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조정 사업 아니냐" 했던 교수단체들의 지적, 대학가 대체로 동의
대학가 "혁신재정능력 부족한 곳을 줘야되는 거 아니냐?" 반발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오전 글로컬대학 1차 지정대학을 정부서울종합청사에서 발표했다. 발표이후 대학가는 "그런 혁신기획서가 나오게 된 그 지역대학 절실함, 그 지역대학만의 주변여건을  심사위원들이 어찌 알겠냐"면서 대면평가가 끝나자마자  진중한 대학현장실사, 숙고과정이 생략된 듯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오전 글로컬대학 1차 지정대학을 정부서울종합청사에서 발표했다. 발표이후 대학가는 "그런 혁신기획서가 나오게 된 그 지역대학 절실함, 그 지역대학만의 주변여건을 심사위원들이 어찌 알겠냐"면서 대면평가가 끝나자마자 진중한 대학현장실사, 숙고과정이 생략된 듯하다"고 지적했다.

글로컬대학 1차 지정, 국공립대 63% 사립대 37%…신청은 26곳 대 64곳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글로컬대학은 위기의 비수도권 지역대학을 살린다는 취지였지만 1차 예비지정 결과는 국·공립대 편중이 도드라졌다. 지역대학 중 재정자립도나 충원율에서 곤란한 처지에 놓인 경우의 대부분은 사립대들인 것은 감안하면 대학가에서 "국립대주도 대학구조조정에 불과할 것"이라는 불길한 우려가 맞았다는 지적이 이구동성으로 나온다.

대구경북소재 K대 관계자는 "지정된 사립대 7곳중 5곳이 의과대학 소유, 1곳은 국내굴지 대기업 학교법인이다. 학교재정이 부실한 대학은 혁신능력이 없기에 철저히 배제한 듯한 인상마저 감출 수 없다"며 "혁신성 평가가 아니라 마치 옛날 새 학년초에 제출한 가정환경통신문을 보고  결정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20일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안배보다 혁신성을 우선순위에 뒀다고 지정기준을 설명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취지와 비견했을 때, 적절하지 못했다는 반응들이다.

충남소재 C대학 관계자는 "한국 어떤 대학이 무엇을 하더라도 혁신성이 부과되지 않고서 일을 풀어갈 대학이 어디있겠느냐"며 "혁신보다 지역대학 전체가 총체적인 문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현실에서 당연히 지역안배에 무게를 두고 지역에서 그 대학이 차지하는 의미, 선정에 따른 지역의 파급효과 등등을 우선 고려했어야 했던 것이 사업성격에 훨씬 가깝다"는 주장을 폈다.

대학가는166곳 중 108곳이 예비지정을 신청한 부분은 한국 대학이 얼마나 재정적 곤란함에 처해 있는 줄을 알게 하는 대목이라고 제기한다. 우선, 일반 국립대와 사립대는 거의 다 지원했다고 보면 맞다. 대구경북소재 K대학 관계자는 "한국 대학 전체가 재정적으로 어렵고, 학교의 미래비전 창출에 국가 재정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대학사회는 항변한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전체가 유기적으로 엮여져 부족한 대학도 살릴 수 있을 때, 건강한 대학생태계가 보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립대 7곳중 5곳 의과대학 보유대학...혁신재정능력 없는 곳에 기회줬어야 

그러다보니 대전·대구·세종·제주 지역은 모두 탈락하는 봉변을 당했다. 특히, 대구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시범지역임에도 신청대학 6(4)이 모두 전멸했다. 게다가 대구지역 대학들과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껄끄러운 관계라는 확인되지 소문이 이번 대구지역의 전멸 결과로 이어진 장관의 뒤끝(?) 작렬 아니냐는 비화도 불그러진다.

충청지역 교수연대회는 글로컬대학 30에 대해서도 "각 광역시도별로 거점국립대학과 함께 고작 2~3개의 대학을 선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나머지 대학들은 무차별적인 구조조정과 정리의 길로 몰아넣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청지역 교수연대회는 글로컬대학 30에 대해서도 "각 광역시도별로 거점국립대학과 함께 고작 2~3개의 대학을 선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나머지 대학들은 무차별적인 구조조정과 정리의 길로 몰아넣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시가 바쁜데 혁신모델 언제 나와? 설령 나와도 예산있어야 따라하지..."

대전소재 H대학 관계자는 "혁신이나 변화는 혁신기획서에 있는 그대로 실행하지는 못한다. 하다보면 일부 빠지고, 새롭게 추가가 되기도 하고 그럴진대 5장짜리 혁신기획서에 면접 몇 마디에 모든 심사의 잣대를 맞췄다는 것은 무리수"라고 언급했다. B대학 관계자는 "혁신은 평소에 꾸준히 하는 것이지 날잡아 하는 행위가 아니다. 날잡아 바꿔보려는 혁신적 행위 대표적인 것이 무당굿 밖에 없다혁신을 단행한 후 결과가 바로나오지도 않는다."고 제기했다.

한마디로 대학가에서는 "5장짜리 혁신기획서, 몇 분간의 대면평가로 결정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예비지정신청서를 낸 대학의 대면평가가 끝난지 얼마 안 돼 20일 발표가 단행됐다. 혁신기획서의 올바른 심사가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한다.  

한편, 본지의 교육부 글로컬대학 사업의 지속적인 비판은 글로컬대학 사업을 교육부가 악의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한 한국의 지역대학들은 많이 힘들고 곧 달 떨어지는 밤을 맞는다. 배도 많이 고프다. 이 같은 현실에서 길잡이가 이 산이 아닌가벼~”한다면 목적지까지의 도달은 불가능하다. 전쟁터에서 상황파악을 못한 리더는 대원들을 모두 잃을 수 있다.   

본지는 교육부에게 글로컬대학 사업성과를 낼수 있는 세 번째 제안을 한다. 앞으로 2~3년이내에 학교별 난제타개 혁신방안을 비수도권 대학들 누구나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출자격이나 시간제한을 둬서도 안 된다. 전체 구성원이 창출한 혁신안이면 더욱 훌륭하다. 혁신안을 사업추진위원회에서 평가심사해 사업내용 추진에 부합하는 지원금을 30곳 학교당 1000억원을 배분해주기 보다 300곳 대학에 100억원을 혁신방안 추진예산으로 투여한다면 보다 현실적이고, 전 구성원의 동참, 심사숙고한 짜임새 있는 혁신안 도출가능성이 배가 될 것이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나온 혁신기획서 5장으로 대학의 명운, 국가미래비전 솔루션으로 판단한다는 자체가 코미디다

"살생부가 별 건가요? 누가 죽는 줄 알면서도 ..." 

글로컬대학 사업이 대학구조조정 정책에 가깝다”, '글로컬대학은 비수도권대학 살생부 노릇을 할 것이라는 대학사회의 지적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줄곧 서양속담에 밀물은 모든 배를 끌어올린다는 말이 있다. 글로컬대학은 지방대 생존·발전을 위한 선도모델을 만드는 프로젝트이지 결코 살생부가 아니다."라고 줄곧 반박해왔다. 문제는 그 밀물이 언제 들어와 모든 배를 끌어올리느냐는 것이다. 언제쯤이나 대학혁신모델이 나올 것이냐, 설령 나온다하더라도 혁신선도모델을 벤치마킹하는데에는 필요한 재정마련은 한국의 비수도권대학에게는 먼 이야기다이렇듯 이주호장관이 부표논리로써 작금의 한국대학 처방이 가능하다고 우겼을 때, 정체도 없고,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글로컬대학사업은 허상이라고 제기한 바 있다.

교육부장관은 이제라도 지역대학의 민심탐방 배낭을 메고 로컬대학 50’을 바로 떠나보기 바란다. 현재 대한민국 교육부장관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일이다. 가장 중요한 교육의 미래가 결정되는 시간이다. 대학사회에서는 이번 클로컬대학사업이 살생부일 것이라고 우려한다. 살생부는 죽음을 당할 자의 명단이다. 그러나 누구를 지금 구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급한 상황인 것을 알고도 그대로 방치한다면 그 또한 피 비린내나는 살생부 역할을 한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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