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광대 음악과 학생들이 대학측의 일방적인 학과폐지 통보에 수주 째 시위를 하며, 학교측의 폐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U's Line 유스라인 온라인팀] 원불교 종립(宗立)대학인 원광대가 학과폐지를 실시하는데 공청회도 없이 진행했다며 학생들이 분개하고 있다. 더구나 등록금을 납부한 지 닷새만에 학과폐지를 통보해 학교측의 유리한 입장만 고려한 이중적인 행정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요즘 원광대 음악대 학생들은 검은 옷을 입고 학교 건물앞에 매일 모여 시위를 벌인다.. 개학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학생들은 학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이렇게 수주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윤지영 씨(음악과 4학년)는 "절차나 규정도 무시하고 학교측의 또 다른 잘못을 덮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은 것에 대해서 분노하고 이렇게 졸업을 한다고 해도 고졸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최소리 씨(음악과 4학년)도 "한 번도 총장님 얼굴을 비춰준 적도 없었고 저희를 만나주지도 않았고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질 않았다. 맨날 이렇게 아침에 와서 시위해도 한 번도 봐주질 않았다. 등록금 다 받아놓고 그렇게 일방적으로 폐과통보를 하면..."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제대로 된 수업 한번 받지 못한 채 학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이제 막 입학한 신입생들은 당혹스럽기만 한 상태다.

김○○ 씨(음악과 신입생)는 "친구들이랑 사귀면서 놀러도 다니고 강의도 듣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하기도 해야는 데 지금 시위를 해야 되는 이 현실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원광대는 신학기 입학금을 납부한 지 닷새 만에 학과 폐지를 통보했다. 고교시절 내내 레슨을 받으며 음대 진학의 꿈을 키운 게 모두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는 하소연도 뱉는다.

최미르 씨(음악과 1년)는 "힘들게 연습해서 들어왔는데, 음악과 폐과한다니까 너무 허무하기도 하고 또 등록금도 냈는데, 등록금도 다 못 받고 그러니까..." 억울한 심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녀가 시위에 나서는걸 지켜만 볼 수 없어 함께 나선 학부모들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다. 학부모 박지영 씨는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어제도 한시 반에 와서 아침 여섯시 반에 나가고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 옆에서 너무 안타깝고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격분했다.

하지만 원광대 측은 학생들의 면담 요청을 계속 거부해 오고 있다. 폐지를 결정한 기획처는 지난 5년간 학과평가에서 음악과 점수가 하위 10%로 낮아 폐지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한다.

음악과가 타 학과랑 비교했을 때 많이 차이가 나냐는 질문에 원광대 관계자는 "좀 떨어지는 편이다. 재학생 충원율과 신입생 충원율 (비중)을 30% 더 높였다.“

지난해 원광대 음악과의 신입생 충원율은 97.2%. 전체 평균 99.43%와 비교할 때 2.23% 포인트가 났다. 이외 다른 잡음도 불거지고 있다.

일단 대학측은 학과폐지 같은 중대 학칙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학생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생략했다. 특히, 더욱이 폐지 찬반투표 과정에서 투표자 이름을 쓰게 하는 이른바, 기명투표를 진행해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원광대 관계자는 "공청회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의회에서도 보통은 다 기명으로 하고, 인사에 대해선 무기명으로 하는 그런 사례도 있어서..."

A 교수는 "기명투표 할 때 깜짝 놀랐다."
B 교수는 "소속하고 이름하고 사인까지 하게 해놓아서 상당히 불편했는데, 공산당이나 기명 투표를 하는 거 봤지."

여기에 투표 당일, 대학측은 투표권을 가진 일부 교무위원에게 전화까지 돌렸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해당 교수에게 대학측 전화를 받았냐고 질의를 했다.

C교수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뚜렷한 이유나 공정한 절차 없이 학과 폐지를 밀어붙이는 대학이, 과연 진리의 상아탑, 학문의 전당인지 학생들은 오늘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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