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재해’ 외면, 엉뚱한 기업관련 중대재해 대학 적용 서둘러
20대 넷 중 한명 '위험한 수준 우울'…심한 우울은 30대 2배
이른바 ‘고등학교 4·5학년’ 20~21학번 “집에서 나홀로, 번아웃”

대학생 청년들의 '코로나블루'가 위험수이라는 경고다. 집단정신적 재해이다. 전문가들은 최소 대학생 40%가 코로나 블루에 따른 우울증,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과 연관성이 높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학 포함을 강행했다. 정책 현실성 면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대학은 산적한 현안으로 부담스럽다며 예외를 요청했으나 초중고교만 적용을 제외 시켰다.
대학생 청년들의 '코로나블루'가 위험수이라는 경고다. 집단정신적 재해이다. 전문가들은 최소 대학생 40%가 코로나 블루에 따른 우울증,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과 연관성이 높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학 포함을 강행했다. 정책 현실성 면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대학은 산적한 현안으로 부담스럽다며 예외를 요청했으나 초중고교만 적용을 제외 시켰다.

기업연관 높은 중대재해처벌법 굳이 대학 포함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오는 127일부터 대학에 중대재해처벌법시행이 적용된다. 중대재해사고가 발생할 경우, 위법사항이 있다면 경영책임자에게 그 책임에 따른 처벌을 강력하게 적용해 예방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 법 취지다. 적용대상이 주로 기업이 예상되는데, 굳이 대학을 포함시켰다.

대학가에서는 기업에 주로 적용될 산업재해처벌법을 대학에까지 무리하게 적용했다는 불만과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실정에서 중대재해법까지 얹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동일한 학교기관인 초··고교가 법적용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대학가의 불만은 클수 밖에 없다. ··고교 교원권익단체인 한국교총에서 상급기관의 관리 감독지시를 받아 사실상 사업 선택권이 없는 학교와 학교장의 처벌만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유권해석으로 받아들여 져 법적용을 피했다.

서울소재 S대 총장은 산업재해 및 시설안전 관리에 대해 특별한 지식이 없는 총장, 법인이사장에게 나름 전문분야인 안전에 대한 많은 책임을 부과하는 건 학교공간이라는 특수성을 견줘 볼 때, 재해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불특정 예상으로 무차별적, 획일적 적용을 했다이에 대비하는 전문능력 조직을 꾸리려면 전문가 배치, 지속적인 교육 등이 필요한데 대학에 현안이 산재한 상황에서 버거운 일이 또 얹혀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기소재 K대 총장은 우리 대학은 내년에 여러 학교공사가 예정돼 있는데, 오는 1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 지도 모르겠고, 안 그래도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실정이라며 중대재해법까지 적용되면 대학으로서는 직접적이지 않는 분야에 비용부담이 또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대학들, 울며겨자먹기 '중대재해처벌법' 준비

어쨌든, 내년 127일부터 적용을 하다보니 대학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준비에 서두르고 있다. 경희대는 학내 준법감사원들이 교무위원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한 교육을 시행 고려대는 안전보건관리계획을 심의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연구실안전관리위원회 등 법정위원회를 비롯해 학내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위한 자체적 위원회인 캠퍼스안전위원회 등을 구성 서울대·중앙대는 총장직속 태스크포스(TF)팀 신설 법안 검토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서둘러 TF팀 구성 준비중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간한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집에서는 경영책임자는 학교의 급이나 설립 주체에 따라 달라진다고 적시돼 있다. 국립학교는 총장 또는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 공립학교는 관할 교육감’, 사립학교는 학교법인 이사장을 최고경영자로 유권해석해 중대재해의 책임자가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와 시민재해로 구분되며 법이 시행되면 대학에서 캠퍼스내 건축물 공사중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해 교직원과 공무원이 업무중 사망이나 중증 장애를 입으면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형이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코로나19를 포함해 폭넓은 재해·안전 개념을 서둘러 정착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곧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물리적인 재해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유발시킨 정신건강 위험에다 대학생 청년들 취업난과 섞여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심리지원정책, 지역사회 정신건강관리의 정책이 훨씬 더 시급하다고 제기한다.

한국 우울수준, OECD국가중 1위...불안지수 4위   

코로나블루 우울증과 자해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A씨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출처 : 한겨레21)
우울증, 자해 대학생 A씨 자신의 그림. (한겨레21)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뒤따르면서 우울감을 호소하고 불안장애가 한국이 OECD 주요국(15개국) 평균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수준은 평균 21.8%를 상회하는 36.8%OECD 국가중 1, ‘불안수준은 평균 28.0%보다 높은 29.5%로 네 번째로 높은 불안수치를 보였다. 불안수치가 높은 국가로는 멕시코(50.0%), 영국(39.0%), 미국(30.8%) 순으로 조사됐다.

현재 코로나 블루에 대해 정부는 감염 확진자 및 가족(사망시 유가족 포함) 대상, 격리자 및 격리 해제자 대상으로 심리지원 서비스와 상담 및 병원연계 등을 제공해 정부의 코로나19 위기대응 정신건강정책 대상은 감염 확진자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인관계 형성과 유지의 어려움이나 소통 미흡을 해소하는 정신건강의 사회서비스 차원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선제적 예방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정신건강 위기에 포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국소적인 방역에만 치중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우울과 취업의 어려움, 사회관계 단절 등이 겹쳐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층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진단을 전문가들은 내린다. 전덕인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활동성이 큰 20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생활변화의 충격이 가장 크게 온 것이라며 “20~21학번은 입학해서 학교도 제대로 못 가고, 아르바이트나 취업자리는 줄어들고, 외부활동도 못 한 채 가족들과 부딪치는 빈도까지 늘면서 우울증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환경변화와 인간관계 단절 등으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대학생 이모 씨(20)는 지난해 1학년 2학기 재학 중 공황장애 증세가 나타나 휴학했다. 이 씨는 동기인 20학번과 후배인 21학번 학생들에 대해 코로나로 제대로 된 대학생활 경험이 없다 보니 아직도 학점은 만점, 동아리에 대외활동까지 모든 게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등학교 4, 5학년들이라고 비유했다.

대학생 청년 코로나 블루, 정부 대응방안 전무 

20대 청년의 우울증이 위험수준에 다다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주관해 전국 광역시도 거주 성인(1970) 20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에 대한 조사에서 1929살 청년층 25.33%27점 만점으로 측정하는 우울증 선별 도구 검사에서 우울 위험군에 해당하는 10점 이상이 나왔다.

30대는 24.16%, 40대는 18.67%, 50대는 18.67%, 60살 이상은 13.24%였다. 특히 심한 수준으로 판단되는 20점 이상이 나온 비율이 1929살은 4.58%30(2.31%)2배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40대는 3%, 50대는 1.45%, 60살 이상은 3.38%가 심한 수준이었다.

우울감 정도 조사결과에서도 1929살 청년들은 6.36점이 나와, 이 역시 30(6.03), 40(5.41), 50(5.34), 60살 이상(4.48)에 견줘 가장 높았다. 세부 문항을 보면 피로’, ‘흥미와 즐거움 없음’, ‘수면 문제’, ‘희망이 없다고 느낌등이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거나 어떻게든 자해를 하려고 한다에 그렇다고 응답한 20대의 비율도 16.98%에 달했다

임후남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대가 타 연령대비 우울을 느끼는 비율이 높고, 고위험군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분명하다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타 연령대와 유사하지만 불안과 우울은 타 연령대에 비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시급한 방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작 관계부처 등에서 청년층의 코로나 블루에 대한 대응은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불안관련 노인, 장애인 등과 같은 취약계층의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만 청년층의 우울에 대한 지원 방안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한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적 불안감과 고립감이 커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청년층과 저소득층에 대해선 정신과 상담과 치료비 지원 등 구체적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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