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청문회 네 번째 차례에 이화여대 교수들이 증인으로 나왔다. 前 총장을 비롯해 학장, 처장 등 대학본부의 최고 책임자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같이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에게서 “얼굴에 철판 깔고 나왔느냐”는 말을 들을 만큼 모르쇠로 일관했다. 교수들이 부인한 내용은 교육부가 특별감사를 벌여 이미 사실로 확인한 것들이다.

최 전 총장이 최순실을 두 번 만났다고 증언한 게 청문회의 성과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가을 최씨가 학교를 방문해 만났고, 올봄에는 정유라도 같이 만났다”고 말했다. 그 이전에는 알지도 못했고 특혜를 준 사실도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뒷문으로 부정입학한 정유라만 있을 뿐, 뒷문을 몰래 열어 준 사람은 없었다.

대학의 기능은 교육과 연구에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대학은 교육도, 연구도 아닌 ‘외형’에 집착해 왔다. 건물을 짓고 정원을 늘리고 덩치를 키워 대학 순위를 높이는 일, 그래서 학생과 등록금을 더 많이 확보하는 데 몰두했다. 이런 추세가 교육의 양극화를 제어하려는 등록금 규제에 부닥치자 정부 지원금에 매달렸다. 지원금을 좌우하는 권력에 얽매이길 자처한 행태가 결국 정유라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어찌 보면 정유라 부정입학과 학사관리 허점 사태는 이화여대에서 일어나기는 했지만 사태 발생의 잠재성은 한국의 모든 대학에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한국 대학의 면역력으로 본다면 말이다. 이화여대 사태는 단순히 정유라 부정입학 상황으로 본다면 한국 대학에게 부여된 면역력 개선과 약골의 정신력 개선이라는 중병을 치유할 수 없다. 본질적인 대학구조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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