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인정비율 교수 1표, 학생 610표 해당…外大 위상추락 해결, 디지털시대 빠른 변화대응 부적절

 

12대 한국외대 총장선거에서 첫 학생참여가 이뤄졌다. 그러나 교수와 학생간 투표인정비율이 교수 1표가 학생 660표에 해당하는 너무 큰 간극으로는 학생참여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추락하는 한국외대 입시성적결과, 캠퍼스 삼원화로 방향성 혼란 등 난제에 대해 의견수렴을 하려면 학생참여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출처 : 한국외대 총장선거 3차 투표결과 발표 유튜브 캡쳐)
12대 한국외대 총장선거에서 첫 학생참여가 이뤄졌다. 그러나 교수와 학생간 투표인정비율이 교수 1표가 학생 660표에 해당하는 너무 큰 간극으로는 학생참여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추락하는 한국외대 입시성적결과, 캠퍼스 삼원화로 방향성 혼란 등 난제에 대해 의견수렴을 하려면 학생참여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출처 : 한국외대 총장선거 3차 투표결과 발표 유튜브 캡쳐)

학생참여 무늬만 의견반영흉내 낸 꼴

[U's Line 유스라인 기획특집팀] 1233차 최종투표 결과 한국외대 12대 총장에 박정운 후보(ELLT학과)가 선출됐다. 이번 총장선거는 지난해 총장후보 선출규정 개정으로 학생과 직원이 각각 5% 비율의 투표권을 가진 첫 선거다.

나름 직접 민주주의 성격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총장선거에 전체 구성원들의 의견이 담겨야 한다는 학생들의 요구가 학생총회를 거쳐 받아들여졌다. 이같은 총장선거 학생참여 요구는 몇 년전부터 대학가의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외대 학생·직원들은 이번 학생 첫 참여 총장선거 3차 최종 투표결과가 발표돼 교수, 직원, 학생 등 각 주체별 선거권 비율에 따른 영향력을 확인한 후 학생 5%, 직원 5% 참여비율로는 3주체 의견반영 취지는 무늬만 의견반영을 흉내만 낸 꼴이라는 것을 실감한 선거였다고 허탈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종투표 결과를 개표해보니, 지지자수와 지지율에서 너무 큰 괴리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종 투표에서 박정운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뒤져 2위에 그친 김유경 후보(미디어커뮤니케이션)는 교수 19841.64%(유효투표인수 428), 직원 1312.91%(225), 학생 61813.93%(7872)가 지지해 총 투표인수 8526명중 651048.47%로부터 차기총장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총장 뽑는 전문적 일에 학생이 뭘 안다고?

반면, 1위를 차지한 박 후보는 교수 23048.36%( ), 직원 942.09%( ), 학생 16911.07%( ) 총 투표인수 8526명중 201551.53% 지지를 받았다. 유효 투표인수 8526명중 2015명에게 지지를 받은 박 후보에 비해 3배가 넘는 6510명에게 지지를 받고도 김 후보는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했다.

이같은 괴리의 주된 요인은 학생 5%, 직원 5%라는 매우 제한적인 투표인정비율에서 비롯된다. 이같은 제한적 학생, 직원 참여비율은 한국외대 뿐만은 아니다. 최근 총장선거에 학생참여를 열어놓은 연세대, 숙명여대 등도 마찬가지다.

12대 한국외대 총장선거에서 박정운 후보(ELLT학과)가 1위를 차지한 후,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있다. 박 후보는 한국외대 재정난 해결을 총장공약 1순위라고 밝혔다.(사진 : 유튜브 캡쳐)
12대 한국외대 총장선거에서 박정운 후보(ELLT학과)가 1위를 차지한 후,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있다. 박 후보는 한국외대 재정난 해결을 총장공약 1순위라고 밝혔다.(사진 : 유튜브 캡쳐)

학생 총장선거 참여를 이끌어낸 연세대 총학생회 출신 관계자는 "총장 뽑는 일은 전문적 일인데 학생들이 뭘 안다고 참여하겠다고 하냐는 교수도 있었다"며 "대통령을 뽑는 국민들은 다들 뭘 알아서 뽑냐"고 반문 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경우에 201919대 총장선거에서 학생참여가 이뤄져 1, 2위 후보가 결정돼 이사회에 올려졌으나 현격한 표차이로 1위를 한 후보를 지끼고 2위 후보를 선택했다. 특히, 2위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최순실 소유 미사리 부지가 높은 가격에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 해당부지 인근을 대형 체육시설부지로 지정한 국정농단 세력, 서승환 전 국토부장관이다.

그래서 대의를 무시하고, 2위 총장후보를 이사회가 선택한 경우에는 중간평가를 조건으로 달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학운영에 실질적 주인공은 누군데

숙명여대에서도 초기에는 총장선거 학생참여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게 학교측 공식 입장이었지만 총장선거 관련 학생총회 정족수 1천명의 3배에 달하는 3천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들면서 학생들의 의지에 교측도 놀랐던 같다고 말하는 당시 숙명여대 황지수 51대 총학생회장은 총장직선제 결의 전체학생총회에 3천여 명이 참여했던 것은 그동안 학생들이 대학운영에서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배제된데 대한 분노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현재 학생 참여비율로는 학교행정이나 학생들의 의견수렴구조를 변화 시킬 수 없다는 것을 연세대, 숙명여대에서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한다.

황 전 총학생회장은 교원임용에서 학사제도 개편까지 총장과 행정본부에서 이뤄지며, 여기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19대 총장선거에서 처음으로 총장 예비후보들의 공약이 공개됐지만, 그 중 학생들을 위한 공약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약속한 후보도 없었다. 왜 우리가 내는 수백만 원의 등록금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학생들이 학교에 원하고, 수정돼야 할 부분을 왜 거론하지 못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한국외대, 김인철 소통부재 再版?

그러나 한국외대 경우 최근 다양한 학내문제, 학교 발전방향성, 대외적인 학교위상 하락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총장선거 학생참여가 이뤄졌다. 그러나 극히 제한적인 참여비율로 1위와 2위간 지지율과 지지자수가 크게 상반되는 결과와 학생들과 소통부재가 학교발전에 말목을 잡은 김인철 총장 때처럼, 학생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김유경 후보가 2위로 밀리면서 한국외대 난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한국외대 이○○ 학생(프랑스학부 4학년)총장선거에 학생들이 참여했다는 의미를 달 수는 있으나 한국외대가 빠르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총체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총장선거에 학생참여비율을 늘리거나, 쉽지는 않겠지만 대표성을 갖는 3주체 동수(同數) 대의구조로 갖춰 보다 빠른 수렴구조를 갖추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인환 미래교육정책연구소 소장은 영국은 1830년대에 인구 30명 중 1, 성인 남자로 기준하면 7명중 1명꼴로 투표권이 돌아갔으나 5차 선거개정에서 21세 이상이면 누구에게나 투표권리를 주는 것으로 1928년에 개정했다면서 “2021년 한국외대에서는 교수와 학생간 투표인정비율이 교수 1표가 학생 610표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 학생과 관련된 일인데 학생참여 5% 비율로는 한국외대에 놓인 산적한 난제에 속도내기 어렵고, 빠른 변화의 4차산업혁명 디지털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보다 대의구조를 확대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고 제기했다. 이제 총장선거가 교수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시대는 흘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총장후보 간담회, 교수가 반대동문, "외대 위상추락, 총장·교수책임"

한국외대 제12대 총장후보선거에 대한 학생 요구안은 학내 구성원과 민주적 소통 뚜렷한 교육비전과 경쟁력 강화 재정 건전성 확보 상대평가 방식 도입 강의확충과 IT 인프라 투자 등 교육 환경 개선 등록금 인하와 장학예산 확충 낙후된 캠퍼스 인프라 개선 미래설계를 위한 진로 및 취창업 지원 확대 학내 민주주의 재건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등 9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총학생회와 학내언론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12대 총장 후보 선거 입후보자 간담회1130일 예정됐으나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장 반대로 무산됐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배○○ 동문(영어교육과 83학번)은 "현재 한국외대에서 학생과 총장후보자가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르고 있는 게 오늘날 한국외대의 교수들의 현실이자 비극"이라면서 "대학의 미래가치인 대입 수험생들에게 한국외대 위상이 이 지경까지 추락하도록 만든 장본인은 총장과 교수들이며,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 내고, 열심히 학교 다닌 죄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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