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당정청 고위관계자 밀착취재 "청와대가 교육에 비중 두지 않아 터지는 문제"

▲ 청와대가 교육부를 패싱(passing)한다는 이야기가 잦아지고 있다. 본지가 밀착취재한 결과, 청와대가 교육부를 패싱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갖고 있는 현재의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연명 사회수석, 김상조 정책실장,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22일 오전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이 직접 정시확대 발언을 하기 1시30분 전까지 교육부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후문이 들려오면서 청와대와 교육부간 업무조율이 삐걱거리는 단계를 넘어 청와대의 교육부 패싱(passing)으로 나타나는 상황은 교육에 대한 청와대 실장, 수석들의 역할분담과 정책방점의 사각지대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청와대의 교육부 패싱 설(說)은 지난 22일 대통령 국회시정 연설이 처음이 아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9월 4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입제도 재검토 지시’ 당시에도 교육부와 조율이 있었는지가 교육부 출입기자들에게는 관심사항이었으나 최종확인 결과 청와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매듭지어졌다. 그렇다면 청와대의 교육부에 대한 잦은 패싱설은 왜 일어나는지 교육부 및 청와대 관계자들을 본지 편집국 기자들이 밀착취재 했다.

가장 큰 문제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입시제도 등 중장기 정책방향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연명 사회수석이 대통령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하는 등 서로 정책방점과 관점이 다르다라는 지적이 여러 관계자로부터 공통되게 언급됐다. 이 지적은 유은혜 장관이 청와대 정책실장과 사회수석에게 교육부의 정책기조를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와 같다고 설명한다.

만약 이 지적이 사실이라면, 교육 주무부처와 청와대간 교육전반에 정책추진에 거리차가 있다는 우려도 함께 쏟아진다.

다음은 김상조 정책실장과 김연명 사회수석이 교육 전반을 문 정부의 중차대한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있는데서 빚어지는 공백이라는 지적이다. 경제정책 기조와 사회·복지에 심혈을 기울이는 비중이 커 입시교육 등 교육이 보이지 않는다는 언급이다.

또한 청와대에 교육을 전담하는 교육수석이 현 문재인 정부에서는 없어진 것도 큰 공백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여러 관계자들로부터 나왔다. 현재는 사회복지 권위자 김연명 사회수석이 교육 전반까지 관장하고, 그 위로는 공정경제 실현 역할의 김상조 정책실장이 관여하는 체제로 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감각으로 교육전반을 콘트롤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김상조 정책실장은 “교육문제에 관한 대통령의 뜻은 제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지난 4개월간 똑같았다”고 말했다. 대선 교육공약 실현을 위한 적극적 스탠스를 취하기 보다는 방어적 자세가 역력한 것이 드러났다.

당·정·청간 관계자 회의를 갖지만 교육전반을 챙기는 청와대내 실제 담당자 공백이 얼마나 큰 지는 청와대 교육정책추진과 이번 대통령의 정시확대 발언이 얼마나 균형이 맞지 않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2025년도부터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있다. 2022년도부터 시행하려다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 때 연기된 정책이다. 고교학점제는 자신의 진로적성과 선호도에 따라 과목을 수강하는 제도다. 제도성격이 수시전형에 부합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수시전형은 줄이고, 정시전형은 늘리라는 주문이 청와대에서 나온 것이다. 제도간 충돌은 자명하다.

교육부 K모 고위 관계자는 "그간 몇 차례 당·정·청 협의에서 여당이 '공정성을 원하는 여론에 부응하기 위해 정시확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공식화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시정연설 전날인 지난 21일 국감에서도 "수능은 '5지선다'라서 창의적인 교육과 배치된다는 의견이 있다"며 정시확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기까지 했다.

김인환 U’s Line 부설 미래교육정책연구소 소장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여부는 교육에 달렸다. 이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도 교육문제가 불거져 확산된 것이다. 대선 당시 내 건 교육공약을 어떻게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 지를 적극 고민해야 한다”며 "청와대와 교육부간 언로를 연결하고, 교육전반을 전담하는 청와대내 교육수석 복구가 당장 시급하다"고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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