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운학원 설립자 화도 조광운 박사

[U's Line 유스라인 오소혜 기자] “일제강점하 조선무선강습소를 통해 과학과 기술 관련 민족교육의 씨를 뿌린 조광운의 전기 출간된다”

광운대학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전자공학과를 설립하고 대한민국 ICT 기술을 견인해온 광운대의 전신 광운학원의 설립자 화도 조광운 박사의 생탄 120주년을 기념해 『항상 그대와 함께 걷는 길-광운학원 설립자 화도 조광운의 생애와 도전』(역사비평사)이 다음달 출간된다고 지난 4월 29일 밝혔다. 광운학원은 광운학원 설립자 조광운의 인생 여정과 사상 형성을 객관적인 사료에 입각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1899년 인천에서 태어난 조광운은 생에 절반 이상을 일제 강점기에 살았다. 그는 이민족의 노예로 전락한 민족을 구하는 길은 청년 학도들에게 과학 기술과 새로운 문물을 가르치는 길밖에 없다는 신념으로 1934년 조선무선강습소를 설립해 척박한 토양에 민족교육의 씨를 뿌리고 소중히 그 싹을 피워온 인물이다. 해방 후에는 이를 모태로 광운학원을 설립해 새로운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 필요한 인간 교육과 인재 양성에 헌신했다. 1970년대 조광운은 육영사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 수훈, 한양대학에서 명예 법학박사학위 등을 수여받았다. 현재 광운학원 산하에는 광운대, 광운전자공업고, 광운중, 남대문중, 광운초, 광운유치원 등 총 6개의 교육기관이 있다.

광운학원의 역사적 발전은 한국 근대 대학 기원의 제3의 길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일제 강점 아래 식민지 권력이 설립한 관립·공립학교나, 구미 열강의 비호를 받고 있던 기독교 계통 전문학교와는 달리 식민지 권력이나 종교 권력 바깥에서 민족사업가의 사적인 인재 양성기관으로 시작됐다. ‘각종학교’로서의 조선무선강습소는 거의 유일하게 식민지 권력의 엄격한 허가기준인 시설 기자재 구비조건을 충족하고 전시 총동원 체제 아래서도 살아남아 전자공학의 기초가 될 인재를 양성해내게 된다. 이는 조광운이 세워 중국 동북 3성까지 영업망을 확장한 광운상회의 강력한 재정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나아가 마츠시타 고노스케(마츠시타전기산업주식회사, 現 파나소닉)와 같은 막역지우의 아낌없는 협찬 및 첨단 설비기자재 기증으로 관립·공립학교를 웃도는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해방 후 조선무선강습소는 새로운 중등학교 체제로 이어지고 한편으로 단기대학-종합대학으로 발전해 그야말로 한국 근대 대학 기원의 제3의 길을 걸어온 대표적인 교육기관이 되었다.

대표 집필자 이향철 광운대 교수는 “일제강점하 조선무선강습소를 설립한 화도 조광운의 일생에 걸친 도전정신과 교육철학을 재조명했으며 이는 단순한 사학 설립자에 대한 전기가 아니라 한국 교육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나날이 어려워지는 지금의 교육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제 강점기 민족교육의 싹을 틔우고 다시는 남이 넘보지 못하는 국가 건설에 필요한 동량을 키워낸 설립자의 창학 정신을 반추해 새로운 방향과 강력한 추진력을 얻어내는 예지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도 조광운 생탄 120주년 전기 출판기념회는 오는 15일 광운대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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