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대를 입학 61년만에 졸업한 김영택씨. 김씨는 1957년에 입학했다가 경제적 어려움과 여러 이유로 복학을 하지 못하다가 2014년에 재입학을 했다. <사진제공:동아대>

대학에 입학한 지 61년 만에 졸업식 학사모를 쓴 83세 만학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1일 부산 동아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영택(83) 씨다.

22일 동아대에 따르면 김씨는 1957년 서울상고를 졸업하고 동아대에 입학했다. 김씨는 2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가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내지 못해 '미등록 제적'을 당했다.

미리 준비해둔 등록금이 있었지만 절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갑자기 수술하게 되면서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돌려받지 못했다.

김씨는 당시 이런 상황을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김씨는 이후 일반 기업에 취입해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하고 삶에 다소 여유가 생기자 끝내지 못한 학업을 떠올렸다.

김씨는 80세가 되던 2014년 학업을 마쳐야겠다고 결심하고 동아대 경제학과에 재입학했다. 고령에 다시 대학생이 된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김씨는 배우지 못한 것에 한을 풀기 위해 손자뻘 동기들과 함께 학교에 다녔다.

많은 나이 차이에도 항상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같이 공부하며 동기들과 '우정'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과 행사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찍기 봉사도 자처했다.

대학 측은 김씨의 근면·성실함과 학업 태도를 높이 평가해 지난 21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사회과학대학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했다.

김씨는 "그간 해왔던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이라며 "서울에 있는 자식들에게 소식을 알렸더니 본인 일처럼 좋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연합>

저작권자 © Usline(유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