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 졸업생들의 절반이 대학 등록금을 갚느라 졸업 후에도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이른바 캥거루족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전국대학생연합(NUS)이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가 평균 9000파운드(약 13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 빚을 갚느라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대학 졸업생들은 대부분 빚을 진 채 사회에 진출한다. NUS는 보고서에서 대학 졸업생 10명 중 7명이 등록금으로 인한 빚이 걱정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10명 중 6명은 평균 2600파운드(약 375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으며 46%는 졸업 후 빚이 더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학 교육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졸업생들도 상당수다. 졸업생 중 절반은 학위가 등록금 값어치를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대학에 진학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졸업 후 등록금 빚을 갚아야 하지만 취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도 문제다. NUS에 따르면 졸업생의 52%만이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미취업자는 8%에 이른다.
고용의 질도 좋지 않다. 취업자 중 정규직은 60%에 불과하고, 25%는 계약직, 6%는 '호출형 근로계약'(zero-hours contracts)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주가 호출할 경우 최저 근무시간에 관계 없이 일하는 형태로 '악덕 고용'이라는 비난이 제기돼왔다.
소라나 비에루 NUS 부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대학 졸업자 중 실업자가 얼마나 많은지, 취업을 했더라도 박봉과 불안정한 근로계약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중 대부분은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에 빚을 지고 있으며, 고리대금 업체에서 돈을 빌린 젊은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News1>