학서열이 현재와 다를 수는 있다.

대학·학과별 수능점수 기준을 1998~2000년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1980년대 초반 출생자에게 국한한 통계일 수 있다고 전제했다. 한편, 기존 연구에서는 학력 및 학벌의 노동시장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주로 임금 및 취업률의 두 가지 지표를 활용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임금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12일 한국경제학회 학술지 경제학연구 20232호에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과 서울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이지영 씨가 함께 작성한 논문 대학서열과 생애임금격차를 살펴보면, 대학서열 최상위그룹 졸업자들은 최하위그룹 졸업자들보다 평생 24.6% 많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노동패널 1998~2017년 자료를 이용해 출신 대학별로 생애임금을 추적한 결과값이다.

대학서열 측정이 가능한 4년제 대학 졸업자들만을 분석대상에 포함했다. 대학원 졸업자는 제외했고, 나이는 대학 졸업후 취업할 가능성이 있는 연령인 25세를 기점으로 하고 통상적 퇴직연령인 60세를 1년 앞둔 59세를 종점으로 해 25~59세의 연령대로 국한했다. 표본기간은 19982017년의 20년으로 총 1,243명에 표본수는 9,084개이다.

연구에 따르면, 서울대 등 최상위그룹(A그룹) 대학 졸업자들은 입사 시기인 25~29세부터 최하위 그룹 졸업자보다 24.61% 많은 임금을 받기 시작했다. 30~34세엔 33.64%, 35~39세엔 45.94%로 차이가 벌어지고 40~44세 구간에서 50.53%라는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그러나 50대 이후엔 10% 미만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두 번째 상위그룹(B그룹)도 이와 패턴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들은 25~29세 때 9.53%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40~44세 때 39.65%로 최대 격차를 기록한 후 50대 이후 격차가 많이 축소됐다. 55세 이후엔 오히려 역전현상도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대학그룹에 따라 일자리의 형태도 상이하게 나타났다. 근속연수, 대기업 종사 확률, 임금근로자로 일할 확률 등을 살펴본 결과 상위그룹일수록 대기업에 입사해 임금근로자로 일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0세 이후에는 조기은퇴 등으로 대기업 종사확률이 낮아지고, 임금격차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해당 임금의 변화는 일자리 특징과 관련이 깊다고 풀이했다. , 상위 대학 그룹일수록 처음에 대기업에 진입하기 쉽기 때문에 대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근속연수를 안정적으로 쌓아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고, 다른 그룹에 비해 임금격차가 커지는 결과를 낳은 것이라 해석했다.

다시 말해, 같은 근속기간이더라도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보다 임금상승이 더 빨라 임금격차가 더 벌어졌고, 4549세에 들어서면 대기업에서 퇴직이 본격화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퇴직한 근로자가 중소기업으로 가거나 비임금근로자로 전환하면서 상위 대학서열 그룹의 임금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개인능력과 대학학벌이 격차에 미치는 정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하는 한편, 한국의 노동시장 효율성 정도와 임금격차, 퇴직 이후의 임금 격차 감소현상, 전공서열에 따른 임금격차 등과 같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한계를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대학서열 그룹을 A~E그룹으로 구분했다. 최상위그룹인 A그룹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이화여대 등 16개 대학, B그룹은 건국대·경북대·경희대·공주교대·동국대·부산대 등 16개 대학, C그룹은 가톨릭대·경희대(수원캠광운대·국민대·단국대·덕성여대 33개 대학, D그룹은 강남대·경상대·계명대·공주대·금오공대·동명정보대 29개 대학, E그룹은 강릉대·군산대·남서울대 ·대구대·동국대(경주캠목포대 49개 대학으로 구분됐다.

논문은 A그룹 대학 졸업자와 다른 그룹 대학 졸업자의 연령대별 임금격차를 %로 환산해 분석했다. 그 결과 A그룹 졸업자들은 40~44세 때 E그룹 졸업자들보다 50.5%의 임금을 더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40~44세의 경우 A그룹 졸업자는 D그룹 졸업자보다 39.7%의 임금을 더 받았고, C그룹 졸업자보다는 27.8%, B그룹 졸업자보다는 12.8%의 임금을 각각 더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45~49세가 되면 A그룹 졸업자와 E그룹 졸업자의 임금격차는 33.2%로 줄어들고, 50~54세에는 9.9%, 55~59세에는 1.1%까지 줄어들었다.

논문 연구자는 "퇴직이 본격화되는 45~49세 구간에는 A그룹 졸업자가 대기업에 종사할 확률과 임금근로자일 확률이 급락한다""많은 사람이 퇴직 후 중소기업 근로자나 비임금근로자로 전환하는 것이 A그룹의 임금하락 현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대학서열에 따른 임금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상위그룹 졸업자들이 대기업에 많이 취업하고 대기업일수록 장기근속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증가폭이 높아 상위그룹 종사자들의 임금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인환 U’s Line부설 미래교육정책연구소장은 사교육 등 과도한 입시경쟁이 발생하는 이유가 그대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경쟁이 더 치열한 의··한 계열과 대비하면 격차는 훨씬 더 벌어진다.”결국, 경쟁이 치열한 대학·전공이 임금이 높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김 소장은 임금 높은 회사·직업이 개인의 만족도와 비례하지 않는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능력은 수능성적대로 기준하는 대학서열과 일치하지 않을 확률은 훨씬 커졌다학교에서 자기주도적 적성발견,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공감소통능력, 디지털문해력, 협업능력, 자기주도적학습능력 등을 키우는데 초점이 맞춰진다면 현재와 같은 대학서열중심 사회는 급격히 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제시했다.

김 소 장은 사이버대학을 지원하는 인원이 증가하는 만큼 일반 오프라인대학 지원인원이 줄고 있는 것이 대학 변화의 단적인 사례이며, 사이버대학의 입학인원 증가는 대학스펙 대신 자격증시대로 옮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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