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수익률 –96.5% 등 10곳 대학중 6곳 손실
재학생 "대학이 낸 돈 아니라고 함부로..." 격앙
도종환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 시급”

"투자손실 클수록 학생들 낸 등록금 피해 커지는 꼴" 

[U's Line 유스라인 이경희 기자] 사립대가 적립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10곳중 6곳이 손실을 봤고,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심지어는 거의 전액을 손해 본 대학들도 확인돼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사립대들이 무리한 투자로 재정악화가 더 심각해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큰 손해를 키우지 않도록 투자적정조건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제기돼도 마련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적립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립대학들의 손실 총액은 183억 원으로 나타났다. 금융 전문가들은 지난해 자본시장 상황의 악화가 수익률을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투자한 대학 10곳 중 6곳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나 투자대학중 60%가 손실을 봤다는 계산이다. 영남대는 수익률이 96.5%에 달해 투자원금을 거의 잃고 말았다. 영남대 연간 등록금 기준으로 75명에게 1년간 전액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는 액수가 사라졌다.

영남대 재학생  "손실 잦은 대학, 투자규모 제도적 줄여가도록 해야"  

영남대 재학생 이○○(25)대학이 낸 돈 아니라고 함부로 투자하지 않고서야 투자액을 어떻게 다 날릴 수가 있냐면서 전년도 투자액 수익률로 기준해 투자액 규모를 정하는 방법을 적용해 손실이 자꾸 나는 대학은 투자규모를 제도적으로 줄여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경남대 64.5%, 경동대 -53%는 수익률이 -50%를 넘어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5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4년제 사립대학 적립금 금융상품 투자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립금을 사용해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립대학은 42, 이 중 60%에 해당하는 25곳이 마니어스 수익률을 보였다. 25곳 대학의 손실액은 270억 원에 달했으나 플러스 수익률을 본 대학과 합쳐 42곳 대학의 전체 손익을 따져보니 무려 183억 원 손실을 봤다.

대학의 금융상품 투자 규모는 최근 3년 동안 늘었지만 지난해 자본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수익률이 급락했다. 201913,495억 원이었던 투자금액은 202014,301억 원, 지난해 14,642억 원으로 늘었다. 반면 수익률은 20190.9%에서 20202.5%으로 늘었지만 지난해엔 -1.3%으로 떨어졌다.

다만, 투자원금은 2021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지난해 31일의 금융상품 투자 금액이고, 평가액은 올해 228일 기준액이라 두 시점 사이에 발생한 채권의 배당 수익 등은 수익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투자로 인한 이자 수익 등으로 52억원을 수취했는데 올해 228일 기준 평가액에는 반영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대교협, "투자적립금 한도 50, 75%로 늘려달라" 재정열악 대학 요구 무조건 수용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국회 교육위원회에 증권 취득한도를 적립금 75%까지 상향해달라고 건의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대학들은 적립금의 최대 50%까지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재정부족을 겪는 대학들은 적립금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를 더 늘려달라는 입장이지만, 섣불리 규제를 완화했다가 대학들의 손실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도종환 의원은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대학의 손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교육부와 대교협은 대학 재정확보를 위한 노력과 함께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 역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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