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 블록체인 강좌에 블록쳤나?…세계 주요대학 ‘블록체인’ 강좌개설 잇따라

국내 대학 단 5곳, 인력양성시스템 구축시급 김하늬 기자l승인2018.07.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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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대내에 설치된 블록체인 기반의 자판기를 학생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사진제공 : 전자신문>

[U's Line 유스라인 김하늬 기자]중국 저장대학(浙江大学)은 올해 하반기에 중국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는 강의과목을 개설한다. 저장대학 컴퓨터학원 양샤오후(杨小虎)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해당과목은 고학년 학과생을 상대로 개설될 예정이며, 강의내용은 암호화폐의 이론, 기술과 응용현황을 가르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양 교수는 “현재 주류인 블록체인 기술 플랫폼은 이더리움(Ethereum)과 하이퍼레저(Hyperledger) 기술구조와 개발기술을 분석하고 기업레벨의 컨소시엄 블록체인 기술 플랫폼을 연구하며 블록체인이 실제에 응용되고 있는 사례와 미래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발전전망을 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양 교수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최근 몇 년 동안 광범위하게 관심을 받게 되면서 해당 학과의 강사진은 이미 3, 4년 전부터 블록체인 관련한 과학연구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들은 여러가지 과학연구를 해왔고 보통은 연구하는 학생들만이 블록체인 기술을 배울 수가 있었는데 관련 학과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저장대학은 여러 학과가 있는 종합대학이나 컴퓨터학과 학생뿐만 아니라, 금융, 경제 등 관련 전공을 배우는 학생들도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장대학의 블록체인 강사진 구성은 주로 저장대학 강사로 구성됐고, 기업과 협력해 경험이 풍부한 기업의 엔지니어를 초청해 블록체인 기술 플랫폼 개발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차이량(蔡亮) 등 저장대학 강사들이 집필한 '블록체인 기술 업그레이드와 실전' 책이 올해 출판되면 강의교재로 사용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고 강의명을 정했는지에 대해, 양 교수는 “블록체인을 이야기하려면 암호화폐를 빼놓을 수 없다. 과목의 배치에서 처음에 비트코인을 사례로, 기타 토큰은 강의를 하지 않고, 주로 기술을 두고 강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시난재경대학 경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 디지털 화폐' 과정에서는 블록체인 원리와 발전 이력을 중심으로 향후 전망 등을 배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표성을 가진 암호화폐 사례를 들어 블록체인 기술을 배울 수 있다.

한편, 미국 유수 대학들도 암호화폐 관련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스탠퍼드 비즈니스 대학원은 지난 5월부터 암호화폐 수업을 개설했다. 대학원은 재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심화된 강의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강의를 개설했다. 스탠퍼드 대학은 2015년 9월 블록체인 관련 '암호화폐:디지털 화폐와 친구들' 과정을 운영중이다.

스탠퍼드 대학 관계자는 "MBA과정 학생들이 진행중이던 협력 캠페인을 더욱 확장해 암호화폐 수업을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타마르 오르(Itamar Orr) 스탠퍼드 대학원 재학생은 "졸업후 블록체인 분야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강의로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그래픽 자료출처 : 뉴스핌>

펜실베니아 와튼 대학 역시 올해 가을학기부터 암호화폐 강의를 개설할 전망이다. 케빈 워바흐(Kevin Werbach) 와튼 대학 교수는 "암호화폐 산업을 가르쳐야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가까운 미래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우리 실생활에 파고들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5년 내 거의 모든 대학이 관련 수업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지타운 대학도 블록체인 강의를 개설한다. 존 제이콥스(John Jacobs) 조지타운 대학 이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정확하게 이해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최고 수준의 수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금융의 중심지 뉴욕·시카고 내 여러 대학들도 암호화폐 강의개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는 지난해 가장 인기 있는 과정으로 이미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기술' 과정이 꼽혔다.

영국의 런던정치경제대학도 암호화폐 투자 네트워크 과정을 개설해 8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는 앙카라대학 등 5개 대학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과정 개설 계획을 밝혔다. ​싱가포르국립대학도 블록체인 커리큘럼 개설 계획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등 네 가지 분야의 학술적 역량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약 30개 가까운 대학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의 뒤떨어진 블록체인 기술 시스템은 인재난에 시달리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로 주목을 받으면서 기업, 금융기관 할 것 없이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의 전문인력 풀은 좁은데다가 필요 인력양성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 있다. 신(新)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재영입을 추진하는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 대학의 블록체인 강의가 개설된 곳은 대략 5곳에 불과한 상황이다. 고려대·서강대·동국대 등이다. 가장 먼저 강의를 개설한 곳은 서강대다. 지난해 8월 지능형 블록체인연구센터를 설립한 뒤 올해 1학기부터 정보통신대학원에 블록체인 전공을 개설하고 신입생을 받았다. 블록체인의 동작원리와 주요 기술 등을 다루는 '블록체인 시스템 트랙'과 금융이론과 함께 가상통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 특화된 '핀테크 트랙' 두 갈래로 구성됐다.

블록체인 기술력 확보, 실무형 블록체인 전문인력 양성, 산업체 및 창원 지원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학내 스타트업 '엠블록'도 성과다. 서강대 산학협력단이 넥스지와 공동 설립한 엠블록은 사물인터넷(IoT) 단말에 탑재 가능한 임베디드 블록체인 기술과 모듈을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드론 업체, IoT 업체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연구센터를 설립한 동국대도 지난 5월부터 블록체인 전공을 신설했다. 동국대는 특히 블록체인의 기본에 집중했다. 블록체인 기술 및 비트코인 보안 전문기술 개발의 기반구축, 블록체인 암호화와 현행 법규의 컴플라이언스 및 법제화 연구 등을 통해 특정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응용할 수 있는 전문가를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은 오는 하반기부터 블록체인 전공을 마련하고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미 정보보호대학원 내 암호화폐 연구센터를 만들고 학교 차원에서도 블록체인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블록체인 연구와 인재양성에 관심을 나타냈다.

포항공대는 2018년도 1학기부터 산업경영공학과 전공선택 과목으로 '블록체인 개론' 강의를 열었다. 한성호 교수가 과목을 담당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 학계 간 경계를 없애기 위해 연세대와 지난 3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교는 '블록체인 캠퍼스'를 공동으로 세울 계획이다. 산학협력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포항공대 블록체인연구센터에서 BNK금융그룹과도 손을 잡았다. 또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자판기를 시범운영 중이다.

이처럼 대학들이 나서 블록체인 전공과정을 만들었지만 양성된 인력이 실제 산업에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후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블록체인 관련 과정을 개설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국의 출발은 많이 늦었다. 실제로 미국 뉴욕대의 데이비드 예르막 교수는 2014년부터 블록체인 기술분야에서 학점 이수과정을 개설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도 2014년에 모든 재학생들에게 10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해 사용하도록 하는 '가상통화 실험'을 진행했다. 캠퍼스 가상통화 생태계를 만들고 연구하기 위해서다. 일찌감치 가상통화 시대가 올 것을 예견한 MIT는 이듬해 바로 미디어랩 산하에 디지털커런시이니셔티브(DCI)를 설립, 블록체인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정부는 다른 4차산업혁명 분야와 달리 가상통화(암호화폐) 투기논란 등과 맞물린 블록체인 분야에서의 인재양성에는 미온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록체인 인력은 최근 관련 전공 과정을 개설한 몇몇 대학에만 의존하고 있다. 정부와 대학들의 관심과 인력양성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해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함은 물론 블록체인 관련 법안을 제정하거나 이미 통과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이와 관련한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과열이나 사기·해킹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월 김영한 서울시 의원은 가상화폐와 관련한 자치법적 근거를 마련해 각종 사회적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가상화폐 거래 활성화와 안전성 증진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박수용 서강대 교수는 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블록체인은 신뢰를 보장하는 기술로서 금융 분야를 넘어 각종 상품·서비스의 거래, 온라인 투표 등 정치 사회제도 부문으로 응용될 가능성이 높고 운박 및 유통 고신뢰 서비스 기술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 기술의 응용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새로운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 구현을 위한 블록체인 특구 지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동국대 교수도 “블록체인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활성화와 더불어 관련 산업육성을 위한 기반조성도 함께 실현해야 한다”며 “더욱 더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부에 블록체인 전담부서(가칭 블록체인팀)를 신설하고 정부 산하에 블록체인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하태형 법무법인 율촌 연구소장은 “한국 블로체인 암호화폐 탈한국러시로 블록체인 암호화폐 생태계 붕괴와 벤처기업 자금조달의 어려움 증대로 창업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크립토밸리 조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분야는 인력 풀은 좁은데 수요는 증가하고 있고 양성 시스템은 채 갖춰지지 못한 4차 산업혁명 분야 인재난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개발자 전문 구인구직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톱탈에 따르면 블록체인 인력 수요는 지난해 1월 대비 700% 이상 상승했다. 국내에서는 가상통화를 발행하며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사용할 자금을 조달하는 가상통화공개(ICO)가 금지된 상황이라 인력 유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컴퓨터학과 교수)은 "ICO를 허용한 스위스의 경우 현지에서 기술 연구를 수행해야 하고 특허 또한 스위스에서 등록해야 한다는 제한 조건을 달고 있다"라며 "ICO 허용 하나로 세계 각국의 블록체인 인력이 스위스로 몰려들며 기존 개발자보다도 연봉이 높은 고급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학생 대상뿐만 아니라 기존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분야로 뛰어들 수 있는 중견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 소장은 "이미 2014~2015년부터 블록체인 관련 연구소를 만들고 인재를 키워낸 미국의 메사추세츠공대(MIT), 스탠포드대 등에 비해 늦은 상황"이라며 "블록체인 특구를 만들어 해외의 인재를 끌어 모으는 한편, 국내에서도 자체적으로 인재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마련하는 '투 트랙'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ani@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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