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진보, 예산 짜는 기재부는 보수?...교육부 7개 사업예산 '0원 처리'로 논란

“보수적 예산편성 정책 발목잡기” 비난...‘공영형 사립대’ 추진대학 ‘청천벽력’ 토로 오소혜 기자l승인2018.09.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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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Line 유스라인 오소혜 기자]교육부가 내년도 사업추진을 위해 예산편성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으나 전액 삭감된 고등교육관련 사업이 3개나 되고, 특히 지난해 대통령 선거당시 공약사업이며, 국정과제도 포함돼 기재부의 예산편성이 ‘나홀로 조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의 전체 예산삭감으로 이른바 ‘0원 예산사업’으로 가장 큰 논란이 된 내용은 대학가에서 대학의 공공성에 큰 관심을 나타냈던 ‘공영형 사립대학’이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교육당국·지자체와 대학법인이 동수(同數)의 이사를 추천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재정도 절반씩 부담해 재정 안정성을 갖춰 공공적 지역사학으로 육성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공약사업이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경기교육감 시절인 2012년 ‘7대 대학 교육 혁신 방안’을 제안하며 첫 번째로 꼽았던 사업이다.

이로 인해, 비리사학 법인과 마찰을 빚어왔던 사립대학들에서는 학교의 발전계획을 ‘공영형 사립대학’에 초점을 맞춰 지방 자치단체와의 운영 의견교환, 지역 관계자 세미나 등 의견수렴도 추진했다. 상지대는 최근 정이사 체제로 전환된 상황에서도 ‘공영형 사립대학’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고, 정대화 총장직무대리는 김문기 전 총장에 대해 교육부에서 임원승인 취소를 내리고, 임시이사 파견 결정이 내려지자 ‘공영형 사립대학’ 도입이 상지대가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피력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조선대의 경우도 비슷하다. 전라도립대학으로 출범했다가 개인 학원운영자에게 넘어간 조선대도 그동안 끊임없는 소요들이 발생했다. 이럴 때마다, 도립대학 전환 주장이 제기돼 왔으나 특별한 동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구호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영형 사립대학’ 모델에 교육부가 방점을 찍자 조선대는 지역 관계자들과 조선대 공영형사립대학 운영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사전 논의까지 활발히 진행됐다.

▲ 교육부 전체예산 삭감 내용

이외에도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부정·비리로 감점돼 예비자율개선대학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강등된 수원대 경우도 교수협의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수원대는 이인수 전 총장과 이사회 이사진이 교육부로부터 임원승인 취소를 받아 사학분쟁조정위원 조정대상이 될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공영형 사립대학 도입에 관한 수원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공영형 사립대학’은 비리로 점철된 사립대들이 미래가치를 찾으려는 대학운영의 새로운 틀로 선택하고 있으나 교육부가 공영형 사립대학에 편성한 812억원 전체 예산을 기재부가 삭감한 것에 대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심정"이라고 이들 대학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공영형 사립대학 제도가 현 대통령 공약사업이고, 국정과제인 줄 알지만 제도의 예비타당성 조사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약이고, 국정과제라고 무조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절차가 진행되면 그때 가서 예산편성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재부는 ‘공영형 사립대학’에 대해 “부실대학이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데 굳이 정부 예산을 들여 살릴 이유가 부족하다”는 입장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부실대학 참여를 배제하기 위해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최하등급인 재정지원제한 등급을 받은 대학은 제외하고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 일부를 중심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는 보완적 발언을 밝혔다.

이어 ‘폐교대학 종합관리’ 예산 1000억 원도 전체 예산이 삭감됐다. 교육부는 대학 폐교에 따른 대책으로 ‘폐교대학 종합관리센터’를 한국사학진흥재단 내에 설립, 운영할 방침이다. 센터의 역할은 교직원 체불임금 정리, 해산법인 청산지원, 폐교교원 연구활동 지원 등으로 잡혀 있다. 또 교육부는 구조조정 등에 필요한 예산과 폐교대학 종합관리 센터설립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법은 국회 계류중에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교육부의 폐교대학 종합관리는 폐교대학 지원에 관한 법적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법 개정후 지원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국립대학 부설 특수학교 설립’에 관한 예산 28억원도 모두 삭감됐다.

이외에도 기재부가 관련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은 교육부 사업은 모두 4개가 더 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국외 견학을 지원하는 신규사업인 ‘취약계층 대상 해외 견학’ 예산 8억원도 모두 삭감됐다. 국정과제인 ‘교육의 희망사다리 복원’을 위해 교육부는 외부 지원없이 국외여행을 경험할 수 없는 청소년 200명을 선발해 미국과 유럽 등에 보낸다는 계획이었다.

이밖에 학생 위기문자 상담망 운영 예산 2억원,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7억5천만원도 2019년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다. 민주주의 강화와 사회 갈등 예방·통합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교육분야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민주시민교육’ 정책이 기획재정부의 예산 전액삭감으로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교육부 업무에 능통한 국회 관계자는 “기재부의 예산편성이 보수적이어서 신규사업의 경우 삭감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국정과제 예산을 줄줄이 0원으로 편성하면,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고등교육은 국가가, 초·중등 교육은 교육청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추진으로 구분하며 표의 사업 중 학생위기 문자 상담망, 취약계층 해외선진지 견학,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사업은 교부금 사업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오소혜 기자  sohye@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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