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의견 대학 “고등교육 안정적 재정지원책 마련에 골똘해야…”
찬성의견 대학 “좋은 시설, 저렴한 가격, 넓은 주차장 갖추면…”
교육부, 대학내 설치가능 업종확대…국토부와 협의, 하반기 방안발표
미래교육정책硏 “중장기 고등교육 재정안 마련되면 괜한 정책 필요없어”

교육부가 하반기부터 대학캠퍼스에 스크린골프장, 대형카페 등 설치업종을 확대해 교육부대수입을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학사회 반응은 호불호가 갈린다. 대학이 대학앞 상권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를 만드는 것은 대학 스스에 매우 안 좋은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건국대앞 상권 
교육부가 하반기부터 대학캠퍼스에 스크린골프장, 대형카페 등 설치업종을 확대해 교육부대수입을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학사회 반응은 호불호가 갈린다. 대학이 대학앞 상권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를 만드는 것은 대학 스스에 매우 안 좋은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건국대앞 상권 

학관계자 실효성 있는 정책 맞냐본지 질의해 와

[U's Line 유스라인 기획취재팀]교육부가 대학 규제개혁 일환으로 대학 캠퍼스내 유치할 수 있는 편익 시설의 업종과 규모를 확대해 교육부대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추진한다는 계획에 대해 본지 U’s Line(유스라인)은 긴급히 대학사회 의견과 반응을 물었다. 이유는 이 같은 교육부 계획이 알려지자 대학관계자가 본지에 실효성 있는 정책이냐등 여러 사항을 물어왔기 때문이다.

무작위로 대학관계자 45(전국 단위)에게 의견을 물었다. 결론은 대략 부정적 60%, 긍정적 40%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의견을 낸 그룹은 재정확대 기여에 실효성 미비 대학캠퍼스 시설 상업화 만연 ·장기적·안정적이지 못한 교육부의 대학 재정확충 발상 등을 거론했다.

대학들은 교육부가 대학재정 어려움을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등록금 이외 부대수입을 올리도록 하겠다며 캠퍼스설치 업종완화 추진은 언 발에 오줌누기식이라며 대학의 재정확대는 교육과 연구에 쓰여 국가의 현재와 미래 기반을 이루는 행위로써 국가예산 배정에 어떤 항목보다 우선 지원해 안정적 기반을 갖추는 게 순서라고 호소했다.

재학생 설치는 외부인용, 소비는 학생 불 보듯

충청권 C대학 관계자는 대학내 시설을 이용해 부대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완화 자체로는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이 같은 부대수입추가로 현재 대학 재정상황이 개선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교육부가 대학의 심각한 재정상황 해소에 이같은 수준의 부대수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소재 H대학 재학생 K(23)외부인을 위한 카페가 들어서면 학교가 건물계약보증금과 임대료를 받고 학생들이 소비자가 될 것이 뻔 하다학생들 등록금이 대학 운영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학교재정 확대마저도 학생 주머니에서 늘려지게 되는 것이냐며 실효적이지 못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K씨는 우리 대학은 지대가 높아 대형 식당·카페를 오픈해봐야 외부인이 찾아오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사과정 대학원생은 과거 학교자체 카페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지만 비싼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들어와 학생 부담도 커졌다상업시설은 결국 학생 돈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학 측은 임대료 수익을 올려 학생에게 재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학생의 비용부담이 올라가는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수익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교육부의 기획발상이 터무니 없다는 부정적 반응이 있는 반면, 한 푼이라도 아쉬운 대학현실에서 도움이 되면 해야 한다는 반응으로 갈려 불협화음을 예고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경남 Y대학 입장은 달랐다.

Y대학, “골프연습장, 카페 최고시설, 가격 비교적 저렴승산

Y대학 관계자는 학교별로 각자 실정에 맞게 업종을 선택할 수 있다면, 캠퍼스 환경을 헤치지 않으면서 일정 부대수입을 올릴 수 있고, 대학과 지역주민들과 교감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대학 관계자는 실내·외 골프연습장과 카페를 최고 시설로, 가격은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대학 이외에도 캠퍼스가 큰 지방대들 특성상 실외 골프연습장 설치를 희망하는 대학이 다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내 골프연습장 정도는 검토 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교육부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어서 국토교통부와 협의중이다. 하반기쯤 방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대수입 전체수입 4.6%재정도움 미지수

본지 취재결과 전국 4년제 사립대 192곳의 2021년 교육부대수입은 85793400만원으로, 대학 전체수입의 4.6%에 그쳤다. 또한, 학생들의 수업과 교수들의 연구공간인 캠퍼스에 연중 외부인들이 골프를 치러, 차를 마시러 등등 캠퍼스에 자동차가 들락날락 한다면 면학 분위기가 해치고 있다는 불만이 학생들로부터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소비업종 말고도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등과 연계해 산학협력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를 캠퍼스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협의하겠다"고 말하면서 대학 필요시설 설치도 부대수입으로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어 교육부 관계자는 유흥시설이나 위험시설을 제외한 웬만한 시설은 대학이 판단해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다는 입장이라면서 지난 몇 개월간 국토부와 협의를 해왔으며 구체적인 방안을 하반기에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돈도 안 되면서 학교앞 상권과 경쟁? 구설수

대학 관계자는 수입구조의 절반 이상(53.5%)을 차지하는 등록금 수입이 늘어나지 않고서는 대학의 재정난은 해결하기 어렵다편익시설을 늘리더라도 대학의 재정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정통한 방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환 U’s Line부설 미래교육정책연구소장은 교육부대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다. 다만, 한국에서 고등교육이 가진 의미와 중차대함을 고려한다면 교육부가 내놓은 캠퍼스 내 설치가능 시설 확대로 교육부대수입을 올리게끔 한다는 이 시점에서의 교육부 추진계획 발표는 어딘가 모르게 궁색하다. 안정적인 중장기적 재정지원안 마련되면 괜한 정책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대학은 그 지역의 기반이며 문화의 중심이다. 대학교 앞 상권 업종과 경쟁한다는 구설수가 나오면 대학에게는 매우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 기획취재팀 : 박동출/이경희/문유숙/정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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