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청와대 수석 A씨 증언 보도

▲ 사진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

[U's Line 박병수 기자]2일 경북대는 김상동 신임 총장 취임식을 반대하는 구성원간 마찰로 시끌벅적했다. 마찰 이유는 총장후보 1위로 선출된 김사열 교수를 뒤로하고, 2위를 한 김상동 교수를 교육부가 경북대 총장으로 임명한다고 통보해 와 교수회 교수들을 비롯한 구성원들은 몸싸움을 벌이며 취임식장을 막아섰던 것이다.

이날 취임식의 실제 주인공이 됐어야 할 김사열 교수는 “교육부 관계자들의 전언으로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상검증을 통해 임명을 유보하거나 2위 후보를 임명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외에도 ‘교육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2일 교육계 블랙리스트 주장을 펼친 김사열 교수의 주장은 3일이 되서는 주장이 아니라 실제상황으로 이어졌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을 지낸 A씨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부에 비판적인 교수들이 국·공립대 총장에 임명되지 못하도록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증언을 했다. 특히 범법 여부보다는 주로 사상이나 성향을 문제 삼아 후보자의 결격을 기준으로 했다고 폭로했다.

수석을 지낸 A씨를 인터뷰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교육부에서 총장 후보로 2명이 올라오면 비서실장 주재로 정책조정·정무·민정·교육문화·인사 수석 등이 회의를 열어 우선순위를 결정한 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수석들이 대학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주로 민정수석이 후보자의 성향과 활동 내용에 대한 검증 사항을 얘기하면 그걸 보고 판단했다”며 “인사를 검증하는 민정수석이 결격을 강하게 주장하면 (다른 수석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A씨가 수석으로 재임했던 당시의 민정수석은 우병우씨다.

A씨는 수석회의에서 대학이 선출한 1, 2순위 후보가 뒤바뀌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A씨는 경북대 총장 임명 논란과 관련해서도 “그날 다른 일로 수석회의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회의 내용에 경북대 총장 임명 건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결국 청와대가 국·공립대 총장을 임명하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활동을 해 왔던 교수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왔다는 주장이 A씨의 증언으로 사실로 확인됐다.

최근 전국국공립교수연합회(국교련)는 “현 정부 들어 벌어진 국·공립대학 장기간 무임명 총장공석 사태는 파렴치한 교육농단 사건으로 특검에 수사요청을 한다”고 밝혔었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의 경우에는 임명을 위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상대로 로비를 펼친 의혹으로 구성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청와대의 무분별한 사상검증은 이렇듯 대학을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뜨렸다.

공주대·방송통신대·전주교대·광주교대에서는 교육부가 총장 임용 제청을 하지 않아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34개월까지 총장 공석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또 서울대·경북대·충남대·한국해양대·경상대·순천대에서는 2순위 후보자가 1순위를 제치고 총장으로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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