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일본, 지방대만 교부금 100억엔 지원…대학존립 심각 판단 강구책 마련

13년뒤 1천명 정원 대학 200곳 폐교 위기 대두 U's Line 특별취재팀l승인2019.03.1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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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인구감소에 따른 신입생 자연감소로 대학의 존립이 심각한 상황에 부딪히자 개혁안을 내놨다. 그래프는 일본 18세 인구와 대학지원자수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출처 : 일본 학교기본조사>

[U's Line 유스라인 특별취재팀] 2014년 12월 30일 일본 군마(群馬)현 다카사키(高崎)시의 창조학원대학 정문은 굳게 닫혔고, 법원의 파산 선고문이 붙었다. 2년제 예술대학과 사회복지대학이 2004년 합병해 4년제 대학이 됐지만, 만성적인 정원 미달에 시달리다 1년 반 전에 파산했다. 한 주민은 "겨우 30만명이 넘는 도시에 대학이 다섯 개나 있었는데 안 망하면 이상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교육당국이 대학구조개혁에 늑장 대처를 해 ‘좀비대학’을 만들었다는 혹평을 하는 상황이다.

또한 학부생만 4만2,000명에 달하는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사립명문 와세다(早稻田)대마저 2032년까지 입학정원 7,000명을 줄일 예정이다. 일본에서 향후 5~10년 내 학생수를 줄일 계획인 대학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젊은 층 인구가 급감하는 데 따른 대학들의 생존대비 차원이다.

소규모 사립대들뿐 아니라 와세다대와 가나가와(神奈川)대 등 대규모 사립대, 오이타(大分)대 등 일부 국립대까지 학생 정원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학의 입학정원은 1990년대부터 급증해 2000년대 이후엔 완만하게 늘어났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59만3,000여명으로 1992년에 비해 12만명이 증가했다. 반면 18세 인구 감소로 현재는 사립대의 40%가 정원미달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신입생 감소에 따른 대학 존립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본질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게 대학가의 반응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설립돼 있는 대학의 입학정원과 신입생수가 현격한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정부재정지원으로 이를 막아 주는 것은 ‘구멍 뚫린 독에 물 붓기’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정부가 내세우고 있다.

2018년 65만명 10여년후 48만명 감소

다만, 국립대의 그룹화 경영, 지방대의 교부금 지원, 인수여력 가능대학에서 흡수를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경제와 맞물려 있는 대학의 존립을 지원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일본 정부는 대학생이 2018년 65만명에서 불과 10여년 후인 2031년에 48만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한다. 앞서서 1992년 205만명 18세 인구가 2018년에 118만명으로 줄었다. 2032년에 98만명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도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다. 입학정원 1000명인 대학 200곳이 입학생 모집을 못 한다는 계산이다. 1992년 523곳이던 4년제 대학수가 오히려 2018년 780곳으로 늘어났다.

입학생 감소는 대학 운영에 큰 타격이다. 학생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대학은 존립이 달린 문제가 됐다. 일본 대학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이미 경영난을 겪으며 통폐합이 시작됐다. 2003년 이후 사립대 14곳이 6곳으로 통합되고, 10곳은 폐교됐다. 몇몇 명문대학을 제외하면 누구나 대학에 들어가는 상황이 됐다. 모든 사람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시대인데도 정원미달 상태가 계속 돼 문을 닫는 대학이 생겨나고 있다.

지방 소규모 사립대학 약 40%는 정원미달 상태에 이른다. 대학의 운영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정원충족률 80% 미만 대학이 15%선인 120곳이나 된다. 입학생이 정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곧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대학이 10곳이나 된다는 예측이다.

대학 별도 학교법인 양도 등 개혁안 내놓아

2017년 일본 문부과학성은 심각한 정원미달 사태를 맞아 사립대 경영문제를 조기에 검토해 폐교 가능성이 높은 대학에 대해 경영컨설팅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문부과학성 자문기구 중앙교육심의회는 2040년을 기점으로 한 대학규모 적정화와 재배치에 대해 고민중이다. 2040년 18세 인구가 88만명, 대학 입학생 51만명으로 감소한다는 기준으로 대책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대학간 재편과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학부·학과 단위 재편·통합 ▲대학 별도 학교법인 양도 ▲국립대학법인 복수 대학 그룹화 경영 ▲국립대학 외국 유학생·사회인 입학생 확대 방안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꺼내들었다. 또한 지방대학에게는 ▲교부금 100억엔 책정 ▲도쿄 소재 대학정원 억제 법안을 제출해 인구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지방대학 구제 방안을 내놓았다.

사립대, 영업특화 등 특성화학과 신설 잇달아

사립대학들도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대학내 견학과 설명회 오픈 캠퍼스 ▲AO입시제도(면접과 지원 이유 등을 중심으로 한 입시형태) 개혁 ▲입학생의 선발방법, 입학후 지도교육 ▲교육연구와 관리운영조직, 재무와 경영방침 전면적 검토 등으로 대학조직을 합리화 시키고, 독특한 특색과 브랜딩 전략을 만들고 있다.

유명 사립대는 지명도가 높은 유능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도시를 선호하는 학생을 받아들이기 위해 교외에 설립한 일부 캠퍼스를 도심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간호·교육·영양 등 실용학부·학과를 인문계에서 전환하거나 문학부를 국제학부로 개편하는 등 특색과 개성의 학부·학과로 대체하고 있다.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ICT·수학·통계·매니지먼트 등에 특화하거나 영업력이 뛰어난 학생을 육성하는 등의 독특한 학과를 신설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 글로벌화, 지원자 감소만큼 중요

대학의 국제경쟁력도 숙제다. 다른 국가의 대학으로 연구자와 학생이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얼마나 많은 유학생을 받느냐가 대학재정과 국제화라는 두 마리 토끼 동시에 잡는 방법이 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14년부터 ‘슈퍼글로벌대학(SGU) 창성지원사업’ 선정 대학에 지원을 한다. 일본 고등교육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 대학’과 ‘글로벌화 대학’을 중점 지원한다. 도쿄대, 교토대 등 13개 대학이 최고대학으로 선정됐다. 글로벌화 리드하는 대학으로는 동경예술대, 메이지대 등 24곳 대학이 선정됐다. 모든 학위 논문의 영문 작성 의무화한 아이즈대학(후쿠시마 현), 최소 1년간 해외유학이 졸업요건인 국제교양대(아키타 현) 등 독특하고 혁신적인 대학도 포함됐다.

최고 대학은 10년간 42억엔, 글로벌화 리드 대학은 17억엔 지원금을 각각 지급한다. 지원금보다 SGU 브랜드가 수험생 유치에 큰 힘이 된다. 글로벌 시대에 슈퍼글로벌대학 구상은 일본 대학을 국제수준을 높이려는 대책이다. 그러나 전뭉가들은 대학간 새로운 서열화, 격차를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집적된 노하우 최대한 살려 특성화 성공" 

긴키대, 슈도대 등 차별화전략으로 재정,입학지원 두마리 토끼 잡아

 

▲ 긴키대학은 일본 특성화에 대표적인 대학이다. 한 예로 '긴키대학교 수산연구소'라는 씨푸드 레스토랑을 도쿄 긴자에 오픈해 대학운영의 재원 마련과 친근한 이미지를 심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 긴자소재 긴키대 수산연구소 스시 레스토랑.

[U's Line 유스라인 특별취재팀] 이사카와 현에 소재하는 가나자와공대는 창의적인 교육개혁으로 지명도가 높아져 입학생이 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술자를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프로젝트 디자인’이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학생들이 팀을 만들어 문제 발견부터 현상과 니즈조사, 해결까지 도모하는 실천적 학습방법이다. 또한 학생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작기계와 부품을 갖춘 실습실을 만들어 자동차와 로봇을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로봇 콘테스트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성과도 냈다. 24시간 운영하는 자습실도 제공한다. 이 대학은 다른 학교보다 교육연구에 훨씬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대학의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현재 170개 기업이 연구 제휴를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가나자와공대가 내놓은 ‘프로젝트 디자인’ 프로그램은 지방대학이 지역의 젊은 인재를 도시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려 저출산 문제가 한창이던 1990년대 미국 MIT 등 해외 40대 대학을 방문해 만들어 낸 교육프로그램 개혁안이다.

긴키(近畿)대학, 일본 특성화 대표대학 

일본 대학가에서는 대학 특성화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긴키(近畿)대학을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2014년 오사카(大阪) 사립 긴키(近畿)대에 일본 대입 수험생 10만5890명이 몰렸다. 그 결과 긴키대는 간사이(関西) 대학 최초로 지원자 수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최근 4년 연속 지원자 수 1위였던 메이지(明治)를 비롯해 와세다·니혼(日本) 등 도쿄(東京)의 대학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

1948년 설립된 긴키대는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교토(京都)나 나고야(名古屋) 등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지방 명문대가 아니다. 입학 성적은 도시샤(同志社)나 리쓰메이칸(立命館) 등 간사이 유명 사립대보다도 아래다. 그러나 건학 이념인 '실학(實學) 교육'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긴키대의 비결은 끊임없는 특성화로 이어지는 혁신을 꼽는다. 이 학교는 개교 때부터 어류 양식 연구에 집중했다. 가두리 양식법(1955년), 참다랑어 양식법(2002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소가 벤처기업을 만들어 ‘긴키 참치’(이 참치를 ‘긴다이마구로’ 긴키대 참치)라는 브랜드로 출원해 판매하고, 대학법인 최초로 오사카·도쿄에 스시(횟집)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레스토랑 이름은 ‘긴키(近畿)대학교 수산연구소’다. 이 스시집은 단순한 대학재정도움 차원이 아니라 일본 전역에 학교이름을 크게 알리는 효과를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긴키대는 이공대라는 ‘남자의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깨기 위해 여성이 선호하는 사회·심리·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새로 개설했다. 여자 화장실은 남자 화장실보다 2배 이상 넓히고, 파우더룸도 만들었다. 캠퍼스에 100% 영어만 쓰는 ‘영어촌’을 만들었고, 2013년에는 일본 최초로 인터넷 원서 접수제도를 실시해 지원료를 3000엔(약 2만7500원) 낮췄다. '서열에 얽매이지 않는 독창적인 대학'이란 이미지를 쌓았다.

또한 '간사이((関西)의 아름다운 캠퍼스 1위'로 소문을 탔고, 현재 긴키대 여학생수는 20년 전보다 2배 늘어나 정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평소 "도쿄대 말고는 대학 가는 의미가 없다"고 독설을 날렸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전 라이브도어 CEO는 이 책을 읽고 "긴키대는 있어도 좋을지도 모른다"고 평했다.

슈도대, ‘인턴십’으로 지원자 몰려

대학입학 연령인 18세 인구가 계속 줄면서 일본에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해마나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슈도대는 지원자가 줄지 않고 있다. 2018학년도 입시에서 1천415명 모집에 1만611명이 응시해 지난 3년간 비슷한 경쟁률을 보였다. 현재와 같은 학령인구 감소상황에서 슈도대처럼 꾸준한 입시경쟁률을 나타내는 대학은 드물다. 지원자를 모이게 하는 매력은 철저한 지역 특성화에 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 설명이다.

혼슈 서쪽 끝에 있는 지방을 중국(中國)지방으로 부른다. 중국은 돗토리·시마네·오카야마·히로시마·야마구치현으로 구성된다. 남쪽으로는 세토 내해를 사이에 두고 시코쿠(四國)섬과 마주한다. 시코쿠는 도쿠시마·가가와·에히메·고치현으로 구성돼 있다. 규슈 섬과 시코쿠 섬은 대교로 연결된다. 슈도대는 중국·사국지역 최고 명문 사립대로 꼽힌다. 히로시마대학이 최고 국립대로 우수 인재 육성에 주도적 역할을 하지만, 슈도대는 지역에 필요한 인재 육성으로 이 지역 최고 명문 사립대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슈도대의 인재 육성 방침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세계적인 지식으로 지역에서 일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슈도대는 지역 인재 육성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中國)지역 기업체 사장을 출신 대학별로 분석하면 사립대 중에선 슈도대가 가장 많다. 일본 전역으로 보면 사립대 가운데에서는 긴키대학 출신 사장이 가장 많지만 중국지역에서는 슈도대 출신이 긴키대보다 앞선다. 슈도대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슈도대가 이처럼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에는 특유의 ‘인턴십’이 자리한다. 슈도대가 지자체·신문사·기업체 등에 인턴십으로 파견하는 학생은 국립 히로시마대보다 더 많다. 전통적으로 인턴십을 통해 기업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역 경제단체와 관계도 좋다. 히로시마대가 세계적 연구자를 배출한다면 슈도대는 지역 인재 육성으로 차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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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다. 일본의 사례를 보고 한국의 대학들도 특성화를 서둘러야 한다. 이대로가면 공멸이다.

2019.03.13 14:08

1개의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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