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30'사업은 금광채굴사업이 됐고, 대학통합은 건설현장 준공일이 돼버렸다."

지난 5월10일 부산교대는 '통합전제 글로컬대학30'사업 의견수렴을 한다는 문자를 12시쯤에 보낸후 7시간뒤에 의견수렴이 다 됐으니  대학홈페이지에 들어가 참고하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77년된 부산교대 통합은 7시간만에 끝난셈이 됐다. 
지난 5월10일 부산교대는 '통합전제 글로컬대학30'사업 의견수렴을 한다는 문자를 12시쯤에 보낸후 7시간뒤에 의견수렴이 다 됐으니  대학홈페이지에 들어가 참고하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77년된 부산교대 통합은 7시간만에 끝난셈이 됐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부산교대는 정보전산원 발신으로 지난 51012시쯤 부산대와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참여 의견수렴에 참여하라는 휴대폰 문자를 부산교대 전 구성원에게 발송했다. 그러곤 약 7시간후이다.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참여 의견수렴 결과가 홈페이지에 공지됐으니 참조하라는 문자가 기획처 발신으로 날라왔다. 77년 역사의 부산교대와 부산대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참여 의견수렴은 고작 7시간만에 끝났다.

그러나 7시간 내 끝난 의견수렴 투표에는 정작 이 나라 초등교육의 미래 주인공인 학생들 의견은 쏙 빠졌다. 학생들 97.73%(1420)글로컬대학사업참여 투표에 보이콧을 했기 때문이다. 구성원 의견수렴 없이 통합을 전제로 밀어부치는 글로컬대학사업참여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일관된 입장이다. 투표에 참여한 일부 학생 2.27%(33)에서도 20(60.61%)이 반대표를 던졌다. 대학본부측의 7시간만의 의견수렴 종료 문자에서 학생들의 투표 보이콧 이유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듯 했다. 

대학통합, 예정된 건설현장 준공일인가요?

부산교대는 장차 초등학교 교사로, 또다른 학생을 가르치게 될 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가 그렇게도 힘들었는지, 도대체 학생들의 주장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들은 첫 째, '학내 구성원들과 협의없는 일방적 추진'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다. 학생들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으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학생들이 무조건 반대만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이라고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교대의 앞날에 왜 걱정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이것은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은다

7시간만에 의견수렴을 끝내고 대학홈페이지에 공지한 결과 표.
7시간만에 의견수렴을 끝내고 대학홈페이지에 공지한 결과 표.

이어, '교대가 처한 문제를 경제논리로 풀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일관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초등교육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국가에서 교육대학을 육성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고 반문한다. 통합하면 교대를 키워준다고 할 정도로 교육대학이 국가정책에서 흥정과 정략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는다. 통합되면 교대의 환경은 더 좋아진다고 말하지만, 교대로 있을 때와 여러 단과대 중 하나의 단과대로 존재할 때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청년 교대생이라면 상기와 같은 주장은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 투표 보이콧, 교수회의장 출입을 가로막은 교대생들에게 철딱서니 없는 xx”라는 수식어를 붙여 논의와 고뇌를 더는 못하게 만드는, 철저히 의견수렴을 주장하는 학생들을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 세력으로 만든다. 교육부는 316일에 글로컬대학 사업발표를 하고 5월에 통합을 마무리지으라고 닦달을 해왔다. 2개월여 만에 77년된 대학통합을 끝내라는 교육부 채근에서 공사납기 건설현장 냄새가 풍긴다.

글로컬대학 30’을 금광채굴사업으로 만든 교육부

부산교대, 부산대는 1946년 개교, 77년 역사의 갑장(甲長) 대학이다. 결코 짧지 않은 역사다. 부산대에서 4월 21일 부산교대에 보낸 글로컬대학 사업 공동참여 제안공문 답변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어서 답변을 주라고 교육부장관이 양교 총장과 3자 회동까지 할 생각이었다. 이 같이 볼쌍 사납고, 천박스러운 대학통합 장면을 지성의 전당에서 펼쳐지게 만든 주범은 단연 교육부다.

지난 316일 교육부는 학령인구감소, 산업구조 급변 등에 대학이 유연하게 대응해 자율적으로 과감한 대전환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의 글로컬대학을 육성한다면서 말도 안 되는 혁신기획서 제출마감 일정을 5월말로 잡아 놨다. 사업발표 이후 주어진 시간은 2개월간이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금광 채굴사업처럼 변질시켰다. 한국 대학들이 가장 약한 재정부분을 파고 들어야 글로컬대학 30’을 통해 통합대학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글로컬대학 30’사업을 추진하는 교육부가 잊은 게 있다. 5장의 혁신기획서의 변별력은 없다시피 한다. 대학마다 고뇌한 혁신성에는 상대비교가 있을 수 없다. 게다가 한국의 대학은 매우 배고프다는 것이다. 예비지정 6월과 본지정 발표 10월 두 번 발표를 겪고나면 부산교대생들이 교육문제를 무절제한 경제논리로 접근한다는 지적이 분명 떠오를 게다.

아직, 부산교대-부산대의 내부적 통합합의가 끝나지 않았다. 예비지정에 든 대학은 본지정까지 남은 3개월간 학내 구성원의 통합동의서를 이끌어내야 한다. 아마 부산교대 입장에서도 통합과정 중 가장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살려야 할 비수도권대학이 30곳 밖에 되지 않는 이유가 뭐냐"

대학평의회의에서 보내온 부산대와 통합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공동참여사업 교수회의가 열리던 17일 오후, 부산교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운동장 시위는 임시 학생총회를 열어 글로컬대학 참여중단을 요구했다. 학교측의 학생의견 배제를 규탄한 이들은 앞으로 수업까지 거부하고 "통합 결사 반대"에 나섰다.

비대위는 절차적 문제점을 제기하며, 통합이 확정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방인성 부산교대 비대위원장은 "대학간 통합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학생과 제대로 된 소통없이 문자 투표로 정하는 게 과연 맞느냐"라며 "학생총회 결정대로 22일부터 과별 릴레이 휴업에 돌입하겠다"라고 말했다.

세간에서는 벌써부터 '글로컬대학 30'사업 목숨줄 이야기가 나돌아 다닌다. 빠르면 총선 이후에, 늦어도 내년쯤엔 '글로컬대학 30'사업을 더 유지할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로인한 정책적 파행은 정부가 부담지기에는 버거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같은 진단의 핵심에는 "살려야 할 비수도권대학이 30곳 밖에 되지 않는 이유가 뭐냐", "글로컬대학과 선정되지 않은 우리 대학과의 차이가 뭔 지 교육부장관을 해명하라"며 법적소송도 불사한 대학들도 여기저기서 튀어나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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