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마저 예비창업 조직화”…자금·지원책 창업의 天國
 


세계 최고 R&D비용 GDP 4.25%, 산자노동부 수석과학관실 직접 관장

이스라엘 정부의 대학창업지원

창업국가로 잘 알려진 이스라엘은 인구가 800 만 명에 불과하다. 기술창업과 관련되는 창업벤처 생태계 사람들 모두 합쳐도 수십만 명이다. 군대, 학교, 출신지, 가족 등 인연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일정 수준 이상만 되면 누가 누군지 어디서 뭘 했는지 다 알기 마련이다. 그만큼 각자 자신의 평판과 신용을 관리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고, 각자 주어진 역할에 대해 전문성을 키워가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이스라엘 사례로 벤처창업 생태계 안의 대학의 역할과 본연의 임무를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이스라엘 대학개요를 보는데 독일식 대학모델에서 시작해서 IDC 헤르쩰리아 대학출현까지의 역동적인 진화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 정부의 대학창업지원은 1) 기술창업 역량을 키우는 R&D 자금지원에 이어, 2) 연구결과가 실제 기술창업으로 상업화되도록 촉진하는 다양한 정책과 지원제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스라엘 경우, 정부의 대학창업교육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창업노하우에 대한 교육은 이스라엘 창업벤처 생태계 안에서 엑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벤처 캐피털 같은 다양한 구성원들이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텔아비브 대학과 IDC 헤르쩰리아 대학은 창업의지가 강한 학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매년 3-40명 대상으로 특화된 실전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특히 졸업생들과의 네트워크를 독특한 장점으로 십분 활용한다. 기업가정신 교육은 이미 초등학교부터 조기 교육되며, 십년 이상 꾸준히 접하게 되는 창업대박 성공스토리가 주는 학습효과가 크다.

이스라엘의 대학

이스라엘에는 세계 일류 수준의 대학들이 있다. 인구대비 과학자와 공학자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특허비율과 과학 논문비율도 세계 정상이라는 점을 통해 알 수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국가가 생기기 전에 이미 히브리 대학(1918년 설립, 학생 수 23,000) 과 테크니온 대학(1912년 설립, 학생 수 13,000)이 설립됐는데 독일 대학을 모델로 삼았다. 독립 후에는 인구증가에 따라 석박사과정과 연구를 위주로 하는 와이즈만 연구소(1949년 설립, 학생수 1,000), 바일란 대학교(1955년 설립, 학생 수 32,000), 텔아비브 대학교1956년 설립, 학생 수 29,000), 하이파 대학교(1963년 설립, 학생 수 13,000), 벤구리온 대학교(1969년 설립, 학생 수 19,000) 등이 설립됐다. 영국을 벤치마킹해 개방대학이 1974년에 설립됐으며, 모두 국공립 대학이다. 개방대학을 제외한 대학과 전문대학 대학생수가 약 20만 명에 이른다.

1994년 최초로 군장성 출신이자 교육철학자인 우리엘 라이흐만 교수가 IDC Herzliya 라는 최초의 사립대를 텔아비브 북부 도시 헤르쩰리아에 설립했다. 자유와 책임(Liberty and Responsibility)을 교훈으로, IDC 라는 학교명이 Interdisciplinary라는 단어에서 온 만큼 이 대학은 미래지향적이고 학문의 자유와 통섭, 구성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이스라엘 창업국가라는 이미지에 가장 잘 맞는 대학으로 혁신과 모험정신이 살아있다. 6,000여명 학생 중 삼분의 일이 이스라엘 군 장교나 엘리트 군 출신이며, 이스라엘의 66개 고등고육기관(9개 대학교와 전문대학) 중에서 학생 교육만족도 1위를 자랑한다. 유일하게 정부 보조금을 전혀 받지 않고 학비와 후원금, 그리고 18개 연구센터 수익금으로 운영된다.

이스라엘 대학 벤처사업과 창업에 대한 정부지원

대학의 주요기능중 하나인 R&D 연구개발은 특히 과학과 기술인 경우 그 자체가 이미 실패가능성이 큰 벤처이다. 연구개발은 실패 위험성이 크나 사회경제발전에 꼭 필요하므로 시장실패에 공공부문이 개입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기 마련이다. 이스라엘 경우 교육초기단계부터 인문사회계열 과정에서도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matics) 교육을 강조하고 영재를 발굴하는 교육시스템이 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남녀 의무적으로 군대에 입대해 군복무기간에도 엘리트 군대를 중심으로 STEM 역량이 증폭되는 시스템이 가동된다. 군과 대학을 거치며 훈련되고, 이미 그런 과정을 거친 대학 연구진에 합류하게 되니 이스라엘 대학의 연구개발 역량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 정부는 2013년을 기준으로 28개 부(Ministry)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 13개 부에 수석과학관실(Office of Chief Scientist)이 설치돼 있다. 각 부처마다 고유 업무에 관련된 R&D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 대학간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진다. 구체적인 창업에 관련되는 업무는 산자노동부 수석과학관실에서 관장하지만 기술창업의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에는 정부 각 부서가 진행하는 R&D 프로그램이 있다.

이스라엘의 거의 모든 대학들은 ‘대학기술지주회사’(TTO: Technology Transfer Office)를 통해 R&D 결과물인 지식재산권 특허 관리, 라이센싱, 벤처창업, 글로벌 마케팅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몇 가지 주요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히브리 대학은 기술지주회사 이슘(Yissum)을 통해 개발한 기술과 특허를 연간 약 20억 달러에 이르는 기술이전 수입을 올리고 있다. 수익의 40%는 기술 개발자, 20%는 교수의 연구실 스텝 및 학생, 나머지 40%는 이슘에 적립된다. 바이오테크, 자재, 농업 및 클린테크, 컴퓨터 과학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테크니온 공과대학은 이스라엘 국방부 및 군수산업체와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첨단 군사기술을 개발하고 나아가 상용화하는데 독보적이다. 테크니온 공대에 입학하는 것이 마치 이스라엘 군에 자원입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정도이다. 엘빗 시스템스(Elbit Systems), 라파엘(Rafael) 등 많은 군수개발 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테크니온 졸업생들은 라파엘이나 엘빗처럼 이스라엘에서 가장 크고 성공적인 방산업체들에 많이 취업한다. 테크니온 대학이 엘빗이나 라파엘 등과 함께 공동연구 개발한 다양한 군수기술들이 민간용으로 응용될 때 나스닥까지 갈 수 있는 벤처기업의 바탕이 된다. 탈피옷, 8200 부대, 아투다 등 병역 복무 프로그램에서 양성되는 엘리트들이 방위산업체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대학과 공동 개발연구를 수행하고, 군 제대후에 다시 방위산업체에 취업해 대학과 다시 연구 개발업무를 수행하는 순환구조를 지니고 있다.

테크니온 대학의 경우가 특히 두드러지지만 다른 대학들과도 유사한 협력관계가 이뤄지고 있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수학과 컴퓨터 과학, 물리, 화학, 생화학, 생물, 5개의 분야 17개 학과에서 기초과학과 학제간 연구에 걸쳐 250여 명 공동연구단이 연구개발을 한다. 교수 겸 과학자가 1,000여 명, 박사후 과정 연구원 220명, 행정기술직원이 400명 등 총 2,700여 명이 기초과학을 토대로 하는 연구개발하며, 특허와 라이센싱은 기술지주회사(Yeda Research and development Ltd.)를 통해서 상업화된다. 1,400 여개 특허와 42개 스타트업이 설립됐다. 수익의 60%는 연구소, 40%는 개발 교수 지분으로 분배된다. 텔아비브 대학은 라못(Ramot) 기술지주회사를 1973년 설립하고 2001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2년 초까지 1,199 특허, 198 라이센싱, 65 개 스타트업(Spin Off)을 이뤄냈으며 매년 25개 정도의 새로운 사업계약을 추진한다. 수익은 40%, 20%, 40%로 연구자, 스텝, 라못에 각각 배분된다.

이스라엘 대학의 연구성과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되는 스타트업 경우 나스닥까지 바라볼 수 있는 우수한 기업인 경우가 많다. 이런 성과가 생기기 위해 투여되는 R&D 비용은 OECD 국가 평균이 GDP 2.25% 인데 비해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인 GDP 4.25% 라는 수치가 잘 대변해 준다. 특히 대학연구소의 응용연구 및 실용화를 위한 정책자금은 산자노동부 수석과학관실(OCS)에서 관장한다. 다양한 R&D 연구기금과 국제협력 연구기금, 산학협력 지원 연구기금이 있다. 연구결과의 상용화를 위한 Magneton 프로그램은 2년간 상용화 프로젝트 연구비의 66%를 80만 달러까지 무상지원한다. Noffar 프로그램은 1년간 상용화 프로젝트 연구비 90%를 10만 달러까지 무상지원하며, Kamin 프로그램은 상용화 프로젝트 연구비 85%를 2년간 20만 달러까지 무상지원한다.

대학과 대학연구소의 R&D성과는 라이센싱, 스타트업, 스핀업 등의 형태로 수준높은 기술창업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필요에 따라 산자노동부 수석과학관실(OCS)에서 주관하는 트누파 기술창업 초기단계 지원 프로그램, 창업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헤젝 투자정부 매칭펀드 프로그램에 연결돼 지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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