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자 10명중 7명이 중독 ··· 불안감 느끼는 ‘정보피로증후군’에 시달려

“스마트폰을 가지게 된 이후, 특별히 할 것도 없으면서 하루종일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했어요. 그렇게 한참을 스마트폰에 집중하게 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게 되고, 그 이후 공부에 집중도 되지 않았어요.” 이지은(압구정 고 2)학생은 스마트폰 중독이 걱정이었다.

사실 이지은 학생이 스마트폰을 가지게 된 이유는 부모님도 자신도 그의 의지를 믿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내내 최 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그는 텔레비전 보는 시간이나 친구들과 노는 시간 등을 모두 자신의 의지로 조절하여 시간 관리를 잘하는 학생으로 유명했다. 너무 놀 시간이 없는 그에게 잠깐잠깐 인터넷이라도 편하게 하라며 부모님이 먼저 스마트폰을 선물한 것이 화근이었다.

의지 강하기로 유명한 그도 스마트폰 앞에서 무너진 것이다. 스마트폰을 잡으면 기본이 두시간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간동안 ‘뭘 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간 것이었다. 사실 중독 된 것은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스마트폰이 없어지는 것이 싫어 부모님께는 사실을 숨겼다. 그러는 동안 점점 공부하는 시간과 집중을 유지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의 유학생들의 SNS활동을 보면서 자신의 상황과 비교 하게 되며 우울함도 왔다.

또 불편한 자세로 작은 화면을 보니 눈에도 무리가 오고 허리와 목도 아팠다. 처음에는 자신의 의지로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여 줄여보려고 마음을 먹어도 시간조절이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하고 이미 길들여진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지만, 예전에 쓰던 핸드폰으로 바꾸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제4차 스마트폰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1 하반기를 기준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스마트폰 중독 증세 조사가 큰 관심을 끌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67.4%로 10명중 7명은 스마트폰 중독 증세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어 ‘스마트폰이 없어서(찾지 못해서)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34.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2010년 7월 1차 조사에 비해 30분 가량 늘어난 87분에 이르렀다.

최수한 단국대 모바일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요즘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는 의견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한 가지에 몰두하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연구나 공부 같은 중요한 업무를 잘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직접적인 휴먼 릴레이션쉽(human relationship)이 떨어지면서 친화력과 사회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스마트폰 중독의 대표적인 폐해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중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6명인 3000만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가 온다. 태블릿 PC와 함께 스마트TV까지 성장하면서 그야말로 스마트 세상이 되었다. 스마트 기기는 사람 목소리와 지문을 인식하고 건강, 교육까지 챙겨주는 첨단 제품으로 진화하여 스마트 기기가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스마트 폰이 없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이 시대에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2G 폰으로의 회귀밖에 없는 것일까?

박민정(고려대3)학생은 스마트폰 중독자였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번 핸드폰에 손이 가는 것은 물론 강의 시간에도, 친구를 만나서도 손에서 놓지 못했다. 한번은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갔는데 SNS나 메신저가 올까 봐 불안해서 약속도 취소하고 집에 간적도 있다. 꼭 필요한 정보도 아닌데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새로운 어플을 구경하느라 늦게 자는 일은 보통이었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밤새 새롭게 올라온 SNS나 메신저를 확인했다. 케이스나 부속물도 이주일에 한번 꼴로 바꿨고, 스마트폰 내부 프로그램을 꾸미느라 한나절을 다 소비 하기도 했다. 결국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일상의 모든 순간을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지한다고 스스로 느낀 것은 이미 중독이 심각해진 후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핸드폰을 바꿀 생각이었지만, 이미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이 된 시점에서 그냥 스마트폰을 포기하기에는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중독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던 그는 ‘폰 절제 도우미’ 어플을 찾았다.

‘폰 절제 도우미’는 본인이 설정한 차단 앱 리스트와 타이머를 바탕으로 차단된 해당 앱을 절대로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어 주는 어플이다. 한번 설정하면 정해진 시간까지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어 줘서 재부팅등도 소용없는 강력한 프로그램이다. 강의시간이나 공부할 시간에는 SNS나 메신저 어플을 사용 불가하게 만들고 잘 시간을 설정해 놓아 조금씩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자기만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인터넷이 어디서나 잘되기 때문에 수시로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자기전에 한시간 SNS활동, 하루에 몇 시간 인터넷 서핑’등으로 스스로 규칙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민(경일대 2)학생은 병원에서 정보피로증후군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었다. SNS 중독자였던 그는 자신이 업데이트한 글에 댓글이 달리는 것에 집착하고, 새롭게 올라오는 글을 읽고 댓글이 달리는 것을 확인하느라 다른 일은 손에 잡히지도 않았다. 자신의 글에 댓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우울해지는 기분을 느꼈고, SNS를 통해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당장 알지 못하면 불안함까지 느꼈다. 심각함을 느낀 그는 병원을 찾았고, 정보피로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진단을 받고 최씨는 곧바로 SNS어플을 삭제했다. 삭제한 후 3일 정도는 매우 힘들었다. 자신이 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 중요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은 강박을 느꼈다. 사람들과의 연락도, 시간 활용도 모두 SNS로 했기 때문에 외로워졌다. 하지만 극복하기 위해서 그 시간에 스마트폰을 가지기 전에 시간을 보냈던 방법으로 책도 읽고, 전화나 문자로 친구들과 연락을 하며 일주일을 보냈다.

그는 “일주일이 지나고 SNS 어플을 다시 설치했을 때, 수많은 글이 올라와 있었지만,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될 만한 내용이라는 것을 보고 이제까지 쓸데없는 데에 집착하며 시간을 버렸구나 싶었어요. 그 이후 SNS활동을 지속하되, 하루에 한번정도만 친구들과 안부를 묻고 답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스마트폰으로 정말 필요한 것만 하기 시작했어요. 스마트폰을 정말 스마트한 용도로 시작한거죠.”라고 말했다.

지금은 ‘스마트 시대’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곧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스마트 경제는 물론 다른 연관 산업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빠르게 스마트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지금 ‘스마트폰 중독’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독이 되었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포기하는 일은 정보가 경쟁력인 현재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 이상 스마트폰이 사용자들을 지배해서는 안된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스스로 중독을 진단하여 정말 스마트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최수한 단국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최소한 수업시간이나 중요한 일을 하는 동안에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야한다고 충고했다.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거나 채팅을 하게되면 집중력이 분산되어 강의가 잘 되지 않고, 결국 본인 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도 그 피해가 갈 수 있다. SNS도 중요하지만 직접적인 인간관계를 위해 오프라인으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 잘 전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스마트폰 중독을 컨트롤하는 방법으로는 예를 들어 공부를 하거나 연구를 할 때는 일시적으로 꺼두거나 가족모임이나 친구를 만날 때는 모임에 집중하고 하루 SNS사용시간에 스스로 제약을 두고 정 안되면 제어를 할 수 있는 도우미 앱을 깔아서 사용하는 등의 각자 스스로 규칙을 정해놓고 실천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정보피로증후군은?

1996년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에 의해 처음 제시된 증상이나 최근 SNS가 넘쳐나면서 부각되고 있다. SNS는 물론 인터넷이나 이메일 등 컴퓨터를 통한 정보업무처리량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증상이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와 겹칠 경우 분별능력 마비, 불안감, 자기회의감 증가, 책임전가 등의 형태로 악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자가테스트로 알아보는 나의 스마트폰 중독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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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갈 때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 주머니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패닉 상태에 빠진다.

· 스마트폰 사용자끼리 만났을 때 스마트폰 이야기만 한다.

· 스마트폰이 고장나면 친구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충전한 배터리가 하루 동안 지속되기 힘들다

· 스마트폰 요금을 지불하기 위해 생활비를 줄인다

· 내 스마트폰에 관한 것을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본다

· 하루의 모든 일정이 모두 스마트폰 안에 저장돼 있다

· 스마트폰 앱이 30개 가량 설치 돼 있고, 그것을 모두 사용한다

· 스마트폰 악세서리 구입에 스마트폰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쓴다

* 한 개 항목 해당시 1점 추가

· 0~3점 정상

· 4~7점 초기증상

· 8~10점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 상태 6면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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