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부터 2년여 간 조직적 특혜…외부 압력 함구, 檢 수사 과제로

▲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의혹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정작 ‘정씨 합격’ 지시를 누가 했는지는 진술이 엇갈려 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U's Line 이경희 기자]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의혹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정작 특혜를 지시한 인물은 밝히지 않은 채 특혜가 있었다는 존재만 밝혀 반쪽 감사가 되고 말았다.

이날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발표에서 이화여대 일부 교수와 학교행정은 정유라 씨의 입학출결 시험성적 등에 조직적인 특혜를 제공하고, 온갖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 18일 이화여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그러나 정작 ‘정씨 합격’ 지시를 누가 했는지는 진술이 엇갈려 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했다. 최 전 총장을 3시간40분 동안 대면 조사한 김태현 교육부 감사총괄담당관은 “‘총장이 정유라를 뽑으라고 했다’는 남궁 처장의 말을 직접 들었다는 입학처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지만 최 전 총장과 남궁 처장 모두 부인했다”고 말했다.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은 “최 전 총장이 ‘부당하게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총장이 입학과 학사관리의 정점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술만으로 혐의가 없다고 보기 어려워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육부는 정 씨에 대한 특혜 대가로 김경숙 신산업융합대학장과 이인성 교수가 연구비를 부당하게 수주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으나 비리를 확인하지 못했다. 회의비 부당 사용, 외유성 국외 출장 등 연구비 부당집행 사실만 밝혀냈다.

정씨 입학부터 2년 가까이 지속된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한 특혜의 배경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 교육부는 감사를 토대로 이화여대 교직원 18명을 징계, 고발, 수사 의뢰할 예정인데, 모두 외부 압력 여부는 함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윗선’ 개입 의혹은 확인하지 않았고, 최씨 모녀에 의한 입시부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외부의 부당한 지시나 압력이 있었는지, 지시의 배경이 누구였는지는 최씨 모녀와 최 전 총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이달 15일 16일간 15명의 감사관을 이화여대에 파견, 관계자 118명을 대면 조사하는 등 감사를 벌였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여전히 이화여대가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를 ‘싹쓸이’한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지원 사업은 평가 점수가 더 높은 순위였던 대학을 밀어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은 “교육부 행정감사 조사엔 한계가 있다. 풀리지 않은 의혹은 수사권을 가진 검찰 등에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화여대의 조직적 입시부정이 확인됨에 따라 이미 선정된 재정지원사업의 지원금을 감액하고 대학구조개혁평가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이진석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은 “올해 이화여대 지원금은 185억2000만원인데 감사 결과에 따라 최대 30%까지 삭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화여대 측은 “관련자 징계와 정씨의 입학 취소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화여대가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아예 조사하지 않았다. 이 부총리는 “재정지원사업 대상 대학을 선정하는 과정엔 2000여 명이 참여한다. 비리가 있었다면 제보가 나오지 않았을 리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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