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주요 16개 대학 정시확대·수도권 대학 선호 첨단학과 급증
서울소재 주요 16개 대학 정시비율 40.5%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현재 고교 2학년생이 치루는 2023학년도 대입에서 서울소재 주요 16개 대학의 수능위주 정시모집 비율이 40% 이상으로 확대되는 반면, 지방권 대학은 수시모집 정원이 늘어나 지방대의 신입생 충원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대입 모집전형에서도 수도권과 지방권 대학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는 이야기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우선,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소재 16개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이 40%를 넘겼다. 서울소재 16개 대학의 정시비율이 40%를 넘기는 첫 해로 기록된다.
16개 대학의 2023학년도 전체 정시모집 인원은 2만1,011명으로 2022년(1만9,296명)보다 1,715명(8.9%)이 증가한 수치다. 정시모집 비율은 37.6%에서 40.5%로 늘어나게 됐다.
전국 평균 20%대인 정시비율이 서울소재 주요 16개 대학으로 국한할 경우 40.5%(2만1011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2022학년도 대비 2.8%포인트(1715명) 늘어나는 수치다.
서울대는 전체 모집인원(3472명)의 40.1%인 1395명을 정시 수능위주 전형으로 선발한다.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366명이다. 16개 대학 중 정시모집 인원을 가장 많이 늘린 대학은 중앙대(490명), 정시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학은 서울시립대(45.9%)다.
또한, 수도권 41개 대학 전체 정시 선발인원은 3만38명에서 3만1,969명으로 1,931명(6.4%) 늘어난다.
대교협 관계자는 “서울소재 대학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이 증가하는 게 2023학년도 입시의 최대 특징”이라며 “수도권의 정시모집 확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각 대학의 입시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방권 대학은 수시모집 인원이 더 늘어난다. 총 18만7,222명으로 2022학년도보다 4.6% 증가한 8,669명을 선발한다. 지방권 전체 선발인원도 2022학년도 21만6,991명에서 2023학년도 21만7,342명으로 351명 늘어난다. 지방권 대학들이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신입생 선발정원은 되레 확대된 상황이다.
서울권 대학 정시확대, 지역인재 유출 가중
어쨌든,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룰 2023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율은 78%로 역대 최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의 수시모집 비율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데, 비수도권 대학의 수시모집이 늘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지방권 대학의 수시비율은 86.1%로 전년도(82.3%)보다 3.8%p 증가했다.
지방권 대학이 수시모집을 늘리는 것은 학생수 감소로 모집난을 겪고 있어 수시모집을 최대한 활용해 학생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세우기 때문이다. 상당수 지방대는 수험생 부담이 크지 않은 학생부 전형 등을 활용한 수시모집을 선호한다.
수도권 대학의 정시모집 확대가 지방권 대학의 학생모집에 더 어려움을 가져오는 것은 지방권 수험생중 수도권으로 올라오려는 학생들은 수시모집 보다 정량적인 선발기준인 정시모집을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정시를 겨냥하는 지방권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인다. 게다가 학령인구는 감소한 데 반해 수도권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합하는 첨단분야 학과들의 모집을 확대해 대학 전체 정원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이경희 U’s Line부설 입시정책연구소 입시분석팀장은 “지방권 소재 대학의 수시확대는 수시 미충원이 올해보다 더 발생하고, 이는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정시 미충원으로 추가모집 인원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지방권 대학의 신입생 모집은 더욱 어려워지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대학이 정시모집을 확대한 배경은 교육부가 지난 2019년 11월 '대입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정시모집 비율이 낮은 서울소재 16개 대학을 대상으로 40%까지 높이라고 권고했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문제가 터지면서 수시모집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2019년 강제성 권고로 서울권 대학 40% 정시비율 확대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로 45% 이상을 뽑아 ‘전형 비율이 불균형하다’고 지적받은 서울소재 16개 대학들은 2022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 비율을 30~40%로 확대했고, 2023년도에는 모두 40% 이상으로 맞추게 됐다.
특히, 교육부는 서울소재 16개 대학에게 정시확대를 권고했음에도 40%이상 정시비율을 끌어올리지 않은 대학은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강제력을 동원했다. 대학들은 대학 특성에 맞게 선발할 수 있는 수시모집을 선호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정시모집을 늘렸다.
한편, 대교협은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 책자를 제작해 고등학교, 시·도교육청 및 관계 기관에 배포한다. 대입정보포털 홈페이지에는 7월에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