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당 국립대 1곳 시드배정 기정사실화, 사립대 10대 1 경쟁 치열
교수연대회의 “지역대학 위기타파는커녕 지역대학 경쟁력강화도 못할 것”

7개 교수단체가 모인 교수연대회의가 19일 국회소통관에서 "전국의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생들이 몰리는 극소수 대학만 남기는 방식은 행정 편의주의"라고 글로컬대학 사업을 비판하는기자회견을 가졌다. 
7개 교수단체가 모인 교수연대회의가 19일 국회소통관에서 "전국의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생들이 몰리는 극소수 대학만 남기는 방식은 행정 편의주의"라고 글로컬대학 사업을 비판하는기자회견을 가졌다. 

'글로컬대학' 30개 이외대학 부실대학 이미지 우려 

[U's Line 유스라인 이경희 기자] "지역별로 1곳 대학은 국·공립대 글로컬대학지정이 기정사실화로 알려진 가운데 대학가에서는 많은 사립대가 한정된 지정대학을 두고 출혈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고, ‘글로컬대학에서 탈락하면 대학 이미지나 지정대학 대비 열악한 재정투여로 발전가능성 또한 낮게 평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역별 2곳 정도 지정대학 선정이 지역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학혁신을 이끌어 낸다는 '글로컬대학 30' 취지가 오히려 '부실대학' 이미지가 덧씌워져 학생충원이 더 곤란해질 것이라는 교수연대회의 지적이 현실화되고 있다.

충남권 C대학 기획처 관계자는 "지역별로 국·공립대가 1개씩 지정시드를 받으면, 80%를 차지하는 사립대(2023년 4월 현재) 국내 비수도권 대학 수는 모두 273개다. 대략 10대 1 경쟁을 뚫어야만 지정된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 보다 어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러다보니 글로컬대학 도전 포기하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사실상 도전포기 대학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 대학을 표본삼아 글로컬대학 30'사업에 참여여부를 물은 결과, 충청권 39개 대학 중 응답한 19개 대학에서 9개 대학만이 참여하겠다고 밝혀 현재까지(4월 14일 기준)는 23%정도, 대략 4개 대학 중 1개 대학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참여하겠다는 9개 대학중에서도 8개 대학이 참여는 하지만 선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참여하겠다는 대학 9개 대학은 모두 사립대 4년제나 전문대학들이다.

충청권역 39개 대학대상으로 '글로컬대학 30'사업 응모참여여부를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단비뉴스'에서 조사했다. 39개 대학중 9개만이 참여한다고 밝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대학은 아예 참여를 안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지역대학 위기를 살린다는 글로컬대학 취지는 사라지고, 30개 비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 정도 취지가 돼 버렸다 . (응모 참여여부데이터제공 : 단비뉴스)
충청권역 39개 대학대상으로 '글로컬대학 30'사업 응모참여여부를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단비뉴스'에서 조사했다. 39개 대학중 9개만이 참여한다고 밝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대학은 아예 참여를 안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지역대학 위기를 살린다는 글로컬대학 취지는 사라지고, 30개 비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 정도 취지가 돼 버렸다 . (응모 참여여부데이터제공 : 단비뉴스)

탈락우려 아예 응모 기피로 이어져...통폐합 가능 국립대로 기운 운동장 

한편,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20개 대학 가운데 15곳 대학이 사립대(4년제·전문대)이어서 글로컬대학 30'에 도전하지 않는 충청지역 대학은 더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전망은 충북 제천소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에서 발간하는 <단비뉴스>가 4월 3~14일까지(11일간) 충남·북소재 총 39개 대학을 대상으로 글로컬대학 30사업에 대해 물은 결과다.

지역 사립대들의 우려는 교육부의 선정기준이다. 교육부는 혁신성을 선정기준의 핵심으로 제시했고, 특히 대학간 통합 학사제도 유연화 지자체 및 산업계와 협력강화 등을 혁신의 예시로 제시했다. ‘대학간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지역 산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대학일수록 글로컬대학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학간 통합을 선정기준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J대학교 기획팀 관계자는 국립대학들은 서로 통합 등 함께 협의해 나갈 방향을 찾기가 용이하다. 반면, 사립대는 통폐합 논의 등을 모색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가가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국립대의 통합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재단이 서로 다른 사립대는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어려워 통합논의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30개 대학 살리자고 300개 대학 죽이냐"...대학 선정 뒤 후폭풍 우려

또 다른 선정기준인 산업계와 협력강화도 불공평하다. 지역에 좋은 기업이 있어야 산학협력을 할 텐데, 양질의 기업체가 많은 지역에는 주로 지역거점국립대가 위치한다. 예를들어 세명대관계자는 충주와 청주 등에는 산업체나 기관들이 많아 산학협력 차원에서 대학이 도모할 혁신의 폭이 넓다. 이에 비해 세명대소재 제천은 충북에서도 외진 곳이고 양호한 기업체가 많지 않다고 불평했다.

글로컬대학 발표 직후부터 우려와 비판이 지적되고 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7개 교수단체로 구성된 공공적 고등교육정책을 요구하는 전국교수연대회의는 지난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글로컬대학 사업이 사회적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명환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서울대 영문학과 교수)은 학생이 몰리는 극소수 대학만 지원하는 정책이 글로컬대학 30'이다. 지역소멸과 지역대학 위기를 타파하기는커녕 존립하는 지역대학들의 경쟁력도 강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의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생들이 몰리는 극소수 대학만 남기는 행정 편의주의 방식"이라고 글로컬대학 사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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